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크게 앞선 정원오, 오세훈과 초접전 양상'명픽'으로 초반 주도했지만 후광 효과 약화공약 차별화 부족에 "뭐가 다르냐" 여권 지적도토론 소극 대응해 후보 검증 회피 논란 확산빌라 공급론 등 방식 겹치며 부동산 해법 도마에
  • ▲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 초청 토론회에서 소매를 걷고 토론하는 모습. ⓒ정상윤 기자
    ▲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 초청 토론회에서 소매를 걷고 토론하는 모습. ⓒ정상윤 기자
    한때 낙승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우세론이 흔들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선택을 받은 이른바 '명픽' 후보라는 상징성을 앞세워 초반 판세를 주도했지만 선거전이 본격화 할수록 후보 개인의 경쟁력과 정책 대응력, 부동산 문제 해법을 둘러싼 의구심이 동시에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여론조사 흐름은 이러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뉴데일리가 '리서치웰'에 의뢰해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9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정 후보는 42.0%,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44.8%를 기록했다.

    정 후보의 초반 우세는 한때 '낙승론'으로까지 이어졌다. 지난 3월 초 스트레이트뉴스·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 정 후보는 55.8%를 얻어 32.4%에 그친 오 후보를 23.4%포인트 차로 앞섰다. 서울시장 선거는 민주당 우위 흐름 속에 정 후보가 안정적으로 앞서는 구도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 판세는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같은 기관의 지난 4~5일 조사에서 두 후보 간 격차는 12.2%포인트로 줄었고 19~20일 조사에서는 정 후보 43.0%, 오 후보 42.6%로 0.4%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한때 20%포인트 넘게 벌어졌던 서울시장 선거가 공식 선거운동 돌입을 전후해 초접전 구도로 재편된 셈이다.
  • ▲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 초청 토론회에서 소매를 걷고 토론하는 모습. ⓒ정상윤 기자
    ◆ '명픽'으로 떴지만 … 정작 후보 경쟁력은 못 보여줬다

    정치권에서는 정 후보 우세론이 흔들린 첫 번째 이유로 후보 경쟁력 부족을 꼽는다. 정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이 선택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라는 상징성을 앞세워 단기간에 존재감을 키웠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는 '대통령의 선택을 받은 후보'라는 점이 가장 강한 무기였다. 하지만 본선에 들어선 뒤에는 이 상징성을 넘어설 만한 정 후보 개인의 장면이 많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9~20일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 이 대통령 국정 긍정 평가는 56.4%였지만, 정 후보 지지율은 43.0%에 그쳐 초반 정 후보를 끌어올린 '대통령 후광 효과'가 약해졌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개편' 논란은 정 후보의 독자성 부족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장특공은 장기간 보유한 주택을 팔 때 양도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이 대통령이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의 공제 혜택을 문제 삼으면서 세제 개편을 시사해 서울 부동산 민심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집값 상승 영향에 전통적 보수 지역인 강남권뿐 아니라 비강남권 주요 지역들도 장특공 적용 대상에 해당하게 되면서 공제 축소 논의는 서울 1주택자 전반의 세 부담 우려로 번졌다.

    정 후보는 논란 초기 '실거주 보호'라는 이 대통령의 메세지와 큰 차이가 없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서울 1주택자 표심이 변수로 떠오르자 최근에는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현행 권리가 완벽하게 보호돼야 한다"며 다소 달라진 뉘앙스를 내놨다. 

    문제는 유권자 입장에서 정 후보의 입장이 정부 기조와 무엇이 다른지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오 후보가 장특공 축소론을 '서울 1주택자 세금 폭탄'으로 규정하며 반대 입장을 선명하게 내세운 것과 대비된 영향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주요 공약에서도 차별화가 약했다는 평가다. 부동산과 교통, 돌봄, 청년 정책 등 주요 현안에서 오 후보와 정면으로 구분되는 대표 공약이 부각되지 못했다. 일부 공약은 오 후보가 이미 추진해온 서울시 정책의 연장선처럼 보이거나 기존 시정의 방향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평가도 받았다. 

