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순수 민간종교교류 차원이라 승인”…‘김정일 조문’ 하겠다던 정구사
  • ▲ 2015년 1월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앞에서 기지건설반대 미사를 불법으로 벌이다 경찰에 쫓겨나는 정의구현사제단 신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5년 1월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앞에서 기지건설반대 미사를 불법으로 벌이다 경찰에 쫓겨나는 정의구현사제단 신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천주교 소속 ‘자칭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이 북한 평양을 방문하고 27일 귀국할 예정이라고 한다.

    명목은 북한 노동당이 운영하는 위장종교단체 ‘조선가톨릭교회협회’의 초청을 받아 ‘평화통일 기원미사’에 참석하는 것이었다고.

    27일 통일부는 “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대표 등 소속 신부 12명이 지난 23일 항공편으로 베이징을 경유, 평양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통일부 등에 따르면 방북한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은 지난 25일 평양 장충성당에서 열린 ‘평화통일 기원미사’에 참석했고, 평양에 있는 천주교 관련 시설들을 둘러봤다고 한다.

    정의구현사제단이 평양을 찾아 북한의 ‘가짜 종교인’과 교류했다는 사실보다 더욱 눈길을 끄는 점은 통일부가 이들의 방북을 승인했다는 점.

    통일부 측은 “이번 정의구현사제단의 방북은 순수한 남북 종교교류여서 승인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들이 ‘순수한 종교단체’라는 말을 믿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정의구현사제단의 방북은 2008년 9월 소속 신부 96명이 ‘평화통일 기원미사’에 참석한다며 북한 고려항공 직항기로 평양을 방문한 이래 처음이다.

    정의구현사제단은 2009년 6월 북한 묘향산 보현사에서 열린 ‘통일기도모임’에 ‘불교환경연대’와 함께 참석하겠다고 방북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했고, 2011년 12월에는 “김정일을 조문하겠다”고 방북 신청을 했다 거절당했다.

    한편 정부가 7년 만에 정의구현사제단의 방북을 승인하자 ‘자칭 진보’ 진영에서는 “남북 민간교류 활성화가 곧 시작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이들이 말하는 ‘남북 민간교류 활성화’는 순수한 남북 민간인 간의 교류가 아니라 한국의 종북 성향 정치운동단체들과 북한 노동당 관계 기관 간의 만남을 의미하는 게 대부분이다.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방북단 신부 12명은 27일 베이징을 거쳐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