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감시자부터 키팅 선생까지…무대에서 만나는 시대의 얼굴들'타인의 삶' 재연, 7월 1일~9월 13일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죽은 시인의 사회' 초연, 7월 18일~9월 13일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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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스틸컷.ⓒ네이버 영화
최근 공연계에서는 스크린의 감동을 무대 위 생생한 현장감으로 옮겨오는 작업이 활발하다. 영화가 주는 시각적 화려함은 없더라도, 배우의 숨소리와 무대 장치가 만들어내는 압축된 에너지는 연극만의 특권이다. 영화를 원작으로 한 연극은 대중적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관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동시에 편집을 통해 자유로운 시공간 이동이 가능한 영화와 달리,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원작의 매력을 어떻게 새롭게 구현해낼지가 성패의 관건이기도 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올여름 많은 이들의 인생작으로 손꼽히는 두 편의 영화가 관객들을 찾아온다. -
- ▲ 연극 '타인의 삶' 캐스트 10인.ⓒ프로젝트그룹일다
◇ 차가운 감시 속에 피어난 인간애, 연극 '타인의 삶' 재연2007년 개봉한 독일 영화를 원작으로 한 연극 '타인의 삶'이 지난 공연의 호평에 힘입어 약 1년 8개월 만에 돌아온다. 2024년 11월 초연 개막한 '타인의 삶'은 오는 7월 1일~9월 13일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재연된다.원작 영화는 2007년 미국 아카데미, 2008년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등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석권한 수작이다. 연극은 배우이자 연출가인 손상규가 직접 각색했다. 손상규 연출은 영화의 정서를 충실히 따라가면서도 각 인물이 처한 상황과 선택을 입체적으로 해석하며 연극만이 줄 수 있는 밀도 높은 긴장감을 완성했다.작품은 베를린 장벽 붕괴 전, 동독에서 벌어진 예술가들에 대한 정부의 감청과 감시를 소재로 한다. 국가시스템의 충성스러운 부품이었던 비밀경찰 '비즐러'가 예술가 커플 '드라이만'과 '크리스타'를 감시하하면서 겪는 심리적 변화를 그린다.이번 재연은 초연의 주역들과 새로운 얼굴들이 조화를 이룬다. '비즐러'는 견고했던 사회주의 신념이 피감시자들의 삶과 예술을 목격하며 무너져 내리는 인물이다. 비밀경찰 게르트 '비즐러' 역에는 초연에서 활약한 윤나무·이동휘가 다시 출연한다.극작가 '게오르그 드라이만' 역에는 정승길과 함께 2021년 뮤지컬 '더 데뷜' 이후 5년 만에 무대로 복귀하는 장승조가 합류했다. 배우 '크리스타-마리아 질란트' 역은 우정원과 임수향이 처음 맡는다. 동독의 예술가들을 압박하는 '브루노 햄프' 장관 역에 김정호·김수현, 비즐러의 동료 '그루비츠' 역 이호철, '우도' 역에는 박성민이 분한다. -
- ▲ 연극 '타인의 삶'·'죽은 시인의 사회' 포스터.ⓒ프로젝트그룹일다·마스트 인터내셔널
◇ "오 캡틴, 나의 캡틴"…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7월 한국 초연"카르페디엠(현재를 즐겨라)", "오 캡틴! 나의 캡틴!" 등 명대사를 남긴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가 연극으로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난다.7월 18일~9월 13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공연되는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는 1989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이번 공연은 1990년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던 원작자 톰 슐만의 극본을 바탕으로 한 첫 번째 오리지널 정식 라이선스 프로덕션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2016년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인 후, 2024년 프랑스 파리 공연 당시 2년 연속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누적 관객 35만 명을 돌파했다. 한국 공연은 원작자가 직접 집필한 연극 대본을 사용해 영화의 서사적 완결성은 유지하되, 무대만의 현장감과 밀도 높은 호흡을 극대화할 예정이다.학생들에게 정해진 정답 대신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진정한 스승 '존 찰스 키팅' 역에는 배우 차인표·오만석·연정훈이 캐스팅됐다. 특히 차인표와 연정훈은 데뷔 이후 첫 연극 무대 도전에 나서며, 영화 속 로빈 윌리엄스가 보여줬던 따뜻한 감동을 자신들만의 색깔로 재해석한다.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실력파 창작진이 뭉쳤다. 조광화 연출을 필두로 영화와 공연을 아우르는 이동준 음악감독, '프레피 룩'의 정수를 보여줄 고태용 의상 디자이너가 참여해 1950년대 미국 명문 기숙학교의 분위기를 감각적으로 구현한다. -
- ▲ 연극 '타인의 삶' 공연 사진.ⓒ프로젝트그룹일다
엄현희 연극평론가는 "두 작품은 4050세대와 성별과 상관없이 두루 기억하며 추억하는 영화란 점이 돋보인다.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연극은 특정 팬덤에 의존하기보다 작품이 가진 서사의 보편성과 추억을 공유하는 전략을 통해 관객층의 스펙트럼을 전방위로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연극 시장의 주류 소비층은 2030 여성으로 대변돼 왔다. 그러나 상반기 공연계를 주도한 '라이프 오브 파이'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같은 해외 라이선스 내한 공연의 성과는 연극의 대중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전 세계적으로 검증된 원작 IP(지적재산권)는 연극을 생소하게 느끼던 일반 시민들에게도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엄 평론가는 "연극 장르의 관객층을 보다 넓게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획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타겟 연령층의 세분화와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원작의 변주를 통해 연극은 더욱 견고하고 넓은 관객 기반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