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범죄신상공개법 시행에도 여전히 모호수사기관별 심의위 두고 있지만 판단은 제각각여론마다 달라지는 결정 탓에…불공정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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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씨가 지난 1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살인, 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로 구속된 '강북 모텔 연쇄 살인' 사건 피의자 김모씨의 신상공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검찰과 경찰이 공개 여부를 두고 다른 판단을 내리며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피의자 신상공개의 근거가 되는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중대범죄신상공개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여론이나 사회적 주목도에 따라 신상공개 결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고무줄 잣대'라는 비판도 나온다.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은 피의자에 대해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심의위)를 열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 받은 서울북부지검은 심의위 개최를 검토하기로 했다.서울 강북경찰서는 이날 피의자 김씨를 상대로 진행한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진단 평가(PCL-R) 결과 사이코패스 기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김씨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2월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의식을 잃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김씨와 연락한 남성들을 참고인 조사하며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피해자 유족 측은 지난달 26일 북부지검에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 적극적 검토, 여죄 포함 철저한 수사 및 엄정한 공소 유지·구형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
- ▲ 경찰. ⓒ뉴데일리 DB
◆신상공개 제도의 명과 암 … 적용 기준은 '그때그때 달라'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따라 경찰과 검찰은 강력범죄 등 특정중대범죄 혐의가 있는 피의자의 경우 심의위를 거쳐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 심의위는 비공개로 진행된다.심의 과정에서는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할 때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국민의 알 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 등을 고려해 공개 결정 여부를 내린다.다만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피의자 공개 여부가 달라지는 등 개별 사건에 대해 법을 적용하는 일관성이 일정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피의자가 무죄 추정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신상 공개가 자칫 2차 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지난 2024년 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에서 이웃을 무차별 폭행해 살해한 최성우의 신상은 공개됐다. 반면 같은해 7월 서울 은평구에서 일본도를 휘둘러 이웃을 살해한 '일본도 살인사건' 범인 백모씨는 정신질환 등을 이유로 피해자 가족에 대한 2차 가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다.개별 사건의 사회적 관심도에 따라 기준이 다르게 적용되면서 공개 기준의 형평성을 요구하는 청원도 나왔다. 지난달 25일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피의자 신상공개 기준의 형평성 확보 요청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4일 오후 2시 기준 3682명이 동의했다.◆"불공정한 상황 반복" … 국민 청원까지 등장청원에는 "현재 피의자 신상공개 기준이 사건별로 달라지거나 불공정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모든 디지털 범죄와 흉악 범죄 사건에서 신상공개가 공정히 이어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이어 "각 시·도 경찰청과 지방검찰청의 심의위는 형평성이 어긋나고 있다. 똑같은 디지털 성범죄와 살인사건인데도 누구는 신상을 공개하고 누구는 신상을 공개하지 않고 검찰 송치 후 검찰에서도 신상을 비공개하고 구속기소 하는 사건도 많다"고 했다.법조계에서는 무죄 추정 원칙이 적용되는 단계에서 피의자의 신상공개가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기 때문에 이를 일괄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온다.잠재적 범죄에 대한 예방 측면에서 신상공개는 필요하지만 대중의 관심을 기준으로 공개를 결정하는 관례가 이어지고 있어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이명교 법무법인 승앤파트너스 변호사는 "일정 기준을 두고 심의위에서 재량껏 판단하다 보니 일반인 입장에서는 판단 기준이 고무줄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 있다"며 "(신상공개가) 피의자와 그 가족에게도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수사기관이 바라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최건 법무법인 건양 변호사는 "강력 범죄라 하더라도 여론이 주목하지 않을 경우 신상공개가 안되는 경우가 있어 여론에 따라 공개가 이어지는 관행은 개선이 필요하다"라며 "심의위의 절차를 거치는 단계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