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10시 이후 교습 시간 위반 신고 포상금 100만 원 상향 공지학생들 "학원 문 닫아도 위층 스터디카페로 이동""현장 강사 "10시 이후 스카 가는데 학원만 단속…형평성 어긋나"전문가들, '규제 실효성' 두고 찬반 의견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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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학원가 상가 안내판. ⓒ임찬웅 기자
"10시에 학원 문이 닫히면 위층에 있는 스터디카페로 가요"지난 2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이른바 '교육 특구'로 불리는 목동의 학원가는 해가 지자 곳곳에 현란한 학원 간판들이 LED 불빛을 내뿜는다. 건물 전면은 국어·영어·수학과 입시 컨설팅 등 온갖 학원 간판들이 빈틈없이 가득 찼다.학원가에서 만난 고등학교 2학년 임모(19)군은 "현재 5개 정도의 학원에 다닌다"며 "10시가 지나면 일단 선생님 지시에 따라 전부 퇴실하지만 곧바로 같은 건물 5층에 있는 스터디카페로 직행한다"고 말했다.30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17일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를 공지했다. 교육부는 해당 공지를 통해 교습비 초과 징수와 오후 10시 이후 등 교습 시간 위반, 무등록·미신고 교습행위 등에 대한 신고포상금 상한을 대폭 인상한다고 밝혔다.주요 내용으로는 ▲미신고 교습행위 신고 포상금은 현행 20만 원에서 200만 원 이내로 ▲오후 10시 이후 교습시간 위반과 교습비 초과징수에 대한 신고 포상금은 현행 1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상향 조정될 방침이다.이에 목동 등 주요 학군지 학원가는 비상이 걸렸다. 목동의 한 학원에 재직 중인 관계자는 "교육부의 포상금 인상과 관련해 학원 측에서 공문을 발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2~3회 이상 적발되면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어 철저히 지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간고사 등 학교 시험기간에는 수시로 단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목동의 또 다른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학년 박모(18)양은 "학원 6개를 다니는데 10시 이후에는 다 문을 닫는다"며 "수업이 끝나고 남아서 선생님한테 따로 질문하는 상황도 적발되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양은 "보통 학원이 끝나면 집에 가서 공부하거나 스터디카페에 간다"고 설명했다.목동의 한 공립 중학교에 재학 중인 2학년 김군도 "현재 자율형 사립고등학교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고 학원을 5개 정도 다닌다"며 "보통 학원이 끝나면 집에 가서 추가적인 공부를 한다"고 말했다. -
- ▲ 2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상가에 학원들이 몰려있다. ⓒ임찬웅 기자
◆학원가 "학파라치 수익원 전락 … 실효성 없는 감시 사회 조장"한국학원총연합회는 교육부가 입법 개정을 공고한 날 "교육부의 이번 입법예고는 학원인에 대한 모욕이자 감시 사회 조장"이라며 해당 개정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연합회는 "이번 신고포상금 인상 개정은 대한민국의 각종 행정 위반 신고포상금 제도 중 단일 개정 기준 최고 수준"이라며 "법의 근거와 형평성 모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이어 "과거 포상금제도는 입법 취지와 달리 이른바 '학파라치'라는 전문 신고꾼의 수입원으로 전락하는 부작용을 낳았다"며 "포상금이 고액화되면 '교습비 고지 의무 위반' 등 단순 행정 착오조차 악의적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연합회는 ▲학원법 시행규칙 개정안 즉각 철회 ▲교육부와 연합회 간 협의 및 현장 의견 수렴 절차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유원 연합회 회장은 "학원인들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올바른 교육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부는 소통 대신 '감시와 처벌'이라는 칼날을 빼 들었다"며 "이번 개정안을 강행할 경우 전국 학원인들과 연대해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현장의 학원 관계자 역시 대부분 이번 시행 예정인 입법 개정안에 대해 실효성 문제를 제기하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목동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30대 고병휘씨는 "굳이 제한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시험 기간 대다수 학생은 수업이 끝나면 집 근처나 학원 근처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한다"고 설명했다.고씨는 "10시 이후 공부가 비윤리적이라면 같은 맥락으로 학생들이 스터디카페 출입도 금해야 하지 않나"라며 "새벽에도 카카오톡 등으로 학생들 질문이 쏟아지는데 이것 역시 금할 것인가"라고 덧붙였다.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강사는 "이미 교육청이 수시로 불심검문을 하는 상황"이라며 "'학파라치'역시 눈에 불을 켜고 있어 10시 이전에 수업을 끝내고 귀가시킨다"고 토로했다. 이어 "학생들 역시 10시 이후에도 공부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에 살았기 때문에 야간 수업 금지에 별 생각이 없는 것 같다"며 "대부분 담담한 분위기"라고 전했다.교육부의 입법 개정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학생도 있었다. 목동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1학년 진모(18)군은 "10시 이후에도 일부 선생님들은 귀가한 학생들을 팀 채팅방으로 불러 추가 공부를 시켜주기도 한다"며 "어차피 학생들은 스터디카페에 가거나 따로 공부하는 상황이라 단속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 ▲ 2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상가에 학원들이 몰려있다. ⓒ임찬웅 기자
◆"규제 타당성 부족" vs "민간 감시 기능 강화"교육부의 이번 조치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실효성과 정책적 타당성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시간 외 수업을 하면 안 된다는 규제는 제도의 타당성 자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수험생 중에 10시에 자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말했다. 이어 "규제나 통제 위주의 정책은 결코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다"며 "리스크가 부담되니 운영자 입장에서는 돈을 많이 물어야 해 암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 이런 식의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정부나 지역 교육청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는지에 따라 실효성이 달라질 수 있다"며 "현재 교육지원청의 일부 지원 인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잘 시행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양 교수는 "정부가 혼자 하기 어려우니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대학이 협약을 맺어 대학생들에게 알바나 사회봉사 차원에서 관련 적발을 하게 하는 방안이 있다"며 "대학생은 학원을 다녀봐서 곳곳의 사정을 잘 알 것이고, 보상금이 들어오면 공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