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Y의원서 '원장' 직책으로 근무… 처방전에 '조민' 이름 쓰고 서명Y의원 대표원장 "아르바이트식 채용… '문제 있겠다' 싶어 12월 말 계약 종료" 원장 "정치적 이유 없다" 해명했지만 '친민주당' 정치색… 조민은 "좋아요"부산대 '조민 의전원 입학취소' 결정했지만… 1심 판결까지는 의사 면허 유지법조계 "조국 일가, 잘못 인정 안 하고 있는 것… 국민들 납득 어려운 상황"
  • ▲ 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18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데일리DB
    ▲ 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18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데일리DB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 조민 씨가 서울 성북구 소재 Y의원에서 지난해 말까지 약 3개월간 원장 직책을 맡아 의사로 근무했던 사실이 뉴데일리 취재 결과 밝혀졌다. 해당 의원 대표원장 A씨는 자신의 SNS 등을 통해 친민주당 성향의 정치색을 꾸준히 드러내 왔다.

    조씨는 2022년 2월 고려대 입학취소 결정이 났음에도 한 달 뒤인 3월 시흥 소재 병원에 의사로 취직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랬던 그가 해당 병원을 그만두고 그해 가을 Y의원으로 이직한 것이다. 

    본지가 제보를 통해 입수한 Y의원의 '처방전'에는 '조민'이라는 이름과 서명이 적혀 있었다. 처방전에 등장하는 팩스 번호 앞자리 또한 공개된 병원 번호와 일치했다.

    Y의원은 행정전문가를 채용하는 공고에도 '대졸' 이상 학위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곳에서 '원장'으로 근무한 의사 조민 씨는 '고졸'이다. 

    이와 관련해 뉴데일리 특별취재팀은 지난해 12월30일 Y의원에 "조민 원장이 조국 전 장관 딸이 맞는지" "자격이 되지 않는 고졸 학력자를 의사로 고용한 이유는 뭔지" 등을 물었다. 

    병원 측은 그러나 "개인정보라 확인해 줄 수 없고, 대답할 이유도 없다"며 취재 거부 의사를 밝혔다.
  • ▲ 서울 성북구 소재 Y의원 처방전에 조민씨 이름과 서명이 적혀 있다.ⓒ제보자 제공
    ▲ 서울 성북구 소재 Y의원 처방전에 조민씨 이름과 서명이 적혀 있다.ⓒ제보자 제공
    아르바이트 식으로 채용했는데.... 직책은 '원장'

    본지 특별취재팀은 지난 2일 해당 의원에 다시 전화를 걸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이 맞는지" "제보가 사실인지" 등을 거듭 확인했다.

    Y의원의 A원장은 조씨의 근무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여기는 동네 의원이다. 바쁠 때라 공고를 올렸는데 조씨가 지원했다. 그래서 대체인력도 없고 하니 짧게 3개월 정도만 일해 달라고 해서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의 소지가 있겠다 싶었고, 12월 말 마침 계약 기간도 종료돼 그만두게 됐다"고 덧붙였다. 

    A원장은 "정치적인 이유는 없다"며 "그저 아르바이트 식으로 채용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조씨는 그러나 이 병원에서 '원장' 직책을 갖고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의 간호사들 또한 조씨를 '원장'이라고 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대한의사협회는 "별다른 의미는 없다"면서 "환자들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듯, 그냥 원장님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씨가 지원했을 때 고졸인 상태이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A원장은 "서면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조씨가 의사 면허를 제출했고, 조회 이후 문제가 없었고, 급한 상황이라 그랬다"고 해명했다. 

    A원장 주장이 사실이라면, 조씨가 최종 학력이 고졸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해당 의원에 취업한 것이 된다.  
  • ▲ 서울 성북구 소재 Y의원 원장의 과거 SNS 친구 목록과 게시글.ⓒ제보자 제공·트위터 캡처
    ▲ 서울 성북구 소재 Y의원 원장의 과거 SNS 친구 목록과 게시글.ⓒ제보자 제공·트위터 캡처
    해당 의원 A원장, '친민주당' 정치색 뚜렷

    조씨는 그동안 A원장의 인스타그램 게시글마다 꾸준히 '좋아요'를 눌러온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비공개 상태이지만 '좋아요'나 '댓글'을 단 것은 누구나 볼 수 있다.

    A원장은 부산대 출신으로, 꾸준히 방송에 출연하며 병원 홍보를 하고 있다. 조씨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출신이다.   

    A원장은 그동안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친민주당' 성향 정치색을 드러냈다. 페이스북 친구와 '좋아요' 목록에는 문재인·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이 있으며 '이재명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들어 있다. 현재는 '친구' 목록과 '좋아요' 목록을 정리한 상태다.
  • ▲ Y의원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조민씨가 '좋아요'를 누른 모습(상단).ⓒ인스타그램
    ▲ Y의원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조민씨가 '좋아요'를 누른 모습(상단).ⓒ인스타그램
    조민, 고졸이지만 의사 면허 유지 중

    조씨는 고려대와 부산대 의전원의 입학취소 결정에 잇따라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또 최근에는 국민권익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신청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16일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조씨가 부산대의 입학허가취소 처분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행정심판을 기각했다. 법정에서 그의 입학에 활용된 각종 스펙이 허위로 판단됐고, 이를 근거로 내린 부산대의 입학취소 처분이 타당했다고 본 것이다.

    현재 조씨는 의사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부산대 의전원의 입학취소 결정 이후 보건복지부가 조씨의 의사 면허를 취소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지만 법원에서 취소처분집행정지신청이 일부 인용됐기 때문이다. 

    효력정지 기간은 입학허가취소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청구의 1심 선고일로부터 30일 동안으로, 1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씨는 부산대 의전원 졸업 자격과 의사 면허를 유지하게 된다.

    조씨의 Y의원 근무와 관련해 법무법인 홍익의 이헌 변호사는 "전반적으로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들"이라며 "조국 일가가 본인들의 잘못을 인정 안 하고 있는 모습들로, 비판적인 시각과 목소리가 제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