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첫차 앞당겨 출근길 공백 해소미화원·대리기사 등 근로자 만족도↑AI 주행·실시간 안내…안전성 강화
  • ▲ 30일 오전 3시 30분 차고지에서 출발한 A504 자율주행버스가 서울 금천구청·금천경찰서 정류장에 도착했다. ⓒ임찬웅 기자
    ▲ 30일 오전 3시 30분 차고지에서 출발한 A504 자율주행버스가 서울 금천구청·금천경찰서 정류장에 도착했다. ⓒ임찬웅 기자
    30일 새벽 3시 30분. 금천구청에서 출발해 시청역으로 향하는 '자율주행버스' A504번에 직접 탑승해 봤다. 대부분의 사람이 잠든 이른 새벽, 남들보다 먼저 출근하는 근로자를 위해 운행을 시작한 A504번은 서울 도로를 가로질러 운행되고 있었다.

    현재 시는 금천에서 세종로 방면으로 향하는 A504번을 포함해 각각 은평~양재로 향하는 A741번, 도봉~영등포역으로 향하는 A160번, 상계에서 고속터미널 방면으로 운행하는 A148 등 서울 권역을 잇는 총 4개의 노선을 운행 중이거나 운행을 앞두고 있다.

    시는 자율주행버스를 도입한 취지로 대중교통의 첫 차 시간인 오전 4시보다 30분 먼저 출발하는 버스를 운행해 환경미화원 등 새벽에 주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일터에 원활히 출근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자율주행 전문기업 에스유엠 관계자는 "미화원 등 주로 새벽에 출근하는 분들을 위한 공공의 목적이 제일 크다"며 "새벽에 일하시는 분들이 조금이나마 더 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는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는 요금을 받지 않고 있다.
  • ▲ A504 자율주행버스 내부에 설치된 전광판에 버스 자율주행 여부, 속도, 실시간 위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임찬웅 기자
    ▲ A504 자율주행버스 내부에 설치된 전광판에 버스 자율주행 여부, 속도, 실시간 위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임찬웅 기자
    ◆"교통 사각 메운다" … 새벽 출근길 위한 자율주행

    이날 A504번에 탑승한 승객들은 입을 모아 일터에 출근하기 위해 버스에 탔다고 말했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거주중인 60대 조모씨는 "대리일을 하다 보니 보통 새벽 시간에 출근하는데 그 전까지는 N61 등 야간 버스를 이용하곤 했다"며 "가뜩이나 교통수단이 부족한 시간에 하나라도 더 다녀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구 명동에서 근무 중인 70대 박경희씨는 "항상 이 시간대에 N버스(심야버스)를 이용하는데, 자율주행버스를 운행한다는 이야기를 어제 처음 들었다"며 "새벽 근무자 입장에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탑승한 A504번의 내부는 쾌적했다. 좌석은 총 31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좌석별로 안전벨트가 설치되어 있었다.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입석은 금지된다. 승객이 자리에 앉은 뒤 안전벨트를 착용하자 버스는 움직였다.

    차량 지붕에는 주행 상황과 자율주행 여부를 확인하는 내용이 담긴 LED 전광판이 두 대 설치돼 있었다. 전광판에는 버스의 주행 속도와 실시간 도로 진행상황을 보여주고 있었다. 또 버스 운전사가 앉은 좌석 뒷면에는 모니터가 설치돼 있어 실시간 자율주행 여부를 승객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또 버스에 동석한 에스유엠 관계자는 승객들이 승하차할 때마다 이 사실을 안내하고 있었다. 차량 외부에 설치된 카메라를 이용해 운행하는 자율주행 기술 특성상 급제동이 걸릴 수 있어 이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 ▲ 30일 오전 A504 자율주행버스를 운행 중인 최성문씨가 본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찬웅 기자
    ▲ 30일 오전 A504 자율주행버스를 운행 중인 최성문씨가 본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찬웅 기자
    ◆급제동·수동 전환 이어져 … 기사·동승 인력 직접 대응

    이날 A504번은 두 차례 급제동이 걸렸다. 자율주행차량은 교차로 진입 직전 황색등으로 신호등이 바뀌는 이른바 '딜레마 존'에서 사고 방지를 위해 급정거를 하도록 설계됐는데, 딜레마 존에 차량이 진입하자 인공지능(AI)이 늦게 반응해 급제동이 걸렸다.

    어린이보호구역이나 2차선 도로 등 자율주행이 힘든 일부 지역에서는 긴 버저음이 나온 뒤 수동 운행에 돌입했다. 수동 운행으로 전환 시 운전사는 목소리로 승객들에게 알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차량 내부에는 버스 운전사와 에스유엠 관계자 등 총 2명이 승객들의 승·하차를 유도했다.

    에스유엠 관계자는 자율주행버스에 동승하는 이유로 "버스가 하차하기 전 좌석에서 일어나려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안내 역할을 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승객이 하차 직전 자리에서 일어나자 버스 운전사와 에스유엠 관계자는 승객에게 완전 정차 후 버스에서 내려달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이렇듯 승객들은 자율주행이 신기한 듯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하기도 했다. 

    오전 4시 40분, 어느덧 버스는 금천구를 지나 종점인 시청역에 도착했다. 승객들은 저마다 일과를 위해 피로를 뒤로 한 채 각자의 일터로 향했다.

    버스를 운전하는 30대 최성문씨는 "어제가 자율주행버스 운행 첫날임에도 시가 홍보를 한 덕에 많은 손님이 탑승했다"며 "어떤 시민은 (자율주행) 버스 탑승 전 멀미가 날 것 같다고 말했는데 막상 탑승해보니 편안했다고 말씀하셨다. 많은 노동자들이 이 버스를 탑승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