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전작권 지분은 반반, 핵심은 주도권평시에 전시 준비 맡는 CODA 6개 권한FOC 통과가 CODA 준비 완성 아니다연합연습 설계·시행, 가장 버거운 과제한미 연합작계도 지금은 美 측이 주도하나의 전구에 사령부 둘, 기형적 구조전략 결정서 빠지는 韓 미래연합사령관사령관보다 부사령관이 더 센 역전 구조속도전 대가는 美 전략적 유연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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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주한미군사령관(육군 대장)이 2024년 9월 17일 워싱턴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는 모습. ⓒAP·뉴시스, 썸네일 이미지=챗GPT 생성
비핵국인 한국의 전력은 '사실상 핵 보유국'인 북한 핵전력의 5만833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이재명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군사 주권' 차원으로 접근하며 2028년 조기 전환을 밀어붙이고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주한미군사령관은 사실상 이를 '정치적 편의주의'로 규정하며 2029년을 전작권 전환 조건 가능 시점으로 제시했다.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이 실제로 연합작전을 주도하고 연합작전계획을 시행할 수 있는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전환 시점만 앞당기는 것은 지휘권을 받고도 정작 지휘 역량의 내실을 놓치는 역설로 이어질 수 있다.◆현행 한미 전작권 지분은 50:50, 핵심은 '주도권'전작권 전환을 두고 '작전권을 돌려받는다'는 표현이 자주 쓰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지금도 한국군이 전작권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4년 평시작전통제권(평작권)이 한국군으로 이전된 이후 전작권에 대한 지분은 한미가 사실상 50대 50으로 나눠 갖고 있다. 지금은 미군이 한미연합사령관으로서 전작권을 주도적으로 행사하지만 전작권 전환 이후에는 한국군 4성 장군이 미래연합사령관이 돼 전작권을 주도해야 한다.전작권 전환의 핵심은 누가 어떻게 전작권을 주도적으로 행사할 것이냐다. 전작권 전환의 관건은 연합작전계획 수립, 교리 발전, 훈련·연습의 기획과 시행, 정보 관리, 지휘통제통신(C4I) 상호운용성 등 전시 준비 전반을 실질적으로 주도할 역량을 갖추느냐다.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에서 말하는 '조건'의 본질이 바로 여기에 있다.◆평시 CODA, 전시 준비의 제도적 기반1994년 평작권이 한국 합동참모본부(합참) 의장에게 전환되면서 한미연합사령관이 평시에 전시 준비할 수 있도록 연합권한위임사항(CODA)이라는 6개 분야의 권한을 위임받았다.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위임된 전쟁 수행과 직결된 핵심 기능은 전쟁 억제와 방어를 위한 연합위기관리, 전시 작전계획 수립, 연합교리 발전, 연합훈련 및 연합연습의 계획과 시행, 조기 경보를 위한 연합정보관리, 연합 C4I 상호운용성 등이다. 전작권이 전환된다는 것은 한국군 미래연합사령관이 미래에 CODA와 같은 권한을 실질적으로 이어받아 행사해야 한다는 뜻이다.전작권 전환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 평가·검증을 거쳐 전환 시점을 확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국군은 FOC 검증을 마무리했지만 한미 국방부 장관이 공동으로 'FOC 검증 완료'를 선언하는 정치적 절차가 아직 남아 있다. FMC는 정성 평가 중심의 최종 단계로, 양국 통수권자의 정무적 합의가 전환의 최종 열쇠가 된다. FOC·FMC 검증은 결국 한국군이 평시 CODA 권한을 이어받아 전시를 준비할 역량을 갖췄는지를 검증하기 위한 절차다.현재 이재명 정부는 2026년 FOC를 '전작권 전환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했지만 FOC 검증 완료가 곧 CODA를 실질적으로 행사할 준비의 완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브런슨 사령관도 지난달 22일(현지시각)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며 현재의 한국군 역량이 완전한 독자 작전 수행에는 부족함이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연합연습·연합작계, 여전히 美 측이 주도CODA 6개 권한 가운데 '연합훈련 및 연합연습의 계획과 시행'은 한국군이 처한 현실상 가장 버거운 과제로 꼽힌다.한 예비역 장성은 뉴데일리에 "현재 한미연합사령관은 연습단장으로서 미국의 막대한 예산과 시스템을 투입해 한미연합연습(자유의방패·을지자유의방패 등)을 기획·계획·시행 및 사후 검토를 실시하고 있다"며 "한국군 4성 장군이 미래연합사령관이 되면 연습 통제, 모의, 시행, 관찰 및 사후 검토까지 주도해야 하는데 과연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 얼마만큼 준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이 주도해야 할 핵심 과제 중 하나인 한미 연합작전계획 수립도 녹록지 않다.