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국감서 조계원 의원, '김건희-노관규' 유착 의혹 제기조계원, "김건희, 순천시정 관여해 국정 농단"…노관규 "천부당만부당"29일 2차 증인 소환된 노관규, 업무 사유로 불출석최휘영 문체부장관 "조 의원 제기 의혹 사실이라면 문제"순천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사업비 고액 증액 의혹 증폭
  • ▲ 노관규 순천시장. ⓒ연합뉴스
    ▲ 노관규 순천시장. ⓒ연합뉴스
    전남 순천시(시장 노관규)가 추진하는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사업 등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씨와 역술인 '천공'의 관여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의혹은 지난 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여수시을)의 문제 제기로 불거졌다.

    조 의원은 당시 국정감사에서 자신이 증인으로 불러 출석한 노 시장을 향해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사업 예산 증액 의혹을 제기하며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노 시장 간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순천시는 원도심과 순천만 일대에 약 390억 원을 투입해 애니메이션·웹툰 기업을 유치하고 창작·체험 공간을 조성하는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지난해 10월 행정안전부 지방 재정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는 대규모 국비 지원을 이끌어냈고 이후 해당 사업 예산 증액 과정에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지난 2023년 3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한 윤 전 대통령에게 애니메이션 사업 브리핑이 진행된 후 윤 전 대통령이 가뭄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순천시 관계자가 김씨에게 반복 브리핑을 해 당초 예산 300억 원에 그쳤던 애니메이션 예산이 2000억 원으로 무려 7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주장이다.

    김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한경아 연출가가 박람회 개막식을 연출하게 된 경위도 도마에 올랐다. 한 연출가는 주 1회 출근하고 1000만 원에 가까운 급여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임금 과다 책정 논란도 불거졌다.

    이에 대해 노 시장은 "개막식 당시 현장을 찾은 대통령 부부에게 지역 현안을 보고하는 건 시장의 역할이자 의무"라며 "총감독 선임은 실무진이 진행한 일이고 한 연출가가 김씨의 측근이라는 사실도 몰랐다"고 반박했다.

    조 의원은 해당 국감에서 지난 2006년 6월 21일 경제자유구역개발사업을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에 포함한다는 내용의 건설교통부의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입법 예고가 있었다는 자료를 제시하며 "순천 신대지구 개발이익이 제대로 환수되지 못하고 중흥건설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게 만든 책임이 노 시장에게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증인으로 출석한 노 시장은 조 의원의 주장들에 대해 "천부당만부당하다"며 전면 부인했다. 또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시행령의 변경에 관해서는 순천시 공무원으로부터 보고 받은 바도 없고 알지도 못했다"고 부인했다. 승인 권한 역시 "순천시장이 아니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조 의원은 "노 시장이 정원박람회 등 시민의 이익보다 업자의 이익 및 사익을 위했다"고 지적하며 조형물 설치 과정에 "천공의 조언을 받았느냐"는 등 따져 물었다. 노 시장은 "천공은 알지도 못하고 사익을 취했다는 것도 천부당만부당한 말씀"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조 의원은 ▲하수종말처리장 위탁사업자 선정 ▲신대지구 개발이익환수 ▲순천만 국가정원 내 평화의 염원을 담은 도보 다리 철거 ▲남문터광장 시설물 철거 ▲그린 아일랜드 조성 ▲순천 K-디즈니 사업 캐릭터 선정 등 순천시 현안들을 쏟아내듯 비판했다.
  • ▲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김건희 순천시정 개입 의혹' 제기…'애니메이션 클러스트' 사업 예산 7배 증액 미스터리

    조 의원 측은 29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도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하고 면밀하고도 철저한 조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차 증인으로 소환된 노 시장이 순천시의회 시정 질문 일정을 사유로 출석을 거부한 채 진행된 이날 종합감사에서 조 의원은 "노 시장은 지난 14일 국감에서 증인 선서를 한 채 증언대에 섰음에도 거짓으로 일관했다"며 "오늘(29일) 위원회 증인신문이 종료될 때까지 노 시장이 출석하지 않는다면 지난 국감에 출석해 위증한 부분과 (노 시장의)범죄 혐의에 대해서 위원회 차원에서 고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촉구했다.

    조 의원은 "노 시장은 순천 신대지구 개발이익이 순천시민이 아닌 중흥건설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게 한 장본인"이라며 "지난 14일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개발이익 환수 관련 입법 예고 사실을 모른다'고 하면서 '승인권자는 경제자유구역청'이라고 거짓말하며 자신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해 위증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당시 시청 속기록을 확인한 결과 신대지구 사업에 대해 시청 담당 국장들도 보고했고 노 시장은 직접 시위에 나가 신대지구사업에 대한 시정연설까지 했다"며 "경제자유구역청에 승인 권한이 넘어간 것은 2008년이고 2006년 사업 승인 당시 재경부에 사업신청은 순천시가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개된 장소에서 자기 입으로 자랑한 김건희표 예산까지도 14일 구감에서 부정했다"며 "민간인 신분인 김건희를 꼬셔서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예산을 받아내려 한 것 자체가 국정농단 범죄다. 국정감사 증언대에서 이를 거짓 진술한 것 역시 위증의 범죄다"고 꼬집었다.

    또 "2018년 판문점 도보다리를 재현해 국비와 지방비 349억 원이 투입된 문체부가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우수상을 수여한 '순천부 읍성 남문터 광장' 리모델링에 대해서도 시장의 독단으로 조형물이 철거됐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노 시장은 역사성과 효용성이 없다는 주관적인 판단으로 (남문터 광장 시설물을) 철거하고 애니메이션 웹툰센터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을 진행하면서도 시의회에서 어떠한 동의절차도 받지않았다"며 "이는 위증이고 지방자치법과 공유재산법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이날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상대로 순천시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사업 국비 지원 과정 등에 대해서도 집중 질의했다.

    조 의원은 국감장에서 지난 2023년 9월 순천의 한 교회에서 한 노 시장의 발언 장면이 담긴 영상을 틀면서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사업 추진 과정에서 문체부 예산안 증액의 미스터리, 국가 정원 습지센터로 무리하게 사업지가 확장한 것, 리모델링을 빙자해 남문터 광장 시설물을 철거하고 예산을 낭비한 의혹을 풀 수 있는 출발점이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이 공개한 영상에는 노 시장이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가 김건희 여사라고 그런다. 그럼 브리핑해야 할 거 아니냐. (브리핑한 뒤)300억짜리가 2000억짜리로 늘었다"며 자신의 과업을 홍보하는 모습이 담겼다.

    조 의원은 김씨와 당시 박보균 문체부 장관의 통화 등을 근거로 "김건희 인사 개입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느냐"고 최 장관에게 따져 물었고 최 장관은 "사실이라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짧게 답했다.
  •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및 산하기관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및 산하기관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