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주도한 첫 전쟁 '에픽 퓨리' 교훈CJADO, 한반도 전구 훈련 설계 원리로韓 국방 AI, 선도국보다 4년 뒤처져AKJCCS, 결국 韓美 모두 안 쓰는 체계AKJCCS 성능 개량 실효성, 美에 달려美 MSS, 한국군은 들여다볼 수 있나전작권 전환, 임기 아닌 능력 기준 돼야
  • ▲ 제이비어 브런슨(왼쪽) 한미연합군사령부 사령관과 새뮤얼 파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지난해 11월 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연병장에서 열린 제50차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 환영 의장행사에서 경례를 받고 있는 모습. ⓒ뉴시스
    ▲ 제이비어 브런슨(왼쪽) 한미연합군사령부 사령관과 새뮤얼 파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지난해 11월 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연병장에서 열린 제50차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 환영 의장행사에서 경례를 받고 있는 모습. ⓒ뉴시스
    인공지능(AI)이 전쟁의 설계와 실행을 사실상 주도한 첫 대규모 군사작전인 이란 전쟁은 2028년을 목표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추진 중인 이재명 정부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방 AI 기술이 미국보다 크게 뒤처져 있는 한국군이 AI가 장악한 전장에서 과연 미군을 지휘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두 차례에 걸친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은 연합·합동 전영역 작전(CJADO) 시대의 현실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CJADO는 육·해·공·우주·사이버 등 전 영역(All Domains)에 걸쳐 미군과 동맹군의 전력을 연합(Combined)·합동(Joint) 차원에서 하나의 체계로 묶어 운용하는 전영역 작전 개념이다. 센서와 슈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플랫폼이 가장 짧은 시간 안에 효과를 발휘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즉, OODA 루프(관찰·판단·결심·실행) 주기를 단축하고 작전 영역 간 경계를 허물고 네트워크 기반으로 전투력을 동시·집중 운용하는 차세대 전쟁 수행 방식이다.

    지난해 6월 1차 공습인 '미드나잇 해머'가 고도의 통합 정밀타격 능력을 보여줬다면 올해 2월 시작된 '에픽 퓨리' 작전은 AI와 다영역 지휘통제가 전쟁 전반을 재구성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미드나잇 해머'와 이스라엘의 '라이징 라이언'으로 구성된 이른바 '12일 전쟁'은 장거리 폭격기·순항미사일·동맹국의 공군력 등을 결합해 이란 핵시설을 동시 타격할 수 있다는 정밀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올해 '에픽 퓨리' 작전은 AI와 다영역 지휘통제가 전략 개념을 넘어 실제 작전·지휘 통제 단계에서 운용되는 수준에 이른 첫 대규모 사례다. 미국은 위성·정찰기·드론·사이버 자산으로 수집한 정보를 AI로 통합해 표적 선정에서 타격에 이르는 킬체인의 전 과정을 초·분 단위로 실시간 재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란티어가 개발한 AI 기반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MSS)에 앤트로픽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 '클로드'를 결합한 타깃팅 시스템을 투입한 결과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에 따르면 미국은 개전 첫 24시간 동안 1000개가 넘는 표적을, 3주 동안 6000개 이상을 타격했다고 한다.

    미 국방부는 연합·합동 전영역 지휘통제체계(CJADC2)를 각 전투사령부에 단계적으로 구축 중이며 중부사령부와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등에서 MSS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주한미군사령부도 2024년부터 유엔군사령부·한미연합사령부와 함께 CJADO 개념을 한반도 전구에 적용·구체화하기 위해 '타키온 에코'(Tachyon Echo)라는 도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훈련의 핵심은 사이버·우주·전자전 등 비물리적(non-kinetic) 효과와 각 영역의 능력을 하나의 통합 지휘 흐름으로 연결해 필요한 시간·지점에 맞춰 효과를 집중하는 데 있다.
  • ▲ 진영승 합참의장이 지난 3월 16일 육군 제2작전사령부를 방문해 2026년 자유의 방패(FS) 연습 상황을 보고 받는 모습. ⓒ합참 제공
    ▲ 진영승 합참의장이 지난 3월 16일 육군 제2작전사령부를 방문해 2026년 자유의 방패(FS) 연습 상황을 보고 받는 모습. ⓒ합참 제공
    올해 3월 한미 정례 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FS)에서는 주한 미 우주군(SPACEFOR‑KOR)이 우주 작전 구성군으로 참가해 지상·해상·공중·우주·사이버 등 전 영역에서 CJADO의 일환으로 우주 기반 능력을 통합·운용하는 훈련을 지원했다. CJADO가 더 이상 개념적 논의가 아니라 한반도 전구에서 실제 연습·훈련의 설계 원리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한국군은 아직 미군과 비슷한 수준의 체계를 갖추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2024년 국방기술진흥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국방 AI 기술 수준은 미국을 비롯한 선도국의 약 77.9% 수준에 그치며 이에 따른 기술 격차는 약 4.1년인 것으로 평가된다.

