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재난 지휘라인, 서소문고가 사고 당시 국회 행안위 출석삼성역 철근 오류 자료 요구 12일간 562건…서울시 "제2 국감 수준"점검·보강 절차 진행 중인 사안, 선거 쟁점화되며 행정 부담 가중정청래 서소문 사고도 행안위 예고…서울시 "현장 대응 우선돼야"
  • ▲ 지난 26일 발생한 서울 서소문 고가도로 붕괴 현장. ⓒ서성진 기자
    ▲ 지난 26일 발생한 서울 서소문 고가도로 붕괴 현장. ⓒ서성진 기자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참사를 두고 정치권의 '과잉 호출'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회가 GTX-A 삼성역 철근 시공 오류 문제를 지방선거 쟁점으로 키우는 동안 실제 붕괴 위험이 감지된 서소문 고가 현장 대응은 서울시 수뇌부 공백 속에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28일 대한경제가 보도한 '영동대로 철근누락관련 국회의원ㆍ시의원 요구자료 현황'에 따르면 국회와 서울시의회는 지난 15일부터 26일까지 12일 동안 서울시에 GTX-A 삼성역 철근 시공 오류 관련 자료 562건을 요구했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이 409건으로 전체의 72.77%를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126건, 기타 정당은 27건이었다. 

    국회 상임위 현장에서도 추가 자료 요구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31건, 국민의힘은 5건의 자료를 요청했다. 서울시의회에서는 국민의힘이 15건의 자료를 요구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삼성역 철근 시공 오류 문제가 정치 쟁점화되면서 서울시 건설·재난 관련 부서가 사실상 '제2의 국정감사'를 치른 셈이다.

    서울시 내부에서는 정상적인 행정 대응이 어려울 정도였다는 불만이 나온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시공 오류 문제로 서울시의 모든 역량이 한쪽에 집중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울시 관계자도 "이미 확인한 사안을 반복해서 다시 들여다보고 자료를 요구하니 기술직 공무원들이 본래 업무를 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고 했다.

    삼성역 철근 시공 오류는 이미 관계기관 사이에서 점검과 보강 절차가 진행 중이던 사안이었다. 서울시는 위수탁 협약에 따라 국가철도공단에 관련 내용을 6차례 공문으로 통보했고, 국토부도 현장 검증과 감사 방침을 밝힌 상태였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문제가 국회 상임위 쟁점으로 옮겨붙으면서 서울시 건설·재난 부서의 부담은 단기간에 커졌다.

    실제 사고 당시에도 김성보 서울시장 권한대행 겸 행정2부시장과 임춘근 도시기반시설본부장 등 서울시 토목·건설·재난 핵심 간부들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상태였다. 임 본부장은 27일 사고 브리핑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한 뒤에야 언론 보도를 통해 사고를 인지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서 현장에서는 침하 징후가 포착돼 실무진이 대응 중이었지만, 철도 운행 중단이나 도로 통제 같은 중대한 판단은 결국 본부장·부시장급 지휘라인의 즉각적인 판단과 조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당시 대응 여건을 설명했다.

    현재 서소문 고가차도 사고 현장은 추가 붕괴 우려로 통제가 이어지고 있다. 관계기관은 잔존 구조물 안전 확보와 철거 방안을 논의 중이며 철거가 마무리되는 대로 철도시설 복구와 운행 정상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번 사고에 대해서도 조속한 행안위 개최 방침을 밝히면서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 역시 국회 상임위 쟁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서울시 관계자들에 대한 추가 호출도 예상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은 사고 대응과 현장 수습이 우선인데 선거를 앞두고 정쟁에 활용하려다 보면 정작 필요한 조치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정쟁보다 중요한 것은 재난 대응 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