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원 의원, 국감에서 '김건희-노관규' 유착 의혹 제기조 의원 "노관규 청탁으로 사업 예산 대폭 증가" 주장김건희 후원한 컴투스 관계사 로커스는 '앵커기업' 선정金 유착 의혹 불거진 회사가 투자한 업체 선정은 우연?로커스 측 "컴투스와 아무런 관련 없어" 반박
  • ▲ 김건희 여사. ⓒ뉴데일리 DB
    ▲ 김건희 여사. ⓒ뉴데일리 DB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와 노관규 전남 순천시장 간의 유착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된 '순천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사업에 김씨에게 억대 후원을 했다 특검 수사 대상에 오른 컴투스그룹 측이 거액을 투자한 로커스가 관여된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에 위치한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로커스는 컴투스그룹 계열사와 관계사들이 대거 투자를 진행해 지분을 보유 중인 기업으로 순천 애니메이션 클러스터에 입주하는 기업의 대표격인 '앵커기업'으로 선정된 상태다. 앵커기업은 특정 산업이나 지역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핵심기업을 뜻한다. 

    공교롭게도 김씨에게 검찰 수사 무마 대가로 거액을 후원한 의혹으로 김건희 특검 수사 대상에 오른 컴투스그룹 관계사가 수천억대 예산 배정 과정에 김씨의 개입 의혹이 불거진 사업에서 핵심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3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설립한 로커스는 지난해 3월 순천시와 순천만국가정원 국제습지센터에서 'K-디즈니 순천' 완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순천시는 해당 업무협약 후 보도자료를 내고 로커스가 본사를 서울에서 순천으로 이전할 것이며 순천시에 16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관련 업계에서는 재무 상황이 여의치 않은 로커스가 과연 순천시 발표 대로 해당 사업에 거액을 투자할 여력이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됐었다.
  • ▲ 송병준 컴투스 의장. ⓒ벤처기업협회
    ▲ 송병준 컴투스 의장. ⓒ벤처기업협회
    ◆국감서 '김건희-노관규' 유착 의혹 제기…예산 7배 증액 미스터리

    순천시는 순천만 일대에 약 390억 원을 투입해 애니메이션·웹툰기업을 유치하고 창작·체험공간을 조성하는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순천시는 해당 사업의 앵커기업으로 로커스를 선정하고 내년부터 클러스터 조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하지만 해당 사업은 사업을 기획한 노 시장과 김씨 간의 유착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각종 의혹과 구설에 휘말리게 됐다.

    앞서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여수시을)은 지난 14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사업 예산이 부적절하게 증액됐다며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노 시장 간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관련기사: 문체부 국감서 제기된 '김건희-노관규 유착 의혹' … "300억이던 순천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사업비 2000억으로 늘어">

    지난 2023년 3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에 윤 전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김씨에게 순천시 관계자가 반복 브리핑을 해 당초 300억 원에 그쳤던 애니메이션 예산을 2000억 원으로 7배 가까이 늘렸다는 의혹이다.

    조 의원은 문체부의 애니메이션 예산이 늘어나면서 순천시가 애니메이션 클러스터로 끌어올 수 있는 예산도 덩달아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국감장에서 이에 대한 증거로 노 시장이 같은해 9월 순천의 한 교회에서 연설을 하는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서 노 시장은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가 김건희 여사라고 그런다. 그럼 브리핑해야 할 거 아니냐. (브리핑한 뒤)300억짜리가 2000억짜리로 늘었다"며 자신의 성과를 홍보했다.

    조 의원은 국감에서 해당 브리핑 이후 김씨가 박보균 당시 문체부 장관과 통화를 나눈 정황도 공개했다. 김씨가 노 시장의 부탁을 받고 박 전 장관에게 지시해 문체부 애니메이션 예산을 늘린 것 아니냐는 취지다.

    이에 대해 노 시장 측은 조 의원의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며 해당 사업 추진과 관련해 어떤 청탁도 오간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 ▲ 김영록 전남도지사(가운데), 노관규 순천시장(왼쪽), ㈜로커스 홍성호 대표이사(오른쪽)가 지난해 2월 29일 순천만국가정원에서 'K디즈니 순천' 도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남도
    ▲ 김영록 전남도지사(가운데), 노관규 순천시장(왼쪽), ㈜로커스 홍성호 대표이사(오른쪽)가 지난해 2월 29일 순천만국가정원에서 'K디즈니 순천' 도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남도
    '김건희 후원'한 컴투스 투자사 '앵커기업' 선정…우연인가, 필연인가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해당 사업에 김씨가 윤 전 대통령 당선 이전에 운영했던 전시기획사인 '코바나컨텐츠'에 대가성 후원을 한 의혹이 제기돼 김건희 특검의 수사 대상에 오른 컴투스그룹이 거액을 투자한 회사가 관여됐다는 점이다.

    실제 순천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사업의 '앵커기업'인 로커스는 송병준 컴투스홀딩스 의장의 친동생인 송재준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컴투스의 핵심 계열사인 '크릿벤처스'를 비롯해 '위지윅스튜디오'와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 등 컴투스 관계사들이 대거 투자를 진행한 회사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로커스는 설립 초기부터 컴투스그룹과 각별한 인연을 맺어 온 것으로 잘 알려진 업체"라며 "로커스 설립 초기부터 투자를 해 온 컴투스그룹 측은 로커스가 좋은 실적을 내고 상장에 성공할 경우 큰 이득을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건희 특검팀은 송 의장이 김씨의 코바나컨텐츠에 대가성으로 억대 후원을 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컴투스는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열린 코바나컨텐츠 기획 전시회에 2억2000여만 원을 협찬했다.

    특검팀은 당시 회사의 주식을 신고하지 않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를 받고 있던 송 의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기 위해 김씨에게 대가성 후원을 한 것이 아닌 지 의심하고 있다.

    해당 시기 윤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김씨 후원 이후 송 의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특검팀은 송 의장이 지난 2022년 5월10일 열린 윤 전 대통령 취임식에 김씨 명의로 초청된 점과 관련해 송 의장이 김씨와 지속적으로 인연을 맺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김건희에게 대가성 후원을 한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기업이 김건희와 유착한 의혹이 불거진 사업에 참여한 기업과도 관련이 있다는 점은 다소 오해를 살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순천시 측은 "사업 담당자가 출장을 나가 자리에 없어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로커스를 앵커기업으로 선정한 배경에 대해 답을 피했다.

    홍성호 로커스 대표는 "컴투스는 재무적 투자자지 전략적으로 같이 하고 있는 것은 없는 상태"라며 "뉴스를 통해 컴투스나 김건희 여사, 순천시 유착 의혹을 보긴 했지만 우리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컴투스 측도 "터무니 없는 의혹 제기이며 순천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사업 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 ▲ ⓒ로커스
    ▲ ⓒ로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