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노재팬 분위기서 구청 日 출장 거부일본 수출 규제 규탄하며 불매 운동도 지지코로나 여행 규제 막바지 직원 출장 "협력 구축"日 규제 풀리지 않은 상태 … 구청은 '적정'野 "근시안 표본, 이익따라 선택적 반일"
  • ▲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운데)가 성동구청장으로 재직하던 2019년 7월 30일 서울 서대문형무소 앞에서 일본 출장 거부와 일본 불매 운동 지지를 선언했다. ⓒ정원오 후보 페이스북
    ▲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운데)가 성동구청장으로 재직하던 2019년 7월 30일 서울 서대문형무소 앞에서 일본 출장 거부와 일본 불매 운동 지지를 선언했다. ⓒ정원오 후보 페이스북
    '노(NO)재팬' 광풍이 불던 당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성동구청장 신분으로 구청의 일본 출장 거부를 선언했지만 소속 직원들은 출장을 간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맞서겠다는 명분으로 일본 출장 거부를 내세웠으나 일본의 규제가 풀리지 않은 코로나 막바지 상황에서도 성동구청은 일정을 강행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후보는 2019년 7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희 성동구를 비롯한 52개 지방자치단체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를 규탄하는 '일본수출규제공동대응 지방정부연합'을 구성하고 일본 지역 공무 출장을 거부하며 시민들의 일본 제품 불매 운동과 일본 여행 보이콧을 적극 지지하고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시 문재인 정부와 일본 아베 정부는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대법원에서 개별 일본 기업에 대한 강제 징용 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 해결책을 두고 한일 정부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2019년 7월 1일 한국에 수출하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핵심 부품 3개에 대한 수출 규제를 발표했다. 2019년 8월 2일에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화이트리스트는 절차와 규제를 완화해주는 수출 관리 우대국 명단이다. 

    한일 정부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문재인 정부는 강경하게 반발했다. 문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를 제소했다. 좌파 진영을 중심으로 '노(NO)재팬 운동'이 일어났다. 일본 제품 불매와 함께 여행을 가지 않겠다며 SNS에서 인증이 난무했다. 정 후보도 이런 분위기에 따라 성동구청과 함께 노재팬 운동에 동참한 것이다. 
  • ▲ 성동구청 직원들이 2022년 8월 24일부터 26일까지 일본 오사카 출장을 다녀온 뒤 작성한 보고서. 일본 간사이 공항 입국 후 PCR 검사를 받았다. ⓒ성동구청
    ▲ 성동구청 직원들이 2022년 8월 24일부터 26일까지 일본 오사카 출장을 다녀온 뒤 작성한 보고서. 일본 간사이 공항 입국 후 PCR 검사를 받았다. ⓒ성동구청
    이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사실상 외국 여행이 중단됐다. 한국 정부는 2020년 3월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모든 외국 입국자가 14일 자가 격리 대상이 됐다. 이 조치는 2022년 4월까지 계속되다가 해제됐다. 사실상 외국 여행이 불가능한 시기였다. 

    일본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2020년부터 이어진 입국 규제는 2022년 3월에야 공무 출장이 일부 허용됐고, 2022년 10월이 되면서 모든 여행이 정상화됐다. 2022년 8월에는 자유 여행이 불가능했다. 

    공교롭게도 성동구청 직원들은 여행이 해제되는 시점에 일본 오사카로 출장을 갔다. 이 시기는 정 후보의 일본 출장 거부 선언의 명분이던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가 풀리기 전이다.

    일본 정부는 2023년 3월에 수출 규제를 해제했으며 같은 해 7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로 재지정했다. 한국 정부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철회했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실이 성동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성동구 공무국외출장 심사 의결서'에 따르면 성동구청 직원 3명은 2022년 8월 17일 일본 오사카 2박 3일 출장을 허가받았다. 성동구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는 '적정'으로 의결했다. 소요 예산은 348만 원이다. '동아시아 포용 도시 네트워크' 워크숍 참석이 이유다. 

    출장 보고서에는 같은 해 8월 24일부터 26일까지 출장 일정 등이 담겼다. 성동구청 스마트포용도시국장 등 3명이 출장자 명단에 올랐다. 출장 목적은 '성동구의 스마트포용도시 정책 사례 발표를 통해 도시 경쟁력 제고를 도모하고 동아시아(대만·일본·홍콩) 각 도시들과 정책 공유로 국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자 함'이라고 적었다. 

    이들은 오사카 간사이공항에 도착해 현지 PCR 검사를 진행했다고 명시했다. 현지 시찰에서는 사카이시 센보쿠 뉴타운을 '재건축을 통해 젊은 신도시 탈바꿈 사례'라고 보고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전형적인 '표리부동'이라고 지적한다. 정치적 이익에 따라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하고 '반일 코드'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이 사례는 노재팬 운동이 얼마나 근시안적인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자 정치적 이익에 따른 선택적 반일의 표본"이라며 "일본의 수출 규제 상황에 아무런 변화도 없었는데 자신이 한 말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신념 없는 사람이 어떻게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수장이 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뉴데일리는 정 후보 측 관계자들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로 답변을 요청했지만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