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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일 낮 취재진은 한강버스 잠실 선착장을 찾았다. 평일임에도 오전 10시부터 운항을 시작한 한강버스의 11시 출항편은 이미 '정원 마감' 표시가 기록돼 있었다. ⓒ김승환 기자
#. "평일이라 한산할 줄 알고 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놀랐어요" 서울 송파구에 사는 40대 A씨는 한강버스를 타보려고 잠실 선착장을 찾았다가 예상 밖의 풍경에 잠시 멈칫했다. 평일 낮의 여유를 기대했던 선착장에는 배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이미 긴 줄을 늘어서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호기심에 왔는데 나만 궁금했던 게 아니었다 보다"며 "주말에 친구랑 또 오기로 했는데 평일에도 이 정도면 그땐 탈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지난 4일 낮, 취재진은 한강버스 잠실 선착장을 찾았다. 평일임에도 오전 10시부터 운항을 시작한 한강버스의 11시 출항편은 이미 '정원 마감' 표시가 기록돼 있었다. 기자가 탑승한 오후 1시 출항편도 정원 100명을 모두 채운 뒤 출발했고 선착장에는 다음 배를 기다리는 대기줄이 생겼다. 잠실을 출발한 배는 뚝섬과 옥수·압구정 선착장을 지날 때마다 승객이 늘어 이내 선내 좌석은 대부분 찼다. 종착지인 여의도 선착장에 가까워지자 배를 타려는 시민들이 선착장 주변에 길게 늘어서 있었다. 여의도 출항편 역시 이미 '정원 마감' 상태였다.한강버스 첫 출항 날부터 매주 한 번씩 배에 오르고 있다던 80대 남성 B씨는 "처음 타봤을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서울시민들이 함께 이 설렘을 누렸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고 배에 올랐다. -
- ▲ 지난 4일 한강버스 탑승을 위해 잠실선착장에 대기 중인 승객 모습 ⓒ김승환 기자
◆ 한강버스 4월 탑승객 7만4021명…출항 이후 월간 최다
이날 선착장에서 목격한 풍경은 숫자로도 증명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4월 한강버스 탑승객은 7만 6488명으로 출범 이후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첫 출항 당시 2만 7541명과 비교하면 2.7배, 전달인 3월 6만 2491명보다도 18.5% 늘었다.
증가세가 더 눈에 띄는 이유는 한강버스가 출범 초기 적지 않은 부침을 겪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정식 운항을 시작한 한강버스는 운항 안정성 문제로 한때 승객 탑승을 중단했고 이후에도 일부 구간 중심으로 제한 운항을 이어갔다. 겨울철 비수기까지 겹치며 탑승객은 지난해 12월 1만702명, 올해 1월 8097명까지 줄었다.
분위기는 전 구간 운항이 재개된 지난 3월부터 달라졌다. 특히 봄철 나들이 수요가 몰리면서 주말 이용객이 가파르게 늘었다. 지난 25~26일 양일간에만 총 1만 247명이 한강버스를 이용했다. 4월 첫 주말보다 15.2%가 증가한 수치로 26일에는 하루에만 5212명이 배에 올라 일일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단순 계절 효과로만 볼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입소문을 타고 재탑승 비율이 높아지고 있고 SNS를 통해 외국인 사이에서 인기 관광 코스로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서도 몽골, 네팔, 인도에서 온 외국인 탑승객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네팔에서 온 20대 커플은 "틱톡을 보고 한강버스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몽골에서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사이항바야르 씨는 "몽골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 관광콘텐츠를 개발하던 중에 SNS로 한강버스를 접했다"며 "상품 연구를 위해 이번 주만 벌써 세 번째 탑승"이라고 했다. 그는 "선착장이 주요 관광지 인근에 있어 연계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기 좋고 가격 부담도 없다"며 "몽골 관광객들에게 꼭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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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버스 운항 중 배 앞부분에 나간 시민들 사이에서는 "생각보다 빠르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나왔다. ⓒ김승환 기자
◆ "편견 있었는데 타보니 달랐다"…용도따라 평가 엇갈려현장에서 만난 시민들 사이에서는 직접 타본 뒤 한강버스에 대한 인상이 달라졌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가족과 함께 자전거를 타던 중 한강버스에 올랐다는 송문근 씨는 "한강버스는 부정적인 보도가 많아 편견이 있었는데 직접 타보니 아이도 좋아하고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특히 '한강버스는 대중교통이라면서 출퇴근 수단으로 쓰기 어렵다'는 그간의 지적에 대해 그는 "대중교통이 꼭 출퇴근용으로만 쓰여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교통카드로 편하게 탈 수 있고 필요에 따라 관광이나 나들이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그것도 하나의 이용 방식이라고 본다"고 했다.