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기소' 증거 없이 특검 추진 공식화김성태·방용철, 국조서 기존 진술 유지법무부 별도 조사까지 … 수사팀 전방위 압박법조계 "정치 권력 앞세운 재판 흔들기"
  • ▲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이종현 기자
    ▲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지난달 30일 결과보고서 채택을 끝으로 실질적 활동을 종료했다.

    이렇다 할 '조작기소'의 결정적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은 특위 활동 종료 직후 특검을 추진하겠다며 수사 재개를 예고하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진술 번복 등 핵심 증거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의 무리한 특검 추진이 결국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를 끌어내기 위한 수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 ▲ 정성호 법무부 장관. ⓒ이종현 기자
    ▲ 정성호 법무부 장관. ⓒ이종현 기자
    ◆ '스모킹건' 없이 특검 수순 … 李 공소취소 포석 논란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국조특위 청문회에서도 검찰의 회유 및 압박으로 기존 진술이 조작됐다고 볼 만한 결정적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핵심 당사자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은 청문회장에서 기존 법정 진술을 반복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28일 국조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이 대통령과의 공범관계를 부인했다. 

    그는 이 대통령과의 접촉 여부에 대해서도 "만난 적 없다"며 "대가를 받은 것도 없고 상대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이 회유 정황으로 제기해온 '연어술파티' 의혹에 대해서도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정확히 술을 먹지 않았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방 전 부회장도 대북송금 의혹의 핵심 진술을 뒤집지 않았다. 방 전 부회장은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북한 공작원으로 알려진 리호남을 만나 이 대통령 방북 비용 명목의 70만 달러를 전달했다"는 취지의 기존 주장을 유지했다.

    다만 민주당은 국조특위에서 '조작기소'를 입증할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에도 "국조특위 활동이 마무리되는 즉시 특검을 신속하게 추진해 모든 진실을 남김없이 밝혀내고 모든 책임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며 특검 추진 방침을 공식화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검찰 수사 과정이 적절하지 못하거나 부당했다는 충분한 의혹이 있었다"며 "서울고검이 조사하고 있지만, 물리적 한계도 있어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 검토하고 있다"고 특검 추진에 보조를 맞추는 듯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법무부는 지난달 29일 검찰의 인권침해 및 권한남용 의혹을 독립적으로 조사하는 외부위원회 설치를 지시했다.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TF의 진상조사만으로는 의혹 해소가 미흡했다는 취지다. 

    이에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에 이어 행정부 차원의 별도 조사까지 이어지면서 과거 수사팀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조작기소 특검의 목적이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가 아니냐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국조특위의 정치적 문제 제기에 이어 특검이 과거 수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결론을 낸 뒤 이를 명분으로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인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유지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 ▲ 대법원. ⓒ뉴데일리DB
    ▲ 대법원. ⓒ뉴데일리DB
    ◆ "법정 대신 특검" … "공소취소 위한 권력 폭주"

    일각에서는 여권의 이러한 특검 강행 기류를 두고 "명백한 현행법 위반이자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헌정사 초유의 사태"라고 비판한다. 법정에서 정상적인 절차로 다퉈야 할 사안을 '정치 권력'으로 찍어 누르려 한다는 지적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에 따르면 수사나 공소, 재판에 관여하는 것은 애초에 조사의 목적이 될 수 없다"며 "이번 국정조사는 시작부터가 명백한 현행법 위반이자 삼권분립과 충돌하는 행위였음에도 정치 권력을 앞세워 밀어붙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법정에서 싸우면 될 일을 특검으로 눌러버리겠다는 것은 비정상적인 발상"이라며 "원래 특검은 수사 기관이 살아있는 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인데 전직 대통령을 겨냥해 특검을 추진하는 것은 법치에 완전히 반하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특검의 본질이 결국 '대통령 재판 뒤집기'를 향해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최건 법무법인 건양 변호사는 "이미 기소된 사건을 특검으로 다시 수사하겠다는 것은 이중 기소에 해당한다"며 "피고인의 방어권마저 제약하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짚었다.

    최 변호사는 이미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 사례를 거론하며 "법원이 이미 수사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선고를 내렸는데 이를 다시 수사해 위법하다고 결론 낸다면 확정판결이 왜 존재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결국 여당이 추진하는 특검의 진짜 목적은 사법부 길들이기와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취소"라고 직격했다.

    전문가들은 행정권과 입법권을 독점한 현 집권 세력의 '입맛대로 사법 통제'가 독재 정권을 연상케 한다고도 우려했다. 

    장 교수는 "민주당 소속 의원 100여 명이 대놓고 '공소취소 모임'을 만들고 친명계 핵심 인사인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조차 '미친 짓'이라고 비판했던 사안"이라며 "지금은 이 대통령이 정권을 잡고 집권 여당이 국회 과반을 차지한 데다 '사법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사법부마저 현저히 약화된 상태"라고 짚었다.

    장 교수는 "삼권분립의 틀 안에서 통제가 전혀 안 되는 권력 폭주 상황"이라며 "과거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절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