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67기 예비역 소령, 국방부 앞 밤샘 시위"방첩사 해체, 검찰·국정원 개편과 같은 패턴"예비역 장성 출신 한기호·임종득 현장 응원한기호 "가처분신청·헌법소원·행정소송 불사"임종득 "국방부, 정책 연구 단계라며 기만"
  • ▲ 육군사관학교 67기 출신 김세진 미래생각 사무총장이 지난 10일부터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서 사관학교 통합 추진 반대 1인 밤샘 시위를 벌이는 모습.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 육군사관학교 67기 출신 김세진 미래생각 사무총장이 지난 10일부터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서 사관학교 통합 추진 반대 1인 밤샘 시위를 벌이는 모습.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유튜브 채널 '코리아세진'을 운영하는 김세진 미래생각 사무총장(육군사관학교 67기·예비역 육군 소령)이 지난 10일 오후부터 11일 현재까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서 이재명 정부의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추진에 반대하는 1인 밤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론·현장·세계 사례 무시하는 졸속·꼼수 사관학교 통폐합 국방 파괴 중단하라'는 대형 피켓을 든 김 사무총장은 "지난 10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사관학교를 통폐합하겠다며 해군사관학교를 찾아갔다. 하지만 정작 사관생도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말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며 "고등교육법상 대학 입시 전형 변경은 1년 10개월 전에 공지하도록 돼 있는데 이미 2028학년도 입시 계획까지 나와 있는 상황에서 사관학교 선발 체계를 졸속으로 바꾸겠다는 것은 법 취지도 우회하려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사관학교 통합의 배경에 대해 김 사무총장은 "현재 이재명 정권은 육군사관학교 '내란의 주역'으로 규정하는 프레임을 바탕으로 각 사관학교를 통폐합함으로써 군을 당(黨)의 군대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 해체, 검찰·국정원 개편과 같은 형식으로 육사를 지방으로 옮기고 통합 구조 속에 흡수해 입학생 감소와 위상 약화를 유도, 육사의 정치적·상징적 영향력을 자연스럽게 소멸시키려는 것이라는 것이다.
  • ▲ 유튜브 채널 '코리아세진'을 운영하고 있는 김세진 미래생각 사무총장(육군사관학교 67기·예비역 육군 소령)이 지난 10일부터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서 이재명 정부의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추진에 반대하는 1인 밤샘 시위를 벌이는 장면. ⓒ김세진 미래생각 사무총장 페이스북
    ▲ 유튜브 채널 '코리아세진'을 운영하고 있는 김세진 미래생각 사무총장(육군사관학교 67기·예비역 육군 소령)이 지난 10일부터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서 이재명 정부의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추진에 반대하는 1인 밤샘 시위를 벌이는 장면. ⓒ김세진 미래생각 사무총장 페이스북
    그의 1인 시위를 응원하고자 현장을 찾은 예비역 장성 출신 국회의원들도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은 12·3 비상계엄 이후 군을 당의 군대로 재편하려는 시도의 연장"이라며 "가처분신청·헌법소원·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육사 42기·예비역 육군 소장)은 "사관학교 통합이 대통령 공약이라는 이유로 짧은 시간 안에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사관생도 당사자, 현역 군인, 예비역,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고려할 때 절차상 심각한 문제이며 안보 자해 행위라는 점에서 북한 김정은이 가장 좋아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육군교육사령부 교육훈련부장을 지낸 임 의원은 "국방부는 이미 '국군사관학교 창설 추진 TF'를 훈령에 근거해 만들고도 마치 현재 정책연구가 진행 중이고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를 진행 중인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며 "한국국방연구원(KIDA) 정책 연구 보고도 받지 않았다고 하면서 TF를 가동하고 내부적으로는 어느 지역으로 사관학교를 이전할 것인지까지 사실상 정해 놓은 채 국민을 속이고 우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방식은 국방부가 스스로 지켜야 할 절차적 기준을 어기는 행위"라며 "국방부는 국회 국방위에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불러 