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15곳 석권" 자신했다가 "6곳 접전 예상" 선거 초 우세 … 막판 與野 지지율 격차 줄어'조작기소특검법' 논란 등 밴드웨건 효과 약화"李 스벅 저격에 무당층 반발 … 與에 치명적"
  •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를 하는 모습. ⓒ서성진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를 하는 모습. ⓒ서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을 파랗게 물들이겠다"며 압승을 자신했지만 선거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낙관론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여권발 각종 논란을 계기로 집권 세력에 대한 견제 여론이 확산해 유력 후보에 편승하는 '밴드왜건 효과'가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조작기소특검법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 이재명 대통령의 스타벅스 저격 등이 유권자의 막판 선택에 변수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서울·부산·대구·울산·경남·전북 등 6곳을 접전지로 예상하고 있다. 두 달 전만 해도 경북을 제외한 광역단체장 15곳을 가져갈 수 있다고 전망한 것과 비교하면 자신감이 한층 누그러진 모습이다.

    앞서 "15대 1로 우리가 경북만 빼고 다 승리할 것"이라고 말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사전투표 시작 전날인 28일 MBC 라디오에 나와 "13대3 정도면 민주당의 승리"라는 취지로 말했다.

    선거 초반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는 여당 후보가 우세한 결과가 많았다.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도와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이 이어지는 국면에서 이른바 대세에 여론이 몰리는 밴드왜건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날이 지날수록 여야 후보 간 격차가 좁혀지는 흐름이 이어졌다.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선거 초반 우세한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막바지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보였다.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 기간 직전 발표된 대구시장·부산시장·충남지사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여권 텃밭인 전북에서도 접전 구도가 형성됐다. 무소속인 김관영 전북지사 후보가 경쟁자인 이원택 민주당 후보를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유세 첫날인 지난 21일 여야 대표는 합동유세 현장을 찾아 유권자들에게 큰절을 올리며 표심에 호소했다. (왼쪽사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전 으능정이거리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대전역 서광장에서 큰절하는 모습. ⓒ뉴시스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유세 첫날인 지난 21일 여야 대표는 합동유세 현장을 찾아 유권자들에게 큰절을 올리며 표심에 호소했다. (왼쪽사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전 으능정이거리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대전역 서광장에서 큰절하는 모습. ⓒ뉴시스
    '민주당 압승론'에 제동이 걸린 가장 큰 원인으로는 보수·우파층의 결집이 꼽힌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는 평가다. 결정적인 계기는 민주당이 발의한 조작기소특검법이다. 특검이 이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를 가능하게 만들어 여론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이는 '셀프 면죄' '이재명 죄 지우기' 논란으로 확산됐다.

    이에 대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그동안 사고를 치면서 흩어져 있던 보수가 다시 결집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조작기소특검법이고 정청래 대표의 말 실수,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국민배당금 논란도 있었다"면서 "접전 지역이 늘어난 원인으로 볼 수 있지만 판세를 완전히 뒤집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역풍을 의식한 듯 민주당에 특검법에 대한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민주당은 선거가 끝난 뒤 처리하겠다고 응답했으나 특검법을 완전히 철회하지 않아 논란의 불씨를 남겨뒀다. 

    국민의힘이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이번 선거를 이 대통령의 재판 취소를 막아내는 선거로 규정한 국민의힘은 "오만한 정권 견제를 위해 투표장에 나와 달라"고 유권자에게 호소했다. 민주당의 '내란 종식' 프레임에 맞서 '정권 심판' 구호를 내세워 보수·우파층의 결집을 유도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최근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스타벅스와 무신사 등 연이어 기업을 저격하고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폐쇄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 중도층을 자극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 대통령의 강경 메시지가 진영 간 대립을 부추겨 중도층의 피로감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그랬는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2030세대를 때렸다. 스타벅스를 주로 소비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세대가 2030"이라며 "무당층과 중도층도 굉장히 반발했다. 민주당에 치명적인 부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스타벅스 때리기'로 촉발된 관제(官制) 불매운동을 반격 카드로 이용했다. 장동혁 대표는 "6월 3일은 소소한 일상, 커피 한 잔의 자유를 지켜내는 선거"라면서 민주당과 정부에 대한 '독재' 프레임을 강화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한 달 사이 대구·안동·김해·창원·부산 등 여권 험지로 꼽히는 TK·PK 지역과 전통시장을 방문해 '선거 개입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선거를 앞두고 보수·우파층의 결집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를 거론하며 "불법적인 관권 선거"라고 비판했다. 

    선거 막판 격전지가 늘어나면서 투표율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사전투표 시작 전날인 28일 "투표율이 높으면 무조건 국민의힘에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도 같은 날 "많이 투표하는 쪽이 이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권을 견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기는 하다"면서도 "중요한 건 국민의힘과 정권 견제론이 연결되지 않으면 유권자는 국민의힘 후보를 찍어봤자 견제를 못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