    범여권의 한 정치 관계자는 "민주당 후보라면 더 선명한 색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오 후보와 무엇이 다른지 잘 보이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8일 서울시청 본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제46주년 서울 기념식에서 인사를 나누는 모습. ⓒ서성진 기자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8일 서울시청 본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제46주년 서울 기념식에서 인사를 나누는 모습. ⓒ서성진 기자
    ◆ 초반 우세 지키려던 전략 … 본선 검증 국면서 부담으로

    초반 우세를 지키기 위한 관리형 선거 전략도 결과적으로 정 후보에게 부담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후보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부터 다른 후보들이 요구한 토론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는 선발주자가 굳이 공세가 이어질 자리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본투표를 불과 며칠 앞둔 현재도 서울시장 후보 간 공개 토론은 사전투표 하루 전인 오는 28일 선관위 주관 법정 토론회가 사실상 유일한 검증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경선 과정에서는 통할 수 있었던 정 후보 측의 전략이 본선에서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정을 맡길 후보인지 검증받아야 할 국면에서도 토론에 소극적인 모습이 이어지면서 대시민 검증 기회가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오 후보 측이 양자 토론과 무제한 토론을 요구하며 "공개적으로 따져보자"는 공세를 이어온 점도 정 후보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지난 19~20일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 무당층의 오 후보 지지율은 38.5%로 정 후보 16.3%를 크게 앞섰다. 정당 충성도가 낮은 유권자일수록 후보 개인의 역량과 검증 태도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토론에 소극적인 모습이 정 후보의 확장성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스스로를 진보 성향이라고 밝힌 30대 직장인 A씨는 "지금도 정 후보를 지지하고 있지만 토론회를 계속 피하는 듯한 모습에는 실망감을 느낀다"며 "처음에는 신중한 전략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능력이나 공약에 대한 신뢰까지 흔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후보 측의 이 같은 선거 전략은 캠프 내부 구성원간의 시각 차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성동구청장 재임 시절부터 정 후보와 함께한 측근 그룹은 토론회 등 공개 검증 무대에 비교적 자신감을 보인 반면, 경선 이후 합류한 당 인사들은 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토론 대응력 논란이나 실언 등 돌발 변수 차단에 더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를 전면에 세워 존재감을 키우기보다 불필요한 리스크를 줄이는 쪽에 방점이 찍혔다는 것이다.

    다만 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초반에는 캠프 구성원들이 호흡을 맞추는 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는 그런 상황이 아니며 선거 전략과 메시지는 정상적으로 조율되고 있다"고 말했다.
  • ▲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한 정원오 후보 용산국제업무지구 구상 발표 현장 영상. 캠프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사가 정 후보에게
    ▲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한 정원오 후보 용산국제업무지구 구상 발표 현장 영상. 캠프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사가 정 후보에게 "직접 설명하는 모습도 좀 있어야 됩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쳐
    ◆ 주거 불안 못 파고든 정원오 … 빌라·용산 이슈 리스크

    부동산 이슈도 정 후보 우세론이 흔들린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주거 문제는 가장 민감한 현안이지만 정 후보가 내놓은 해법이 실수요자들의 불안을 충분히 건드리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인 장면은 '빌라 공급론'이다. 정 후보는 서울 주거난 해법 중 하나로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제시했지만 전세사기 이후 빌라와 다세대주택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처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서울 주거난의 핵심이 선호 지역 아파트 부족과 정비사업 지연, 전세시장 불안에 있는 만큼 빌라 공급 확대만으로는 체감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구상 발표 방식도 논란을 보탰다. 용산은 서울의 대표 개발축이자 부동산 민심과 직결되는 상징적 지역이다. 특히 정부가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주택 1만호 공급 방침을 밝힌 뒤 서울시가 국제업무 기능 훼손과 사업 지연 가능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면서 이 사안은 주택 공급과 도시 경쟁력 논쟁이 맞물린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정 후보는 구상 발표 과정에서 준비된 대본을 읽은 뒤 구체적인 설명을 관계자에게 넘기는 모습을 보였고, 핵심 개발 현안을 직접 소화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현장에서는 캠프 관계자가 정 후보에게 "직접 설명하는 모습도 좀 있어야 됩니다"라고 말하는 장면까지 포착됐다.

    여기에 정부의 부동산 규제 기조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6·27, 10·15 대책 등 규제 중심 정책이 집값 안정으로 이어졌다면 여권 후보에게 힘을 실을 수 있었겠지만 서울 집값과 전셋값이 다시 들썩이면서 오히려 정부 정책에 목소리를 높이기 어려운 여권 후보의 한계가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정 후보 측은 초반 압승론에서 접전 구도로 바뀐 최근 흐름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예상하고 있었다"며 "결국 남은 기간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접전 조사 결과가 이어질 경우 오히려 민주당 지지층에 위기감을 주며 막판 결집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뉴데일리·리서치웰 조사는 지난 20~21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977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통신3사가 제공한 무선 가상번호를 이용해 구조화된 설문지를 통한 자동응답(ARS·무선 100%) 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5.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스트레이트뉴스·조원씨앤아이의 2월 28일~3월 1일 조사는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5.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같은 기관의 5월 4~5일 조사는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6.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5월 19~20일 조사는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서울 유권자 806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ARS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6.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