    플랫폼 하드웨어 개발에는 강점이 있으나 이를 구동하는 소프트웨어·알고리즘 역량도 취약하며 국방 AI 전문 인력도 규모 면에서 선도국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데이터 표준화와 거버넌스 미비로 인해 AI 기반 지휘결심 체계는 여전히 부분적·시범적 적용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군이 직면한 기술적 격차는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달 22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한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브런슨 사령관은 "가속화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Accelerated COTP)은 시간 기준이 아니다"라면서 "한국이 국방비를 크게 늘리고 있는 모범 동맹이라 해도 전작권 전환 이전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는 것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COTP는 연합 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핵심 군사 능력,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초기 대응 능력,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의 역내 안보 환경 등으로 구성된다. 전작권 전환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 평가·검증 절차로 이뤄지는데 한국군은 FOC 검증을 사실상 마무리했으며 조건을 충족해 가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브런슨이 말하는 능력은 형식적인 COTP 충족과는 별개로 CJADO 시대 전장에서 미군 전력을 실질적으로 지휘할 수 있는 'AI 기반 다영역 지휘통제 역량' 전체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FOC 통과는 평시부터 전시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연합권한위임사항(CODA) 권한을 한미연합사령관으로부터 승계할 준비를 완료했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쟁점은 단순히 제시된 조건을 형식적으로 충족했는지가 아니라 그 조건이 AI 전쟁 환경에서 실제 지휘 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있기 때문이다.

    두 차례에 걸친 대이란 군사작전이 보여준 AI 다영역 작전의 현실은 COTP 조건 목록이 과거의 전장 패러다임에 기초한 것임을 환기한다. 이란 전쟁에서 미군은 AI가 지원하는 대규모 표적 설정을 단기간에 완료하고 사이버 작전으로 상대방 통신망과 방공망을 무력화했지만 이란은 드론·미사일 소모전 전략을 고도화하면서 장기 소모전과 지구력·억제력 중심의 전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며 실전 경험을 쌓으면서 드론·사이버·미사일 복합전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다. 2010년대 후반의 위협 인식을 바탕으로 설계된 기준인 COTP가 현재 기준으로도 과연 충분하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전장에서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미래연합사령관이 미군 전력을 지휘하려면 COTP를 충족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AI가 분석·도출한 다수의 표적·우선순위 정보를 우리 군이 실시간으로 검토하고 제때 타격 결심을 내릴 수 있는 지휘결심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미군 사이버·우주 부대가 적 통신망과 방공망을 마비시키는 과정에서 한국군 미래연합사령관이 어느 수준까지 정보를 공유받고 어떤 범위에서 실질적인 승인·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가 설계돼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한미 연합훈련은 전작권 전환 준비에 필수이지만 그 현실은 CJADO·COTP가 요구하는 방향과 어긋나고 있다. 지난 3월 FS 기간 야외기동훈련(FTX)은 전년 51건에서 22건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여단급 이상 훈련이 13건에서 6건으로, 대대급 훈련은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한국 측이 훈련 축소를 제안하자 미군은 예년 수준 유지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FTX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반 지휘소연습(CPX)을 통해 설계한 작전계획의 타당성을 실제 병력·장비 전개를 통해 검증하는 핵심 단계라는 점에서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CJADO는 다영역 동시 효과 창출과 동기화를 핵심으로 하는데, 실제 병력·장비·시스템을 움직이지 않은 채 컴퓨터 시뮬레이션만으로 체화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더구나 전작권 전환 이후에 한국군 4성 장군이  미래연합사령관을 맡아 연합훈련의 기획·계획·시행·사후검토 전체를 책임져야 하는데 정작 그 준비를 위한 연합훈련의 강도·규모를 줄이면서 전작권 전환 일정을 서두르는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도 잇따른다.
  • ▲ 연합지휘통제체계(AKJCCS) 운용 개념도. ⓒ한화시스템 제공
    ▲ 연합지휘통제체계(AKJCCS) 운용 개념도. ⓒ한화시스템 제공
    이재명 정부가 목표로 한 2028년까지 과연 실질적인 연합 지휘통제체계를 갖출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 현재 한국군은 한국군합동지휘통제체계(KJCCS), 미군은 한국 전구 범세계연합정보교환체계(CENTRIXS-K)를 각각 별도로 운용하고 있다. 연합지휘통제체계(AKJCCS)는 이 두 체계를 잇기 위해 만들어진 한미 연합 C2 체계다.

