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기업 선정된 로커스, 코스닥 상장 추진 중'순천發 훈풍' 시장에 '긍정적 시그널'로 작용전문가들 "앵커기업 자격 있는지 확실한 검증 필요"부실한 재무상태…사업 투자 여력 있는 지도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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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31일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열린 '순천만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열림식 및 입주기업 환영 세리머니'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순천시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씨의 사업비 증액 관여 의혹이 불거져 감사원 감사가 착수된 '순천만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사업의 앵커기업 선정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앵커기업으로 선정된 애니메이션 기업 '로커스'가 김건희씨의 코바나컨텐츠에 수억원을 후원했다 특검 수사 대상에 올랐던 컴투스그룹 계열사 위지윅스튜디오(현재는 엔피 흡수합병)가 지분을 보유 중인 회사이기 때문이다.14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순천시는 지난 2024년 3월 순천만국가정원 국제습지센터에 390억 원을 들여 애니메이션 클러스터를 조성키로 하고 클러스터를 대표하는 앵커기업으로 로커스를 선정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당시 순천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로커스가 본사를 순천으로 이전하고 해당 사업에 1600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앵커기업은 특정 산업이나 지역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핵심 기업을 뜻한다.앵커기업으로 선정된 로커스의 대표이사는 앞서 노관규 순천시장의 주요 공약이던 여수MBC 순천 이전을 위한 투자협약 자리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MBC 이전과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사업 간의 관계성이 없는데 로커스 대표이사가 행사에 참석한 것을 두고 지역에서는 노 시장과 로커스 대표이사의 친밀한 관계가 주목을 받았다.하지만 선정 이후 시장에서는 자본력이 크지 않은 로커스가 클러스터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나왔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가장 최근에 보고된 2024년 사업보고서 기준 로커스의 유동자산은 164억9500만 원 수준이다. 이 중 현금성 자산은 54억 원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207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불과 1600만 원에 그쳤다. 영업비용으로만 200억 원을 지출한 탓이다.최근 5년 간 로커스의 영업실적을 보면 매출은 200억 원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지만 영업비용이 과다하게 지출돼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냈다.2023년부터는 손실이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는 자회사이던 싸이더스를 위지윅스튜디오 등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2023년 초 기준 로커스는 싸이더스 지분을 91.88% 보유하고 있었으나 2023년 중 51.75%를 37억9700만 원에 위지윅스튜디오로 매각한다. 해당 처분이익으로 당기순손실을 20억 원 순이익으로 전환시킨 것이다.전문가들은 로커스의 자산 규모나 영업 실적을 감안할 때 순천시가 밝힌 막대한 규모의 투자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로커스의 투자 규모는 당초 순천시가 밝혔던 1600억 원에서 현재는 5년 간 200억~1000억 규모로 줄어든 상태다.순천시 관계자는 "사업 초기에 러프하게 잡아서 1600억 원이 나왔던 것"이라며 "현재까지 2년이라는 갭이 있어 최신 수치로는 200억 원 이상 1000억 원 내외라는 투자 계획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로커스의 재무 상태를 알고는 있다"면서 "콘텐츠 기업들이 특성상 재무제표가 열악한 부분들이 있지만 클러스터 기업으로 유치하는 과정에서 큰 고려 사항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실적이나 재무 상태가 열악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로커스를 순천지역 핵심 주요 사업의 앵커기업으로 선정했다는 설명이다.이에 대해 로커스 관계자는 "5년 간 최소투자 200억, 목표투자액 1000억 원으로 협약했다"며 "1600억 원은 순천시의 유치 목표액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순천만습지센터는 연간 400만 명이 방문하는 곳"이라며 "오프라인 거점지를 확보해 스튜디오 마케팅도 할 수 있고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한 금융투자 전문가는 "로커스의 재무상태를 보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 보이는데 투자가 실제로 이어질지 의문스럽다"며 "로커스는 코스닥 상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는데 (클러스터 사업 참여도)상장을 위한 밑작업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한편 순천시는 지난달 31일 순천만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열림식을 열었다. 순천시 측은 해당 클러스터에 애니메이션과 웹툰 등 30여개 콘텐츠 기업이 입주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
