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관계자 "수술 안 했다"면서도 구체적 근거 안 밝혀… 전문의들 '동맥에 심혈관조영술' 의혹 제기
  • ▲ 잠적 후 20일만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 김정은의 손목에 바늘 자국으로 보이는 빨간 점이 포착됐다. ⓒ미국 북한전문매체 NK뉴스
    ▲ 잠적 후 20일만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 김정은의 손목에 바늘 자국으로 보이는 빨간 점이 포착됐다. ⓒ미국 북한전문매체 NK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청와대가 "수술받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음에도 관련 의혹이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일부 전문 의료인들은 김정은의 손목에서 전에 없던 흉터가 보인 것을 들어 '주삿바늘 자국'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그의 심장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3일 오후 '김정은의 태양절 행사 불참 원인은 분석됐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의 걸음걸이가 달라졌다며 수술을 한 것으로 추정한다는 보도가 계속되는데, 청와대의 판단은 지난번 '특이사항 없다'고 했을 때와 동일하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수술을 받았느냐, 안 받았느냐 하는 판단의 근거는 있다"면서도 "그 부분은 밝히기 어렵다. 정보기관에서도 그런 판단을 하고 있다"고 구체적 답변을 꺼렸다. 이어 '가벼운 시술도 받지 않은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

    통일부도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의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청와대에서 관련 입장을 밝혔다"며 "통일부 차원에서 따로 더이상 말할 내용은 없다"고 일축했다.

    김정은 손목 흉터, 20일 잠적기간에 생겨

    그러나 김정은의 심장건강과 관련된 의혹은 꼬리를 문다. 좁아진 심장혈관을 넓혀주는 스텐트 시술은 손목이나 다리혈관 등을 통해 이뤄진다. 지난 2일 공개된 영상에서 포착된 김정은의 손목 흉터는 그가 잠적 전 마지막 행보였던 지난달 11일 노동당 정치국회의를 주재할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다.

    심장내과 전문의들은 이 흉터와 관련 "의료행위로 굵은 주삿바늘이 들어가 만든 피부 구멍이 아물며 생긴 흉터"라면서 "이는 심장혈관조영술 시술과 관련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대한심혈관중재학회 김무현(동아대병원 순환기내과) 회장은 "흉터가 20일 만에 새롭게 생겼고, 모양과 위치로 봐서 요골동맥을 통한 심혈관조영술을 했을 때 생긴 흉터일 가능성이 80% 정도"라고 말했다.

    김정은의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 모두 심근경색으로 사망하는 등 가족력이 있는 데다, 폭식과 폭음으로 인한 고도비만과 줄담배 등도 심혈관계질환 유병률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신중' 기조 유지한 미국… "北 비핵화 입장은 똑같다"

    김정은이 정상적인 활동을 한다고 강조했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괜찮기를 바란다"고 하는 등 우려 섞인 반응으로 일관한 것도 김정은의 건강이상설이 확산한 요인 중 하나다. 이는 '북한에 특이동향이 없다'는 징후를 미국은 더욱 여러 시각에서 신중하게 판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ABC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김정은이 우한코로나 감염이나 심혈관질환을 겪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오늘 어느 것도 더 말할 수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꺼렸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 어떤 것에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우리의 임무는 똑같은 상태로 남아있다"며 북한 비핵화 의지를 재차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