이에 대해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연합작계 작성은 한미연합사령관이 주도해 왔다. 한미 국방부·합참이 계획지침을 하달해 작성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 측이 주도하고 한국군이 의견을 제시해 조율하는 과정을 거치며 연합작계를 완성하고 있다"며 "전작권이 전환되면 이 과정 전체를 한국군 사령관이 주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한미연합사 12년 기능 축소가 남긴 후유증그러나 한국군은 미군 주도로 설계·운영되던 CODA 체계를 실질적으로 습득할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한미는 미국의 '전략적 전환계획'에 따라 한미연합사령부를 해체하고 병렬형 지휘 구조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이 계획에 따라 미군은 2006년부터 2018년까지 12년에 걸쳐 한미연합사의 주요 기능과 인력을 주한미군사령부로 이전했고 미군이 담당했던 임무의 상당 부분을 한국군에 넘겼다.2018년 제50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한미는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연합사 방식을 유지하는 미래연합사령부 창설에 합의했다. 연합사 해체 수순은 공식 중단됐지만 12년간 진행된 기능 축소와 인력 이전을 되돌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 연합사는 미군보다 한국군 인원이 많고 미군이 아예 편성조차 되지 않은 부서도 있다. 한미가 연합사 정상화를 위해 협력 중이지만 과거 수준의 완전 회복은 요원하다는 평가가 많다. -
- ▲ 한미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습을 하루 앞둔 지난 3월 8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지대공 유도 미사일 패트리엇(PAC-3)이 배치돼 있는 모습. ⓒ뉴시스
지난 3월 '자유의방패'(FS) 연습은 이러한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방증한 사례다. 올해 FS는 실제 병력과 장비를 전개하는 야외기동훈련(FTX)을 지난해 51건에서 올해 절반 이하 수준인 22건으로 축소한 채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반 지휘소연습(CPX)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한국 측이 추가 축소를 요구했으나 미군 측이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전면전 시나리오에서도 방어 단계 위주의 연습만 이뤄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는 반격 단계와 대규모 FTX가 빠지면서 한미 연합태세와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한국군 핵심 군사 능력의 실전 검증이 불가능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전작권 조기 전환을 추진하겠다면서 연합훈련의 강도와 규모를 낮추는 것은 실전적 주도 역량을 쌓아야 할 시점에 그 기반을 스스로 좁히는 모순이다.◆대령급 건물에서 4성 사령관이 전구를 지휘하는 현실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사령관이 미래연합사령부를 최고의 전투사령부로 운용할 수 있으려면 지휘시설부터 전구급 규모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미연합사는 2022년 용산에서 평택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했다. 그런데 험프리스는 한반도 내 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건설된 기지일 뿐 처음부터 한미연합사 지휘소 이전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기지가 아니었다.용산에 있던 한미연합사가 2022년 이전하면서 미 8군 한국군지원단 본부 건물과 기지 건설을 위해 임시로 지었던 가건물을 리모델링해 지휘소로 사용하게 됐다. "사실상 대령급 지휘관이 쓸 규모의 건물에서 4성 사령관이 한반도 전구 작전을 지휘하고 있는 셈"이라는 조소가 나오는 이유다. -