설명을 요구했을 때도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합동성 강화·우수 자원 유치'라는 국방부 명분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국방부는 12·3 비상계엄 이후 여러 이유를 대며 사관학교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방부가 내세우는 명분인 '미래전 합동성 강화'와 '우수 자원 유치'는 모두 설득력이 없다"며 "합동성은 육·해·공군 각 자군의 특성과 교리를 충분히 이해한 장교들이 중령급 이후 합동부대에서 근무하며 축적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미 각 군 대학과 합동 교육 과정을 통해 영관급 장교 대상 합동 교육 체계가 갖춰져 있다"며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생도들을 한데 모아 통합 교육한다고 해서 합동성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육군 교육사령관과 육군본부 작전부장 등을 역임한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육사 31기·예비역 육군 중장)은 "사관학교를 통폐합하면 전문성이 강화돼 그 전문성에 의해 합동·통합작전이 이뤄져야 하는데 통합을 하면 오히려 그 전문성이 희석된다"며 "이러한 구조는 군 전투력을 합치는 데 마이너스가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 군 장교들은 소위로 임관해 대령으로 전역하기까지 약 30년 복무 중 90% 이상을 자군 부대에서 근무하고 합참·연합부대 등 합동부대 근무 비율은 5~10%에 불과하다. 장교 생활의 5~10%에 해당하는 합동성을 위해 사관학교 교육의 절반을 통합 과정으로 채우는 것은 거꾸로 된 구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 의원은 일본에서 방위대학 입학 후 일정 기간 육·해·공 구분 없이 교육을 받다가 원하는 군종에 배치받지 못한 학생 상당수가 전역을 선택하는 문제가 실제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이러한 문제를 알면서도 같은 모델을 한국에 들여오겠다는 것은 큰 넌센스"라며 "현재 통합 구상은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설계된 현행 교육·훈련 시스템의 원리를 사실상 무시한 채 정치 일정에 맞춰 교육 제도를 거꾸로 설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1988년 노태우 정부 당시 평시작전통제권(평작권) 환수와 통합군제 도입 여부를 함께 검토한 '8·18 계획' 작업에 참여했던 경험을 들어 "우리 군 전체 구조를 통합군으로 전환하지 않는 이상 사관학교만 통합군제식으로 바꾸는 것은 구조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니버시티는 종합대학, 칼리지는 단과대 개념이지만 사관학교는 직업을 먼저 정하고 교육을 받는 '아카데미'"라며 "전 세계 각 군 사관학교가 모두 '육군·해군·공군 아카데미'로 분리돼 있는 것은 장교라는 직업 목표를 분명히 정하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합쳐서 뽑아 놓고 나중에 군종별로 분류하겠다는 발상은 아카데미라는 개념과 맞지 않는다"고 짚었다.

    임 의원은 사관학교 지방 이전 구상에 대해서도 "사관학교를 통합해 서울이 아닌 지방에 두겠다는 구상은 지원자들의 수준 저하를 불러올 것"이라며 "국방대 이전 사례만 봐도 입지 변화가 지원자 구성과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이미 충분히 경험했다. 이를 알면서도 정반대 논리를 내세우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의원도 "사관학교가 혜택을 많이 받은 '엘리트 집단'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사관학교를 통해 우수한 군 인재를 선발하고 키워온 것"이라며 "그 혜택을 박탈해 다른 출신에게 나눠주겠다는 발상 자체가 군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육사가 특정 지역으로 이전되면 해당 지역 출신 입학생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져 장기적으로 군의 체질과 정치적 중립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의원은 "설령 정책의 방향이 옳다고 해도 충분한 연구와 검토 없이 서둘러 추진해선 안 된다"며 "장관이 '현장을 다니며 의견을 들었다'는 식으로 정당성을 포장하는 것은 일국의 국방부 장관으로서 너무 졸렬한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필요하다면 가처분 신청, 헌법소원, 행정소송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막아낼 것"이라면서 "안 장관도 국방부 장관 임기를 마치고 한 시민으로 돌아올 텐데 이 결정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어떻게 감당할지 스스로 돌이켜봐야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