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식사비 대납 의혹 연루 김슬지, 정청래 특보鄭, 金에 "유능한 정치인 … 이원택과 친해"전북지사 경선 강행 … 10일 오후 발표 앞둬친명 "공정성 잃었다" … 안호영 "즉각 중단을"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김슬지 전북도의원. ⓒ정청래 TV 유튜브 캡처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김슬지 전북도의원. ⓒ정청래 TV 유튜브 캡처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경선을 앞두고 불거진 이원택 예비후보의 식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식사비 일부를 지불한 인물이 정청래 대표 특보로 임명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청래 지도부가 이 예비후보에 대해 '혐의 없음' 결론을 내리면서 공정성 시비가 불거지는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정 대표가 자신과 정치적 거리에 따라 판단을 달리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제기하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예비후보가 지난해 한 모임에서 식사비를 일부 지불한 당사자로 지목된 김슬지 전북도의원(비례)은 지난해 11월 20일 정 대표의 특보로 임명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도의원은 임명 다음날 페이스북에 해당 소식을 공유하는 글을 올리며 '당대표 특보·정청래·당원주권정당·이원택'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김 도의원의 페이스북 커버 사진은 이 예비후보의 후원 계좌 등이 적힌 홍보물로 설정돼 있고 최근 페이스북 게시물 대부분은 이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이다.

    김 도의원은 지난 2월 16일에는 페이스북에 "정청래 대표님, 이원택 위원장님과 함께 설 명절을 앞두고 사찰을 찾아 새해 좋은 기운을 받아왔다"는 글을 올리며 정 대표와 함께 촬영한 사진을 공유했다.

    정 대표의 유튜브 채널인 '정청래 TV'에 지난해 10월 3일 올라온 '슬지네 빵집. 김슬지 전북도의원' 제목의 영상에는 정 대표가 옆에 선 김 도의원에 대해 "자 여러분 제 옆에 있는 분이 김슬지 전북도의원"이라며 "빵 만들다가 지금 정치하러 왔다"고 소개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 대표는 이어 "김슬지 의원님, 이원택 의원님과 거시기, 친한 사람이라고 한다"라며 "유능한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이런 김 도의원은 최근 이 예비후보가 얽힌 식사비 대금 대납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

    의혹은 지난해 말 이 예비후보가 참석한 청년 간담회에서 비롯됐다. 그는 지난 7일 공직선거법 위반(제3자 기부 행위 제한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 ▲ 김슬지 전북도의원이 지난 2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기념 사진. ⓒ페이스북 캡처
    ▲ 김슬지 전북도의원이 지난 2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기념 사진. ⓒ페이스북 캡처
    고발장에는 지난해 11월 29일 이 예비후보가 참석한 모임에서 나온 식사 비용 일부를 제3자가 대납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예비후보는 당시 전북 정읍의 한 식당에서 열린 청년 간담회에 참석했고 이 모임에는 20여 명이 자리했다. 전체 식사 비용은 72만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김 도의원은 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업무추진비와 사비로 당시 식사비 일부를 지불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이 예비후보와 같은 혐의로 경찰에 추가 고발됐다. 고발장을 접수한 전북경찰청은 고발 주체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의혹이 불거지자 김 도의원은 "처음에는 참석자들에게 돈을 걷어서 결제하려고 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업무추진비와 사비를 썼다"면서 이 예비후보는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 예비후보는 해당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7일 정 대표의 지시를 받은 민주당 윤리감찰단에 감찰을 받았다. 민주당은 감찰 결과를 토대로 지난 8일 이 예비후보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처분했다. 김 도의원에 대한 감찰만 계속 진행 중이다. 정 대표가 긴급 윤리감찰을 지시한 지 하루 만에 '초고속 무혐의'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이 예비후보는 같은 날 전북자치도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의혹에 대해 "해당 자리 요청은 물론 식사비 결제를 요구하거나 대납하지도 않았다"며 "경선을 앞둔 흑색선전이자 정치 공작"이라고 규정하며 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 ▲ 김관영 전북도지사(왼쪽)·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예비후보. ⓒ뉴시스
    ▲ 김관영 전북도지사(왼쪽)·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예비후보. ⓒ뉴시스
    해명과 감찰 결과에도 이 예비후보를 둘러싼 의혹을 두고 논란은 거듭되고 있다. 전북지사 경선(이달 8~10일) 일정을 미뤄야 한다는 당내 요구에도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당 지도부의 결정도 반발을 일으켰다.

    당내 일각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정 대표가 챙기는 사람과 아닌 사람에 대한 처분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뉴데일리에 "장경태 의원은 몇 개월이 지나도록 붙들고 있다가 김관영 지사는 초스피드로 제명하고 이원택 예비후보는 또 무혐의라고 하니 누가 승복을 하겠느냐"면서 "공천의 생명은 공정성인데 같은 기준으로 들여다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친명계의 반발은 며칠 전부터 이어졌다. 지난 8일 비공개 최고위에서는 비당권파 친명계인 이언주·강득구·황명선 최고위원이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당의 비주류인 김관영 전북지사가 재선 도전 와중 '현금 살포 의혹'으로 빠르게 제명된 사례를 거론하며 형평성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도지사가 정 대표의 감찰 지시 후 12시간도 안 돼 제명 처리된 데 반해 이 예비후보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으로 결론짓고 곧바로 경선을 시작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여기에 김 지사와 이 예비후보 의혹에 관여된 인물들에 대해서도 결정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김 지사 의혹 관련 인사 5명은 후보 자격을 박탈당했지만 이 예비후보와 함께 의혹의 중심에 선 김 도의원에 대해서는 후보자 결정을 '보류'했다. 김 도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부안군 광역의원 선거구 출마를 위해 예비후보를 등록한 상태다.

    전북도지사 본경선 결과가 이날 오후 발표되는 가운데 친명계는 "경선 절차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어제 윤리감찰단은 몇몇 최고위원들의 문제 제기에도 충분한 사실 확인 없이 '혐의 없음' 의견까지 내면서 경선을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했다"며 "의혹의 핵심인 결제 경위, 참석 경과, 후보 인지 여부조차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결론부터 내릴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정 지도부와 친한 다른 이에게는 시간을 끌며 사실상 보호하는 선택적 감찰이 반복된다면 당의 공정성과 도덕성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도 무시했던 것은 유감"이라며 "당의 이름으로 불공정을 덮는 일은 결코 용납될 수 없으며 우리 민주당의 정강정책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해당 행위"라고 덧붙였다.

    전북지사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안호영 예비후보도 전날 경선 중단과 재감찰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안 예비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이원택 경선 후보 대납 의혹 해명이 거짓이라는 의혹이 더 커지고 있다"며 "경선은 즉시 중단돼야 하고 재감찰도 다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 도의원이 정 대표의 특보라는 것과 이번 처분 결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당 대표 특보는 숫자도 너무 많고 당 대표가 직함을 달아주는 정도의 보직이라 이런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당헌과 당규에 따른 원칙대로 공평무사하게 일을 처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