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작가' 장진성 소설 '캠프 15' 독점 연재 7
한 시간쯤 지나 2작업반 반장의 외침이 들렸다."점심시간! 점심시간!..."15호의 점심은 아침에 나누어진 주먹밥으로 때웠다. 말이 밥이지 옥수수와 다진 시래기로 만든 주먹밥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수용자들은 그것을 '숟가락'으로 먹었다. 식사의 위로였다. 그 시늉이 허
'탈북작가' 장진성 소설 '캠프 15' 독점 연재 6
15호의 보위원들은 때때로 죄수들을 부러워할 때가 있었다. 사회에서 간부로 잘살았거나 외국 경험을 가졌기 때문이다. 요덕의 산과 강만 보고 살아야 하는 보위원들에게 외교부 출신 죄수들은 모든 것을 잃고 붙잡혀왔는데도 뭔가 아직 남은 놈들이었다. 해외출장 거리가 '조선민
'탈북작가' 장진성 소설 '캠프 15' 독점 연재 5
주둥이의 말은 헛소리가 아니었다. 도련님에게 만남을 제안한 여자는 가족세대 3작업반 2분조의 박해순이었다. 그녀를 시작으로 독신자세대 9분조 남자들과 가족세대 2분조 여자들이 운명처럼 얽히기 시작했다.15호 수용소는 명확히 둘로 나뉘어 있었다. 죄를 지은 독신자세대와
'탈북작가' 장진성 소설 '캠프 15' 독점 연재 4
립석강 제방 위에서 수용자들은 무거운 돌을 가슴에 안고 같은 방향으로 달렸다. 그들을 향해 '감시반' 완장을 찬 죄수들이 막대기를 허공에 휘두르며 고함을 질러댔다."뛰라! 뛰라!""야! 너 일어나지 못해?"그 고함들이 잦아들 무렵이었다."휴식! 15분 휴식!"제2작업반
'탈북작가' 장진성 소설 '캠프 15' 독점 연재 3
새벽 공기는 눅눅했다. 산 아래로 뿌연 안개가 내려앉은 들녘을 수용자들은 줄을 맞춰 무거운 발걸음으로 걸어갔다. 손에는 빠짐없이 양동이나 삽 같은 작업 도구를 들었다. 축축한 새벽이슬이 뺨을스쳤다. 성진의 심장은 아직도 낯선 공포에 두근거렸다. 길옆으로 녹슨 철조망이
'탈북작가' 장진성 소설 '캠프 15' 독점 연재 2
싯누런 전구 하나가 천장에 매달려 힘겹게 어둠을 밀어내고 있었다. 흐린 불빛 아래 도성진은 죽은 사람처럼 누워 있었다. 그는 어젯밤 내내 기합을 받았다. 아버지 사진을 달랬다가 소원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른 것이었다. 정신을 놓은 그를 분조장 검은손이 둘러메고 왔다. 시
'탈북작가' 장진성 소설 '캠프 15' 독점 연재 1
붉은 노을 아래서 "죄수 인수인계!"지프가 멎기도 전에 차문을 열며 호송군인이 소리쳤다. 뒤따라 죄수 하나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짐짝처럼 굴러떨어졌다.이제 겨우 16세. 그의 이름은 도성진이었다.성진은 보위부 예심초대소에서 1년을 버텨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