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하루 새 전선 두 개로 늘려안철수 이어 개혁신당과도 정면 충돌당 안팎 "복당 더 어려워질 수도"
  • ▲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를 마친 뒤 자리를 떠나는 모습. ⓒ이종현 기자
    ▲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를 마친 뒤 자리를 떠나는 모습. ⓒ이종현 기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연이틀 보수·우파 진영을 향해 공세를 이어가며 정치적 전선을 넓히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에 이어 개혁신당까지 겨냥하면서 국민의힘 복당의 문턱을 스스로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한 의원은 10일 경찰이 정이한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의 '테러 자작극'을 6·3 선거 전에 인지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경찰과 개혁신당을 동시에 겨눴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과 개혁신당은 자작극이라는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밝혀야 한다"며 "경찰이 자작극이라는 사실을 선거 전에 알았다면 그 사실을 알렸어야 했고, 개혁신당은 그 사실을 고백하고 후보를 사퇴시켰어야 했다"고 적었다.

    한 의원은 경찰과 개혁신당이 자작극 의혹을 선거 전에 인지하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면 부산시장 선거의 공정성과 유권자의 참정권이 침해된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 의원은 "정 후보는 테러 동정심으로 자신이 받을 수 있었던 표보다 더 득표했고, 부산 시민들은 속아서 투표해 투표권을 강탈당했다"며 "테러가 자작극이라는 사실을 선거 전에 알았다면 정 후보에게 투표할 부산시민은 훨씬 적었을 것이고, (부산시장) 선거 결과가 바뀌었을 수도 있다"고 적었다. 

    이어 "선거 전에 알았다면 경찰과 개혁신당은 부산시민의 참정권을 침해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개혁신당은 정 후보의 자작극 사실을 선거 당시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기자들에게 "(정 후보 사건을) 전혀 몰랐다"며 "일부 정치인이 의혹을 제기할 수 있지만 저희는 인지할 수도 없었고 인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런 사람이 저희에게 (피의자 신분임을) 얘기해줬을리도 만무하고 경찰도 공식적으로 저희에게 통보를 안 했다고 하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한 의원의 공세는 하루 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의 공개 설전에 이어 보수·우파 진영 전반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발단은 12·3 비상계엄 당시 상황을 둘러싼 법정 증언이었다. 안 의원은 전날 추경호 대구시장의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국회가 아닌 당사로 모이라고 처음 공지한 사람이 한동훈 당시 당대표였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한 의원은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시간이 지났다고 객관적 사실을 왜곡하려는 시도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안 의원이 정치적인 행보를 하는 것에 대해 하나하나 평가하진 않겠지만 그날 있었던 사실 자체를 왜곡하는 건 허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안 의원이 언급한 상황은 계엄 당일 오후 11시쯤 국회가 봉쇄되면서 임시로 당사에 갔던 일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안 의원이 당시 SNS에는 자정이 넘어서야 국회에 도착했다고 적어놓고도 당시 상황을 뒤섞어 설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의 문제이기에 왜곡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 ▲ 제21대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하는 지난해 4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당시 한동훈, 안철수 후보가 대화하는 모습. ⓒ뉴시스
    ▲ 제21대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하는 지난해 4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당시 한동훈, 안철수 후보가 대화하는 모습. ⓒ뉴시스
    안 의원도 곧바로 페이스북을 통해 맞받았다.

    그는 당시 의원 소집 공지 내역을 공개하며 "당대표 또한 국회로 의원들을 소집했으나 당사로 변경했고 뒤이어 원대실에서도 소집 장소를 당사로 공지했다"고 적었다. 

    이어 "저는 사실만을 말했다"며 "자료에 기록된 대로, 한 전 대표가 추 전 원내대표에 앞서 의원들을 당사로 모이라고 한 진술의 어떤 점이 허위인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안 의원은 이번 논란이 새로운 쟁점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본 사안은 지난 4월 동일 재판에서, 우리 당 의원의 증인 심문 과정에서 한 전 대표가 최초에 장소를 국회에서 당사로 변경한 사실을 왜 자신의 저서에 안 썼는지를 두고 이미 제기됐다"며 "새로운 일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다시 페이스북에 자신의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의 관련 부분을 촬영해 올리며 안 의원의 '책에 관련 내용이 없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한 의원은 "국회로 바로 가려다 국회가 봉쇄돼 일단 당사로 갔고, 당사에서 의원들을 규합해서 국회로 갔던 과정이 제 책에 상세히 기재돼 있다"며 "'책에 그 내용이 없다'는 등의 거짓 선동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안 의원도 재차 반격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그 책 어디에 당시 한 전 대표께서 '최초에 최고위 소집 장소를 국회로 알렸다가 당사로 변경한 사실'이 기록돼 있나"라고 직격했다.

    이어 "있으면 손으로 짚거나 줄을 그어 보여달라"며 "무엇이 거짓이고 선동인가"라고 되물었다.

    정치권에서는 이틀 사이 이어진 한 의원의 잇단 공개 충돌이 스스로 정치적 입지를 좁히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원게시판 사건'으로 국민의힘에서 제명돼 복당이 최대 과제로 꼽히는 상황에서도 갈등을 봉합하기보다 새로운 전선을 만들며 정치적 부담만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벌써부터 '다음에는 또 누구를 겨냥할 것이냐'는 말까지 나온다"며 "한 의원을 복당시키면 당이 얼마나 시끄러워질지 예고편을 보는 것 같다는 얘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한 의원은 국민의힘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지난달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를 향해 "보수 정치를 우습게 만들고 있다"며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고 사실상 사퇴를 촉구했다.

    당내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복당 논의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당은 결국 당 구성원의 정치적 수용 여부가 중요한데, 연이어 내부 갈등을 노출하면서 설득해야 할 대상들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장 대표는 10일 뉴데일리TV '배추도사의 새벽 배송'에 출연해 "한 의원은 범죄 행위로 제명을 당한 것이지 해당 행위로 제명당한 것이 아니다"라며 "제가 해당 행위자의 복당 영구 금지를 얘기하면서 한 의원을 겨냥했다는 말에 대해서는 본인이 해당하는지 잘 고민해 보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