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안 받아들인 후에야 윤석열에게 전화해 설명"… 인수위 "납득 못해""면밀한 검토 없이 4시간 만에 협상안 수용… 당선인과 인수위에 비난""검수완박은 부패완판"… 장제원 "당선인, 법안 통과되면 헌법정신 훼손"
  •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뉴데일리DB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뉴데일리DB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안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중재안에 합의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를 향한 국민의힘 지지층의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당선인 측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속내가 복잡하다.

    윤 당선인 측은 대외적으로는 원론적 견해를 내세우고 있지만, 여야 간 협상 과정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측이 윤 당선인 측과 인수위에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는 점을 불쾌해하는 모습이다. 

    장제원 "尹, '검수완박은 부패완판' 생각에 변함 없어"

    장제원 당선인비서실장은 2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당선인께서는 '검수완박은 부패완판'이다. 그리고 이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는 것은 헌법정신을 크게 위배하는 것이고 국가나 정부가 헌법정신 지켜야 할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검찰총장 사퇴할 때 말씀하신 것과 생각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언급했다.

    장 비서실장은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께서 우려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이 100석밖에 안 되는 상황이지만, 국민의 우려를 잘 받들어서 해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내부 속내는 간단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검수완박이 여론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견되는 상황에서 권 원내대표 측이 검수완박 법안 협상과 관련해 사전에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25일 통화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협상 전이 아니라 중재안을 받아들인 후에야 윤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저간의 자초지종을 설명한 것으로 안다"며 "이미 당에서 중재안을 받아들여버렸으니, 당선인이나 인수위가 검수완박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못하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인수위 내부에서도 권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협상을 진행했다는 기류가 강하다. 인수위는 정무사법행정분과 차원에서 검수완박 법안에 수차례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검수완박 법안이 위헌적 법률이라는 점과 형사사법체계에 대혼란을 가져온다는 것이 이유였다.  

    22일 국민의힘이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안한 검수완박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한 인수위는 겉으로는 "존중한다"며 짧은 의견을 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재안 합의에 당장 당선인과 인수위에도 화살"

    인수위 관계자는 25일 통화에서 "중재안이 기존 민주당 안에서 어떤 점이 나아졌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에서 협상안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데까지 4시간 남짓 걸렸다"며 "졸속이라고 비판이 쏟아지고, 당장 당선인과 인수위에도 화살이 날아들고 있지 않으냐"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실제로 국민의힘의 검수완박 중재안 수용을 두고 권 원내대표뿐만 아니라 윤 당선인과 인수위의 두루뭉술한 태도에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게시판에는 "윤석열 당선인이 검수완박과 관련한 정확한 입장을 보이라" "도대체 윤석열과 인수위에서는 이런 중요한 법안을 두고 지도부와 논의도 안 하느냐" "검수완박 받아들이라고 윤석열을 지지했던 게 아니다"라는 취지의 글이 수백개 게시됐다. 

    한편, 국민의힘은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합의했던 중재안을 대상으로 재협상을 진행하기로 의결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범죄와 공직자범죄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권 박탈을 놓고) 국민들의 뜻이 모일 수 있도록 여야가 머리를 맞대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