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음악 경연대회…2022년 최하영 우승 이은 'K클래식' 저력 과시
  • ▲ 첼리스트 김태연이 3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보자르홀에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 첼리스트 김태연이 3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보자르홀에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리스트 김태연(20)이 세계 최고 권위의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한 번 K-클래식의 저력을 세계에 알렸다.

    30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벨기에 브뤼셀 보자르 공연장에서 폐막한 '2026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첼로 부문 시상식에서 김태연은 우승자인 에토레 파가노(23·이탈리아)에 이어 2위로 호명됐다. 이로써 한국은 2022년 최하영의 우승에 이어 4년 만에 첼로 부문 전 세계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달성했다.

    올해 콩쿠르에는 전 세계에서 185명의 젊은 첼리스트들이 지원했으며, 예선 영상 심사를 통해 한국인 5명을 포함한 64명의 참가자들이 본선에 참가했다. 치열한 예선과 본선, 준결선을 거쳐 12명이 결선 무대에 올랐으며, 김태연은 이들 중 최연소 참가자였다.

    이날 결선 진출자 중 가장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오른 김태연은 막중한 부담감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안토니 헤르무스가 지휘하는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춘 그는 콩쿠르 위촉 곡인 팡 만의 현대음악 '꽃의 소식에 바치는 네 개의 송가'와 비톨트 루토스와프스키의 첼로 협주곡을 연주했다.

    김태연은 금호문화재단을 통해 "준우승이라는 뜻깊은 결과를 얻게 돼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다. 한 달간의 여정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파이널리스트들과 음악을 나눈 소중한 시간을 통해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가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폴란드 차이콥스키 콩쿠르, 러시아 쇼팽 콩쿠르와 함께 역사와 권위 면에서 세계 3대 음악 경연대회로 꼽힌다. 1937년 창설된 이자이 콩쿠르(바이올린)를 전신으로, 벨기에 왕비의 후원 아래 1951년 지금의 명칭으로 바뀌었다. 벨기에 왕실의 주관 아래 매년 성악·바이올린·피아노·첼로 부문이 번갈아 열린다.

    역대 한국인 수상자로는 2022년 한국인 최초로 첼로 부문 1위를 거머쥔 최하영을 비롯해 조은화(2008 작곡), 전민재(2009 작곡), 소프라노 홍혜란(2011 성악)·황수미(2014 성악), 임지영(2015 바이올린), 바리톤 김태한(2023 성악) 등이 있다.

    2006년생인 김태연은 이미 국내외 클래식계가 주목해 온 스타다. 2020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했으며, 2024년 비톨트 루토스와프스키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이자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고 '그라베' 최고 연주상 등 9개 특별상을 싹쓸이했다.

    예원학교를 수석 졸업하며 '자랑스러운 예원인상'을 받은 그는 만 14세의 어린 나이에 미국 커티스 음악원에 합격했다. 현대차 정몽구재단의 장학생으로도 선정된 바 있으며, 게리 호프만·피터 와일리·전예진을 사사하며 커티스 음대 3학년 과정까지 마친 상태다.

    김태연은 콩쿠르 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직 어린 만큼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처럼 즐겁게 무대에 서서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의 저만의 개성을 보여주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김태연은 오는 2일 벨기에 워털루의 퀸엘리자베스 뮤직샤펠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해 벨기에 마틸드 왕비로부터 직접 상장과 2만 유로(한화 약 3500만 원)의 상금을 받는다. 이후 10일 브뤼셀을 시작으로 루벤, 하셀트, 브뤼허 등 벨기에 주요 도시에서 1~3위 수상자들과 함께 갈라 콘서트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