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자체가《상승 이유》되는 시장 구조펀더멘털보다 가격 상승 속도 더 빨라져《고유가 + 고환율》→《수입 물가상승 + 금융시장 불안》
-
- ▲ 코스피는《기대》와《불안》이란 두 개의 힘 사이에서 곡예를 하고 있다.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 ⓒ 제미나이
■ 내리면 죽는다?세계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한국 증시만 예외 다.중동 전쟁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100달러를 넘어섰고,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을 돌파했다.금융시장 곳곳에서는 불안 신호가 켜지고 있다.블랙록 일부 펀드의 환매 중단, 증권사의 신용 거래 제한, 그리고《AI 거품론》까지 겹치면서 금융위기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중 이다.그런데 이런 환경 속에서도, 코스피는 조정을 거부하듯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이 장면은 마치 호랑이 등에 올라탄 시장을 연상시킨다.호랑이 등에 올라타면 내려올 수 없다.내려오는 순간 더 위험해지기 때문이다.그래서 계속 달려야 한다.지금의 코스피가 바로 그런 상태에 가까워 보인다.■ 상승이 다시 상승 부르는 구조현재 코스피 상승의 핵심 동력은 시장 전체의 체력이라기보다, 반도체라는 단일 엔진 이다.대형 반도체 기업들이 AI 반도체 수요 기대 속에 주가가 급등,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하지만 지수 상승이 곧 시장 전체 상태를 반영하지는 않는다.실제로 많은 종목은 하락하거나 정체돼 있다.시장의 체감 온도와 지수의 방향이 다른《지수 착시》가 나타나는 것 이다.이런 상황에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모멘텀 트랩(momentum trap)》이다.모멘텀 트랩이란《상승》자체가《상승의 이유》가 되는 시장 구조를 말한다.주가가 오르면, 투자자들은 그 상승을 근거로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한다.상승은 다시 상승을 부르고, 시장은 점점 더 과열되기 시작한다.문제는 이 과정에서 펀더멘털보다 가격의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진다 는 점이다.상승의 이유가 사라지는 순간, 시장은 방향을 잃고 패닉에 빠질 수 있다.지금의 코스피는 바로 이 모멘텀 트랩의 특징을 일부 보여주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AI라는 거대한 기술 서사가 시장에 강한 기대를 불어넣고 있고, 반도체 기업들이 그 중심에 서 있다.투자자들은 미래 수요를 선반영하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도 코스피를《거품》이라고 지적했다.■ 모멘텀 트랩이 위험한 이유외부 환경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무엇보다 고유가와 고환율이라는 조합 은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을 가하게 된다.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가지고 있어 국제유가 상승은 곧바로 기업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여기에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 수입 물가상승 과 금융시장 불안 으로 어이지게 된다.역사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접근했던 시기는 대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던 시기 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은 종종 상승장의 마지막 국면에서 나타나기도 한다.시장이 강해서라기보다 이미 너무 많은 자금이 상승 방향에 올라타 있기 때문 이다.호랑이 등에 올라탄 상황처럼, 내려올 수 없기 때문에 계속 달리는 것 이다.모멘텀 트랩이 위험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시장이 스스로 속도를 늦추지 못한다 는 점이다.또 하나의 변수는 외국인 자금이다.한국 증시는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다.따라서 글로벌 자금 흐름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다.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매도를 시작하면, 시장의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상승이 특정 대형주에 집중된 구조라면 그 충격이 더 클 수 있다.■ 두 개의 힘 : 기대와 불안물론 지금의 코스피 상승이 단순한 거품으로만 볼 수는 없다.AI 인프라 투자는 실제 산업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반도체는 그 중심에 있다.한국 기업들이 이 변화의 핵심이라는 점은 분명한 강점이다.문제는 그 기대가 얼마나 빠르게 가격에 반영되었는가다.금융시장은 종종 미래를 너무 서둘러 현재로 끌어온다.미래에서《타임머신》타고 날아올《터미네이터》?미래에 AI와 로봇에 의한 생산성 향상은 분명하다.하지만 금융시장은 현재에 얻을 차익을 놓고 다툰다.미래가치가 선반영되고 거품론이 나오는 이유 다.결국 코스피는 두 개의 힘 사이에서 달리고 있어 보인다.하나는 기술 혁신과 산업 변화에 대한《기대》이고, 다른 하나는 전쟁과 고유가, 고환율이 만들어내는 거시경제《불안》이다.기대가 시장을 끌어올리고, 불안이 그 균형경로를 흔드는 구조다.그래서 지금의 코스피는 강한 상승장이라기보다《모멘텀 트랩》위에서 질주하는 시장에 가깝다.호랑이 등에 올라탄 모습과 닮았다는 뜻이다.금융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상승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가 아니다.《언제, 어떻게 내려올 것인가》다.지금 코스피가 마주한 질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