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합건물 증여 급증…강남·송파 등 주요 지역 확산세금으로 매물 유도했지만…현장선 증여·버티기 심화
-
- ▲ 서울 아파트 전경.ⓒ뉴데일리DB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한이 오는 5월 9일로 다가오면서 시장 내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세 부담을 높여 매물을 끌어내겠다던 정부 계산과 달리 현장 분위기는 매물 증가가 아닌 증여 확대로 번지는 모습이다. 집을 팔게 하겠다며 세금을 죄었지만 시장은 오히려 '증여'라는 우회로를 넓히며 응수하고 있다. 정책의 지향점과 시장의 실제 움직임이 엇박자를 낸 셈이다.8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합건물 증여 건수(등기 기준)는 1345건으로 2022년 12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국 기준 역시 5094건으로 같은 기간 가장 많았다.지역별로는 △서울 강남구(82건) △송파구(81건) △노원구·마포구(각 80건) △서초구(77건) 순으로 증여가 활발했다. 정부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공식화한 시점과 증여 증가가 맞물리면서 다주택자들이 매도 대신 '가족 간 이전'을 택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관측이다.이러한 기류를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재연장 기대에 대해 "오산"이라며 선을 그었다. 시장에는 더 이상 유예를 기대하지 말라는 강한 메시지가 전달된 셈이다.하지만 시장은 정부의 의도대로 매물을 내놓기보다 '지금 팔면 손해'라는 실익 계산에 몰두하는 양상이다.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매도와 증여를 함께 저울질하는 흐름은 짙어졌다. 5월 9일이 지나면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p), 3주택 이상은 30%p가 중과되는 탓에 세 부담 변화는 상당하다. 보유 가치가 높은 자산일수록 헐값에 넘기는 급매보다 증여나 관망 쪽으로 돌아서는 기류가 역력하다. 정책은 매물 출회를 기대하지만 현장의 체감은 정반대인 이유다.더 큰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 반응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세금으로 집을 내놓게 만들겠다는 접근은 과거에도 거래 활성화보다 관망이나 증여 같은 우회 선택을 키운 적이 적지 않았다.이번에도 정부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유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한 건에도 유예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보완 조치는 시장에서 매도 유도가 아닌 '시간 벌기'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자칫 '매물 잠김'과 '증여 증가'라는 역효과만 키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진다.
정부 안팎에서 엇갈리는 세금 메시지도 시장 혼선을 키우는 대목이다. 여권 일각에선 7월 보유세 강화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청와대는 "계획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은 분명히 하면서도 보유세를 둘러싼 신호는 엇갈리면서, 시장의 관망세만 더 짙어지는 분위기다. 이 같은 혼선이 이어질수록 시장은 더욱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조세 정책 핵심은 강도가 아니라 예측 가능성이다. 어떤 세금을 언제, 누구에게, 왜 부과하는지 명확해야 시장도 비로소 움직인다. 그러나 지금처럼 강경한데 로드맵이 흔들리면 매물은 잠기고 관망과 증여만 늘어나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다.세금은 시장을 교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그 수단이 목적을 거스르기 시작했다면 지금 필요한 건 더 센 경고가 아니라 정책 설계의 내실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