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기표 도장 상태 확인 과정서 투표지 노출선관위 "내용 미확인"…野 "노출만으로 공개"법조계 "고의·과실 불문, 공개된 투표지는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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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사전 투표 중 기표 도장 관련 문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기표된 투표지를 들고 기표소 밖으로 나온 일을 두고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국민의힘은 공개투표에 해당한다며 이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일부 시민단체도 무효투표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반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기표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던 만큼 유효표라는 입장을 밝혔다.이번 논란은 공직선거법상 비밀투표 원칙과 공개된 투표지 무효 규정의 적용 범위를 둘러싼 문제로 번지고 있다. 특히 단순히 투표지가 노출됐다는 사실만으로 무효표가 되는지, 실제 기표 내용 공개 여부가 판단 기준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
- ▲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민원실에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투표의 비밀침해죄' 혐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및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하기 앞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李 투표지 노출 논란 … 與 "해프닝"·野 "선거법 위반"논란은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발생했다.이 대통령은 기표소 안에서 투표하던 중 기표 도장이 반만 찍힌 것처럼 보인다며 기표된 투표지를 들고 기표소 밖으로 나왔다. 그는 선거사무원에게 "이렇게 찍혀도 괜찮으냐" "무효가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선거사무원은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들고 있던 투표용지가 방송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국민의힘은 공개투표에 해당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은 "대통령이 기표된 투표용지를 방송 카메라 앞에서 공개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국민의힘은 지난 30일 이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야권 일각에서는 현직 대통령이 특정 정당 또는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반면 민주당은 투표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 해프닝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기표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일 뿐 특정 후보에 대한 투표 의사를 드러내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선관위 역시 해당 사전투표관리관이 기표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점 등을 근거로 유효표라는 입장을 밝혔다. -
- ▲ 이재명 대통령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기표소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공개된 투표지는 무효' 규정 … 공개 범위 어디까지인가공직선거법은 투표의 비밀을 강하게 보호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167조 제3항은 "선거인은 자신이 기표한 투표지를 공개할 수 없으며 공개된 투표지는 무효로 한다"고 규정한다. 같은 조 제1항도 "투표의 비밀은 보장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이에 따라 이번 논란은 법이 금지하는 '공개'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에 집중되고 있다.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기표된 투표지를 들고 기표소 밖으로 나와 언론 카메라에 노출한 만큼 공개투표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선관위는 실제 기표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유효표라는 입장이다.공직선거관리규칙 제92조는 선거인이 기표한 투표지를 공개한 사실을 투표관리관이 발견할 경우 해당 투표지를 회수해 '공개된 투표지' 표시를 한 뒤 투표함에 투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다만 선관위는 투표지 노출 경위와 당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선거 현장에서도 기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선거사무원에게 문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결국 이번 논란은 투표지를 들고 나온 행위 자체보다 실제 기표 내용이 공개됐는지, 또 공직선거법상 '공개된 투표지'에 해당하는지를 둘러싼 법 해석 문제가 핵심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사전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 "공개투표 여부 쟁점" … "일반인이라면 무효"학계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의 핵심이 비밀투표 원칙을 훼손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있다고 보고 있다.황도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투표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면 선거사무원이나 투표관리관에게 문의할 수는 있지만, 그 과정에서도 기표 내용은 가려져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황 교수는 이번 사례가 공직선거법상 '공개된 투표지'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봤다.황 교수는 "공직선거법 제167조 제3항은 공개된 투표지는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조문상 고의·과실 여부를 따로 구분하고 있지 않다"며 "투표지를 펼친 상태로 들고 나와 타인이 볼 수 있는 상태가 됐다면 무효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선관위가 기표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이유로 유효표라고 판단한 데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황 교수는 "일반 유권자가 같은 방식으로 투표지를 펼쳐 들고 나왔다면 무효 처리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대통령이라고 해서 다른 기준이 적용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이어 "이번 논란을 계기로 투표지 공개 범위와 공개 판단 기준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지침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기표소 밖에서 투표지가 노출된 경우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