- ▲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4월 22일(현지시각)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 "우리는 2029회계연도 2분기(한국 기준 2029년 1분기) 이전까지 해당 조건을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을 국방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1전구 2전구사령부 … 합참 對 미래연합사의 기형적인 이원 구조전작권 전환 이후 한미 상부 지휘 구조를 시급히 점검해야 할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2018년 한미 국방부 장관이 서명한 '전작권 전환 이후 연합방위지침'의 그림대로라면 전작권 전환 이후 한반도라는 하나의 전구에는 한국 합참과 미래연합사라는 두 개의 전구작전사령부가 동시에 존재하는 기형적 지휘체계가 된다.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 합참이 평시 작전과 전시 후방지역 작전을 맡고 지금의 한미연합사는 한국군 4성 장군이 이끄는 미래연합사로 바뀌어 전시 전방지역 전구작전과 전시에 대비한 평시 준비 활동인 CODA를 맡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전시와 정전 시기의 작전 책임이 분리되고 전방·후방 작전 책임지역이 나뉘며 평시 작전 권한까지 분산되는 이원적인 구조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한미 연합전력을 지휘하는 미래연합사령관과 한국군 전체를 총괄하는 합참의장 간의 상하 관계와 작전 책임이 교차·중첩돼 원활한 지휘·통제가 어려워질 우려도 크다. 한국군 위계상 합참의장이 미래연합사령관의 상급자이지만 전시에는 미래연합사령관이 한미 연합전력을 지휘하고 합참의장은 전략 수립과 지원에 머무르는 구조인 만큼 원활한 임무수행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에 군 안팎에서는 전작권 전환 과정에서 상부 지휘구조를 개편해 미래연합사령관에게 한국군 직책을 별도로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4캡과 4상급선 … 사령관보다 더 센 부사령관의 역설특히 현행 한미연합사 부사령관(한국군 대장)은 한국군으로서의 직책이 없지만, 한미연합사 사령관(미군 대장)은 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유엔군사령관·주한미군선임장교 등 네 개의 직책을 동시에 맡고 있다. 그런데 이 네 직책은 지휘받는 상급선이 각각 다르다. 한미연합사령관은 한미 국방장관과 합참의장들이 참여하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와 군사위원회(MC)로부터, 주한미군사령관은 인도·태평양사령부로부터, 유엔군사령관과 주한미군선임장교는 미 합참으로부터 지휘를 받는다.현재의 구상대로라면 한국군 4성 장군 몫인 미래연합사령관과 미국군 4성 장군 몫인 미래연합사 부사령관 사이의 지휘 권한이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부사령관은 한미 SCM과 MC를 지원하는 하위 상설 협의체인 한미 상설군사위원회(PMC)의 미군 대표이자 유엔군사령관을 겸직하게 된다.한국 미래연합사령관은 한미 합참의장과 주한미군·연합사령관이 전구급 현안·전작권 전환 조건·연합연습 등을 상시 조정·점검하는 창구인 PMC 참석 대상이 아니므로 전략적 의사 결정에서 배제된다.이와 관련해 함형필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지난해 6월 세종연구소가 개최한 포럼에서 "정전 체제 관리와 관련해 미래연합사령관이 부사령관의 지시를 받아야 하며 PMC로부터 전략지시와 작전지침을 받아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면서 "주한미군 전력에 대한 통제 권한은 주한미군사령관이 행사하게 되므로 한국 미래연합사령관의 미군에 대한 정보 의존 현상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결국 CODA 6개 권한을 실질적으로 이어받을 역량, 연합연습 설계·시행 체계, 연합작전계획 독자 수립 능력, 4성 사령관급 지휘시설, 합참의장과의 지휘관계 정립, 상부지휘구조 재설계 중 어느 하나도 완성 단계에 이르지 않은 상황에서 시점 경쟁만 앞세우는 것은 전작권을 얻고도 연합작전을 제대로 주도하지 못하는 역설을 자초하는 것이다.◆속도전의 끝, 미군 전략적 유연성과 韓 부담 확대이재명 정부가 펼치고 있는 전작권 전환 속도전이 초래할 수 있는 결과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구현을 위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다. 미국에 있어 전작권은 단순한 군사 지휘권을 넘어 동맹을 관리하고 비용을 분담시키며 중국을 억제하는 전략적 지렛대이기 때문이다.미국은 주한미군 지상군 일부를 감축 또는 재배치함으로써 유사시 전구 작전의 1차 책임은 한국군이 지고 미군은 전략자산 제공과 후방 지원에 집중하는 구조로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한국의 국방비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부담은 늘리고 미국은 적은 비용으로 기존 영향력을 유지하도록 결과적으로 방치한 셈이 돼 이재명 정부가 한미동맹의 불균형을 오히려 심화시켰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전작권 전환의 성패는 인위적인 시한 설정이라는 정치적 논리에 기반한 속도전이 아니라, 한반도 안보 지형에 부합하는 핵심 군사 역량의 확보라는 '조건'의 객관적 충족 여부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연합사를 최고의 전투사령부로 만드는 것이 전작권 전환 이전에 선결돼야 할 과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