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TV토론서 공약 지역 숙지 못해 '진땀'정자리 논란, 홍제동 논란과 '판박이' 국민의힘 "강원 모르는 강원 후보"
  • ▲ 지난 11일 강원 춘천시 G1방송에서 열린 '강원특별자치도지사 후보 초청 TV 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11일 강원 춘천시 G1방송에서 열린 '강원특별자치도지사 후보 초청 TV 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특별자치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지난 28일 열린 강원도지사 후보 법정 TV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가 자신의 공약과 관련된 지역 현안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장면이 잇따라 나오면서 '강원 이해도 부족'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이날 G1방송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토론에서는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와 우 후보가 관광·SOC·첨단산업 공약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그러나 토론 후반부로 갈수록 관심은 정책 경쟁보다 우 후보의 지역 현안 숙지 여부에 쏠리는 분위기였다.

    가장 논란이 된 장면은 우 후보의 대표 관광 공약인 '정자리 관광단지 조성 사업' 관련 질의응답이었다.

    김진태 후보는 우 후보에게 "정자리 관광단지 조성 사업의 재원 조달 방식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고, 우 후보는 "과거처럼 관이 직접 부지를 조성하는 방식이 아니라 관광기업 유치를 통해 관광산업을 키우겠다"며 "강원특별법상 도지사 권한을 활용해 관광단지를 지정하고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김 후보는 "그렇다면 정자리가 어디인가"라고 재차 질문했다. 그러나 우 후보는 자료를 뒤적이며 즉답하지 못했고, 약 45초 동안 관광산업 육성 방향만 반복 설명했다.

    김 후보는 "우 후보 본인의 공약 아니냐", "그래서 정자리가 어디 있느냐"고 거듭 물었고, 결국 "제가 말씀드리겠다. 정자리는 인제에 있다"고 말했다. 이후 우 후보는 "네,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비슷한 상황은 광덕터널 공약을 둘러싼 공방에서도 이어졌다.

    김 후보가 "광덕터널이 어디에서 어디로 연결되는지 알고 있느냐"고 묻자, 우 후보는 "계속 제가 뭘 모른다는 프레임을 씌우려 한다"고 반발했다. 이에 김 후보는 "퀴즈를 내는 게 아니라 우 후보 공약을 묻는 것"이라며 "광덕터널 위치도 모르면서 조기 착공을 공약한 것이냐"고 지적했다.

    우 후보는 "화천에 있다"며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이후 실시설계를 거쳐 조기 착공될 수 있도록 행정 지원을 하겠다"고 답했지만, 김 후보가 다시 "화천에서 어디로 연결되느냐"고 묻자 끝내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광덕터널은 강원 화천군과 경기 포천시를 연결하는 총연장 4.8km 규모의 관통도로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1300억 원대에 달한다. 내년 착공과 2031년 개통이 목표다.

    국민의힘은 토론 직후 즉각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우상호 후보는 홍제동이 어디에 있는지 몰랐던 것뿐만 아니라, 본인이 공약한 정자리 관광단지가 어느 지역 공약인지도 모르는 모습을 보였다"며 "화천 광덕터널이 어디서 어디로 가는 길인지조차 몰라 허겁지겁 서류만 뒤적거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와대 정무수석과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후보조차 이 정도 수준이라면 현 정부여당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국민들이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 측 강원인(人)캠프도 날선 논평으로 우 후보를 정조준했다.

    이민찬 강원인(人)캠프 대변인은 "우 후보는 자신이 공약한 정자리 관광단지가 어디 있는지, 광덕터널이 어디로 연결되는지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며 "강원을 모르는 초보 정치인에게 도정 운영을 맡길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공약 검증은 TV토론에서 당연히 이뤄져야 할 절차"라며 "본인 공약조차 숙지하지 못한 후보가 현 도정의 공약이행률을 비판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강원인(人)캠프는 우 후보의 첨단산업 공약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강대규 강원인(人)캠프 대변인은 별도 논평에서 "우 후보가 TV토론에서 강릉 일대 70조원 규모 AI 데이터센터 투자 유치 등을 언급했지만, 실제로 법적·행정적 절차가 완료된 사업인지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순 협의나 투자협약(MOU) 단계를 마치 확정 사업처럼 표현했다면 허위사실 공표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 후보는 그동안 반도체 산업 유치 가능성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다가 선거 막판 갑자기 첨단기업 유치를 강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선 이날 TV토론이 '지역 현안 이해도'에서 두 후보 간 극명한 차이를 드러냈던 첫 번째 TV토론과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 후보는 지난 11일 열린 G1·강원일보·강원도민일보 공동 주최 TV토론에서 김 후보가 "홍제동을 아느냐"고 묻자 "서울 홍제동이냐, 원주 홍제동이냐"고 되묻는 모습을 보였다. 강원도 내 홍제동은 강릉시에 있는 행정동으로, 원주에는 같은 이름의 행정동이 없다.

    이에 김 후보는 "강원도 홍제동은 강릉에 있다"고 바로잡으며 강릉 홍제정수장과 가뭄 대응 사례를 설명했고, 이후 국민의힘은 "강원도지사를 하겠다는 후보가 지역 지명조차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TV토론을 계기로 강원 선거가 단순 정당 대결을 넘어 '누가 강원을 더 잘 이해하고 있느냐'는 지역 전문성 대결로 결판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원도는 접경지역 규제, 관광개발, SOC, 폐광지역 지원, 농어업 정책 등 지역 밀착형 현안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만큼, 후보자의 현장 이해도와 생활권 감각이 유권자 판단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도민들은 단순 말실수 여부보다 실제로 지역 현안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며 "남은 선거 기간에도 후보들의 지역 전문성과 정책 숙지 능력을 둘러싼 검증 공방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