자전거 이용객에게는 강을 건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송 씨는 "자전거를 타고 한강 다리를 건너는 게 부담스러울 때가 있는데 한강버스에는 자전거도 실을 수 있어 반대편으로 넘어가 다시 라이딩하기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속도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서울시는 당초 한강버스의 평균 운항 속도를 17노트 수준으로 보고 마곡~잠실 구간을 급행 기준 54분에 오갈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운항 과정에서 평균 속도가 14~15노트 안팎으로 낮아지면서 같은 구간 소요 시간이 70분 안팎으로 늘어나 비판을 받은 바 있다.이날 여의도에 갈 일이 있어 탔다는 50대 부부는 "시간이 오래 걸려 돌아갈 때는 지하철을 탈 예정"이라고 했고 약속이 있어 배에 올랐다는 70대 남성도 "시끄럽고 오래 걸려 시간을 맞춰 이동하기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반면 체감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반응도 있었다. 운항 중 배 앞부분에 나간 시민들 사이에서는 "생각보다 빠르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나왔다. 일부 시민은 빠른 이동수단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한강 풍경을 보며 이동하는 수상 교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속도가 오히려 적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속도를 더 높이는 것보다 안전하게 운항하는 것이 우선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정해진 시간에 맞춰 빠르게 이동해야 하는 출퇴근·약속 수요에는 한계가 있지만 나들이나 관광, 자전거 이동과 결합한 이용객에게는 새로운 선택지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이었다.한강버스를 타지 않고도 선착장만 찾는 시민들도 있었다. 여의도 선착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배가 아닌 편의시설을 이용하러 왔다고 했다. 그는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달리다 보면 중간에 쉬거나 먹을 곳이 생각보다 부족한데 선착장 안에 카페와 편의점이 생겨서 좋다"고 말했다. -
- ▲ 지난 2월 데이비드 파나이오투(런던리버서비스 헤드), 조나단 피게로아(뉴욕 페리 수석부사장)가 한강버스에 탑승해 현장을 답사하고 있다. ⓒ서울시
◆ 서울숲 선착장 열고 출퇴근 급행도 계획…한강버스, 과제는 수익성·신뢰한강버스의 이용 기반은 앞으로 더 넓어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달 서울숲에서 열리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맞춰 오는 20일 서울숲 임시 선착장을 추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박람회장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 수요를 한강버스로 연결하겠다는 취지다.또 현재 10시부터 6시까지인 운행시간도 앞뒤로 확대해 출퇴근 시간대 이용을 가능하도록 하고 급행 노선을 도입하는 방안도 준비되고 있다.전문가들은 해외 주요 도시의 수상교통 사례가 한강버스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설명한다. 1999년 단 한 척의 배로 시작한 영국 런던의 템즈강 리버버스는 당시 이용 수요도 부족하고 상업적 타당성도 없어 보조금 없이는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보조금 지원과 교통망 통합을 거쳐 2015년 자립 운영 구조로 전환했고 현재는 연간 약 560만 명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으로 성장했다.브리즈번 페리 역시 초기 사고와 홍수 피해를 겪었지만 운항 체계와 인프라를 보완하며 연간 약 765만 명이 찾는 도시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두 도시 모두 초기 논란보다 장기적인 운영과 신뢰 축적이 성패를 갈랐다.한강버스도 결국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 속도 경쟁만으로는 지하철·버스를 대체하기 어렵지만 정시성과 안전성을 갖추고 관광·여가 수요와의 결합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한강을 활용한 새로운 교통 선택지로 남을 수 있다.재정 문제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선박 운영과 정비, 선착장 관리, 인력 투입 등 고정비가 큰 수상교통 특성상 단기간에 수익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늘어난 탑승객을 반복 이용 수요로 전환하고 선착장 편의시설과 관광상품 연계 등을 통해 부가 수익을 키우는 구조가 자리잡아야 한다. 탑승객 증가가 봄철 나들이나 행사 수요에만 머문다면 운영비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이날 4살 아이와 함께 한강버스에 오른 30대 부부는 이번이 두 번째 탑승이라고 했다. 이들은 "언론에서 안 좋은 얘기가 많이 나오다 보니 시장이 바뀌면 한강버스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시민들도 있다"며 "아이와 함께 한강에서 남산을 보며 사진을 찍고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공간으로 오래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