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방송으로 김정은 사망설 '거짓' 판명…탈북자 출신 정치인들 '엉터리 정보력' 도마
  • ▲ '김정은 사망설'을 제기한 지성호(사진) 미래한국당 당선인은 2일 본지에
    ▲ '김정은 사망설'을 제기한 지성호(사진) 미래한국당 당선인은 2일 본지에 "나름대로 파악한 내용에 따라 (건강이상설에 대해) 말을 한 것"이라며 "향후 상황을 지켜보자"고 해명했다. ⓒ정상윤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이 2일 북한 방송을 통해 공개되면서 '식물인간설' '사망설' 등 김정은을 둘러싼 각종 추측이 모두 거짓으로 판명났다.

    김정은의 건강이상설을 주도적으로 제기한 지성호 미래한국당 국회의원 당선인, 태구민 미래통합당 당선인들이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특히 '유언비어' 수준의 출처가 불확실한 미확인 정보를 근거로 섣불리 의혹을 제기하며 혼란을 부추긴데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사망설은 지난 4월 불거졌다. 미국 CNN이 4월 21일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이 큰 수술을 받은 뒤 중태에 빠졌다며 건강이상설을 보도하면서다.

    탈북자 출신의 정치인들이 이 주장에 힘을 보탰다. 북한 외교관 출신으로 4·15 총선에서 당선된 태구민 미래통합당 당선인(강남을)은 4월 28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인도 이 같은 주장에 불을 지폈다. 그는 4월 30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사망한 것으로 보이고 (이를) 99% 확신한다"고 전했다. 지 당선인은 "지난 주말 수술 후유증으로 (김정은이)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심혈관 쪽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고, 수술로 인한 쇼크 상태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의 모습이 2일 보도되면서 지성호·태구민 당선인들의 주장도 설득력을 잃게 됐다. 북한 조선중앙방송, 조선중앙통신 등은 이날 아침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절인 1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이 준공식에 참석한 사진 등도 공개했다. 
  • ▲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제기한 태구민(사진) 미래통합당 당선인. ⓒ박성원 기자
    ▲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제기한 태구민(사진) 미래통합당 당선인. ⓒ박성원 기자
    통합당 출신인 무소속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도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심혈관 질환 수술한 것이 맞는 것 같다"며 "김 위원장 신변에 이상설이 제기될 만큼의 징후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앞서 4월 11일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15) 등 북한 주요 행사에도 나오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김정은이 수술에 실패해 건강이 좋지 않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원산에 체류 중이다' 등 다양한 분석을 내놨다.

    지성호 당선인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김정은이 공개활동을 재개한 데 대해 "(인터뷰 당시에는) 나름대로 파악한 내용에 따라 말을 한 것인데,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는 속단하지 말고 조금 지켜보자"고 해명했다. 청와대와 여권 일각에서 나오는 비판에 대해서는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전했다. 태구민 당선인은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