李 정부 문화예술계 '화이트리스트' 논란 재점화강헌·장동직 이어 또 '친명 인사' 중용 의혹 서승만 임명설에 공연계 '코드 인사' 성토전통·현대 공연 아우르는 정동극장 정체성 훼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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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정동극장의 차기 수장으로 개그맨 서승만(62) 씨가 내정된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일고 있다. 서 씨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일 때부터 공개 지지하는 행보를 보여 이른바 '친명 개그맨'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
- ▲ 지난해 5월 24일 오후 개그맨 서승만이 경기 안양시 평촌중앙공원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유세 현장에서 율동을 하고 있다. ⓒ경기 안양=정상윤 기자
서씨의 내정설을 두고 공연계 안팎에서 '전문성 결여'와 '코드 인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파장이 커질 조짐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임명이 강행될 경우 전문성 논란과 함께 공연계의 조직적인 반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8일 공연계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르면 10일경 서 씨를 국립정동극장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할 예정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문화예술계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인사가 과거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대비되는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보은 인사)' 형태로 흐르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서 씨의 전문성이다. 1989년 MBC 개그콘테스트로 데뷔한 그는 오랜 기간 방송인으로 활동해 왔다. 과거 어린이·가족 뮤지컬 제작 경력이 일부 있으나, 국립정동극장이 지닌 상징성과 제작 환경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립정동극장은 한국 최초의 근대식 극장인 원각사의 복원이라는 의미를 지닌 '전통예술의 보고'다. 현재는 전통공연뿐만 아니라 연극, 뮤지컬, 무용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공연 생태계 활성화를 주도하는 '2차 제작 극장'으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정동극장은 규모는 작지만 국내외 관객에게 수준 높은 공연 콘텐츠를 선보이는 매우 섬세한 기획력이 필요한 곳"이라며 "공연 제작 경험이 일부 있다 하더라도 정치적 행보가 더 두드러졌던 인물이 수장으로 오는 것은 극장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번 내정설이 더욱 파장을 일으키는 이유는 이재명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던 인사들이 줄줄이 문화예술계 요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 각각 경기문화재단 대표와 경기아트센터 이사장을 역임했던 강헌 대중음악 평론가와 임진택 연극 연출가·판소리 명창을 현 정부 출범 이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과 원장으로 임명됐다. 최근 국립정동극장 이사장으로 임명된 모델 출신 배우 장동직 역시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지지 성명과 찬조 연설에 나섰던 인물이다.
서 씨 또한 대표적인 '친명(親明)' 인사로 분류된다. 유튜브를 통해 이 대통령을 적극 지지해 온 그는 2022년 민주당에 입당했으며, 지난 4·10 총선에서는 민주당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후보 24번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바 있다.
현장 예술인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전문성보다는 '충성도'를 기준으로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앞서 배우 이원종 씨가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후보에 올랐다가 낙마하는 등 정치적 행보가 뚜렷한 인물들을 공공기관장 자리에 앉히려는 시도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본지는 8일 오후 문체부 대변인에게 '서씨가 오는 10일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로 임명되는 게 사실이냐'는 질문을 수차례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