- ▲ 김영록 전남도지사(가운데), 노관규 순천시장(왼쪽), ㈜로커스 홍성호 대표이사(오른쪽)가 지난 2024년 2월 29일 순천만국가정원에서 'K디즈니 순천' 도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라남도 제공
◆클러스터 사업 참여가 상장 밑작업?…부실상장 계속되나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로커스가 흑자로 전환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싸이더스 지분 매각에 로커스 지분 9.33%를 보유 중이던 위지윅스튜디오가 개입됐다는 점이다.컴투스그룹의 계열사인 위지윅스튜디오는 로커스의 3대 주주로 적잖은 지분을 보유 중인데 관계사(로커스)의 자회사(싸이더스) 지분을 매입해 준 것이다.전문가들은 위지윅스튜디오가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로커스의 재무 상태를 개선해주기 위해 지분을 매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로커스가 상장에 성공해야 위지윅스튜디오 등 주요 주주들도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큰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윈윈' 전략을 폈다는 설명이다.실제 로커스는 2023년 약 100억 원 어치의 전환우선주도 발행했는데 이 중 일부가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로커스의 자본금과 자본잉여금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로커스의 자본총계는 같은해 말 기준 41억7277만 원으로 증가해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 조건 중 하나인 자본 총계 10억 원 이상을 맞출 수 있게 됐다.이 과정에서 위지윅스튜디오와 투자 파트너들로 알려진 벤처캐피탈(VC)들도 로커스의 전환우선주 매입에 참여했다. 로커스가 상장한다면 전환우선주 매입에 참여한 VC들도 상당한 이득을 볼 것으로 추정된다.무엇보다 로커스의 주식을 매입한 곳 중에는 모태펀드 자금을 출자받아 설립된 케이넷-크릿 콘텐츠 투자조합(케이넷-크릿)도 포함됐다. 케이넷-크릿은 케이넷투자파트너스와 크릿벤처스가 모태펀드로부터 700억 원의 자금을 출자받은 펀드다.크릿벤처스는 송병준 컴투스그룹 의장의 친동생인 송재준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GCIO)가 설립한 VC다. 크릿벤처스는 위지윅스튜디오와도 관계사다.종합하자면 로커스가 기술특례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데 로커스의 지분을 보유한 위지윅스튜디오의 모회사인 컴투스 경영진이 설립한 VC가 정부 정책자금을 받아 결성한 펀드를 통해 로커스의 주식을 미리 사들인 셈이다.기술특례 상장은 기술력은 있지만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재무요건 등을 완화시켜주는 제도다. 그러나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진입한 기업 중 상당수가 부실기업으로 판명나면서 제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대표적인 사례가 로커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위지윅스튜디오다. 2016년 4월 설립된 위지윅스튜디오는 2년 뒤인 2018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당시 공모가는 1만1000원이었으나 상장 당일 15% 하락해 9350원에 마감했다.이후 위지윅스튜디오는 주식 시장에서 호재로 인식되는 무상증자를 연이어 발표하며 주가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렸고 이 때마다 주요 주주들이 위지윅스튜디오의 주식을 시장에 던졌다. 현재 위지윅스튜디오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코스닥 상장사이자 관계사인 엔피와 합병을 결정한 상태다. 이번 합병 결정으로 엔피의 최대주주는 컴투스가 됐다.또 다른 위지윅 관계사인 M83 역시 지난 2024년 8월 상장 당시 공모가가 1만6000원이었지만 현재는 6000원대로 추락한 상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초라한 성적표다.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는 "기업들이 외형만 뻥튀기해서 주가나 몸값을 불리고 부실 상장 등을 위해 허위 투자나 기술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로커스의 이번 투자 계획 발표도 정말 실체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투자자들을 현혹하기 위한 것인지 관계 당국의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 ▲ ⓒ로커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