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표결 전 50억 증발 … 합의 없는 개헌 추진국외 여비에 임차료 … 선관위, 예산 26% 선집행정족수 미달에 상정 포기 … 개헌 국민투표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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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가 산회되자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을 나서는 모습. ⓒ뉴시스
더불어민주당과 우원식 국회의장이 추진한 개헌 국민투표 준비에 국민 세금 50억 원이 넘게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투표 관리경비지출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지 보름여 만으로, 야권에서는 여야 합의 없는 개헌 드라이브로 혈세만 먼저 집행됐다는 비판이 나온다.9일 뉴데일리가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민투표 세목별 예산 및 집행(예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선관위는 개헌 국민투표 관리 예산으로 총 195억1100만 원을 편성했고, 지난달 30일 기준 이미 50억7900만 원을 집행했다. 전체 예산의 26% 규모다.이미 계약까지 체결한 원인행위액은 67억7000만 원이다. 개헌안 국회 통과 여부조차 불확실한 상황에서 국민투표 준비 절차가 상당 부분 진행된 것이다.세목별로는 인건비가 18억21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일반수용비는 16억6500만 원, 여비는 9억7700만 원이 집행됐다. 국내 여비만 9억 원이고 국외 업무여비도 7700만 원 규모였다. 사업추진비는 1억9400만 원, 임차료는 2억4000만 원으로 집계됐다.선관위는 재외국민투표 준비를 위해 미국·일본·중국·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 등 주요 국가 공관별 투표관리위원회 설치 작업도 진행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기준 현지 정세 불안 지역 13개 공관을 제외한 전 세계 175개 재외공관에 재외국민투표관리위원회가 설치됐다.문제는 이러한 준비 작업이 국회 의결 가능성조차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됐다는 점이다. 개헌안은 지난달 3일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6개 정당이 공동 발의했다.대통령이 선포한 계엄이 48시간 내 국회 동의를 받지 못하면 효력을 상실하도록 하는 내용과 헌법 전문에 5·18민주화운동 및 부마항쟁 정신을 명시하는 조항 등이 담겼다.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재적 의원 286명 기준 최소 191표를 확보해야 한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6당과 무소속 의원 의석을 모두 합쳐도 187명에 불과하다. 국민의힘 협조 없이는 통과 자체가 어려운 구조다.국민의힘은 여야 합의 없는 '정치 개헌'이라며 반대 입장을 유지해 왔다. 실제 개헌안은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 불참하면서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고 표결은 불성립됐다.우 의장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도 개헌안을 재차 상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안을 비롯한 본회의 상정 법안들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예고하자 "매우 아쉽다"며 절차를 중단했다.당초 여권은 오는 10일까지 본회의를 열어 개헌안을 처리한 뒤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민투표를 실시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제22대 국회 후반기에서 권력 구조 개편 등을 포함한 전면적 개헌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판단해 막아 섰다.국민의힘은 이번 개헌 추진이 장기 집권 기반 마련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경계한다. 부칙 개정이나 헌법 해석 변경 등을 통해 현행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을 우회하려는 시도가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방선거를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개헌 절차가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정부는 개헌안 발의 사흘 뒤인 지난달 6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헌법 개정안 공고안을 의결했고 다음 날인 7일 개헌안을 관보에 공고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같은 달 14일 '2026년도 일반회계 목적예비비 지출안(헌법 개정 국민투표 관리 경비)'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이후 불과 보름여 만에 선관위는 5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실제로 집행했다. 그러나 정작 개헌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여야 합의 없이 혈세부터 집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특히 우 의장이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개헌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합의 없는 개헌 드라이브"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의결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우세했음에도 본회의를 연이어 열어 표결을 시도했고 그 사이 선관위 실무 절차와 예산 집행도 진행됐기 때문이다.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적 공감대 없이 국민투표를 기정사실화한 채 수십억 원의 혈세를 무리하게 집행한 것은 명백한 예산 낭비이자 국민 기만"이라며 "국민 세금이 정치적 불확실성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졸속 추진의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따지고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