    노무현 정부가 2007년 전략전환계획(STP)을 체결하며 한미연합사 해체를 전제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면서 그 구상의 산물로 설계됐고, 2015년 전력화됐다. AKJCCS의 문제는 KJCCS와의 연동도 원활하지 않고 미군은 보안상 취약점을 이유로 CENTRIXS-K와의 연동을 사실상 거부해 왔다는 데 있다. 연동이 이뤄지지 않으면 유사시 한반도에 증원되는 미군 전력에 대한 지휘통제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다.

    방위사업청은 한화시스템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937억 원(VAT 별도)을 투자해 2029년까지 AKJCCS를 전면 재개발하기로 했다. AKJCCS 성능개량 체계 개발 사업은 AI 기반 상황 분석·자동 의사 결정 지원·클라우드·VDI(데스크톱 가상화)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AKJCCS가 실효성을 갖추려면 미군 CENTRIXS-K와 한국군 KJCCS 양쪽에 동시 접속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미군의 보안 승인이라는 제도적 문제다. 현재도 미군은 CENTRIXS-K의 일부 기능만 개방하고 있으며 한국군은 그 범위 안에서 AKJCCS를 운용하고 있다. 결국 성능 개량의 실효성은 체계의 기술 수준이 아니라 미군이 CENTRIXS-K를 얼마나 열어주느냐에 달려 있다.

    팔란티어 MSS도 마찬가지다. MSS는 한미연합사·연합공군구성군사령부 소속 일부 장교들만 접근할 수 있는 체계로 대다수 한국군 장교들에게는 접근 자체가 차단돼 있다. 전작권 전환 이후 미래연합사령관은 MSS에 접근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미군의 체계다.

    미군이 어느 수준까지 개방할지는 미군의 결정에 달려 있고 이에 대한 한미 간 협의가 어느 수준까지 진행되고 있는지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다. 전작권이 전환되더라도 실질적인 연합 지휘통제체계를 갖추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COTP 조건에는 없지만 전작권 전환의 실질을 가르는 가장 구체적인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군 안팎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목표로 한 2028년까지 이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AKJCCS와 CENTRIXS-K의 연동은 기술이 아니라 미군의 보안 승인 문제인 만큼 단기간에 돌파구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이재명 정부가 완전한 준비보다 일단 전환을 받아 놓고 이후 완전성을 갖추겠다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결국 브런슨 사령관이 경고한 대로 조건의 실질적 충족이 아닌 정치적 편의에 의한 전작권 전환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군 소식통은 뉴데일리에 "다영역작전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단순히 기동력과 화력 같은 물리력뿐 아니라 비물리적 영역에서도 연합작전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COTP에 제시된 조건만 충족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미-이란 전쟁은 최초의 AI 전쟁이라고까지 하는데 과연 우리는 그런 미군을 지휘할 능력이 되는가"라며 "전작권 전환을 시기에 기초해서 정권 임기 내 전환하기보단 우리 군이 실질적인 능력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