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데이' 논란 경찰 수사·정치 공방 확산신세계 "고의 정황 못 찾아 … 내부통제 부실 인정"전문가 "고의·관여 입증이 관건"
-
-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서성진 기자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경찰 수사와 정치권 공방으로 번지면서 기업의 부적절한 마케팅을 이유로 정부가 특정 기업에 대한 소비 선택에 개입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대국민 사과에 나섰고 신세계그룹도 내부통제 부실을 인정했다. 다만 시민단체와 5·18 유공자들은 모욕·명예훼손 및 5·18특별법 위반 혐의로 정 회장 등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법조계에서는 부적절한 마케팅에 따른 도의적·경영상 책임과 별개로, 최고경영진에게 형사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문제 문구의 기획·승인 과정에 대한 구체적 관여와 고의성이 입증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서성진 기자
◆ 경찰, 정용진 등 고발 사건 수사 … 신세계 "고의성 입증 근거 없어"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정 회장과 손정현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등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을 병합해 수사 중이다.경찰은 지난 22일 시민단체 관계자를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한 데 이어 25일에는 광주 남부경찰서에서 5·18 유공자와 유족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했다. 향후 신세계그룹 및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 소환 여부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이번 논란은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 18일 텀블러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탱크데이'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사용하면서 불거졌다.시민단체와 5·18 유공자들은 해당 문구가 5·18민주화운동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며 정 회장 등을 모욕·명예훼손 및 5·18특별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정 회장은 지난 26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신세계그룹도 내부 조사 결과 고의적 기획이나 사전 공모 정황은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법무·CSR 검증이 빠진 내부 통제 부실은 인정했다.신세계에 따르면 이번 마케팅은 스타벅스코리아 이커머스팀 제안으로 결재라인을 거쳐 확정됐지만 어느 단계에서도 문제 제기가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 결재라인은 첨부파일을 열어보지 않고 승인한 것으로 파악됐다.이번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확산됐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권 인사들이 스타벅스 논란을 공개 비판하고 일부 부처가 스타벅스 상품 사용 중단 방침을 밝혔다.기업의 부적절한 마케팅을 넘어 공권력의 특정 기업 압박 논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
-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서성진 기자
◆ 법조계 "총수라는 이유만으로 처벌 어려워 … 고의·관여 입증해야"법조계에서는 내부통제 실패가 곧바로 최고경영진의 형사책임으로 연결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부적절한 마케팅에 대한 사회적 비판과 별개로, 형사처벌을 위해서는 각 혐의별 구성요건과 정 회장의 구체적 관여가 입증돼야 하기 때문이다.모욕·명예훼손 혐의는 피해자 특정성이, 5·18특별법 위반 혐의는 허위사실 유포나 역사 왜곡 목적성이 인정되는지가 핵심 쟁점이다.한 형사법 전공 교수는 "모욕죄와 명예훼손죄는 모두 피해자가 특정돼야 한다"며 "이번 사안은 '탱크데이'나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가 누구를 직접 지칭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아 특정성 단계에서부터 다툼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범죄가 성립하려면 스타벅스코리아 측이 5·18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려는 의도를 갖고 행사를 기획했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며 "단순히 문구가 부적절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기획 문서, 메신저 대화, 결재 과정 등 고의성을 뒷받침할 보강 증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정 회장 개인의 형사책임에 대해서도 "단순히 그룹 총수라는 이유만으로 실무진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는 어렵고, 기획·승인 과정에 대한 구체적 관여와 고의성이 입증돼야 한다"고 설명했다.정부와 정치권의 대응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의 부적절한 마케팅에 대한 비판은 가능하지만, 고위 공직자와 정부 부처가 특정 기업 소비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은 소비자 선택권 침해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취지다.조상규 법무법인 로하나 변호사는 "스타벅스가 잘못했다면 불매 여부는 소비자가 스스로 판단할 문제"라며 "정부가 나서 특정 기업에 대한 소비를 압박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과도한 개입"이라고 비판했다.이어 "불매운동은 소비자의 권리이고 구매 여부 역시 국민 개개인이 판단할 영역"이라며 "공권력이 특정 기업을 상대로 압박성 메시지를 내면 권한 밖의 개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