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월,화드라마(밤10시) <'굿 닥터> (연출 기민수, 극본 박재범)에서 소아외과는 여러가지 형태로 다친 환아들이 갑자기 들이닥쳐 늘 시끄럽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고 엔돌핀이 솟게하는 조정미(고창석) 말 처럼 '소아외과야 언제나 쓰나미에 허리케인이지'라고 한 말처럼. 그런데 20일 방송에서는 정말로 특이한 환아가 들어 와 사사건건 김도한과 시온간에는 의견이 갈라진다.

    마치 타잔같은 아이가 와서 으르렁거리며 사람이 다가가면 사정없이 물어뜯고 아무 물건이나 집어던져 사람들은 어찌할 줄 몰라한다. 

    생전 안 감은 듯 머리는 떡이 되어 있어 어찌 보면 최신 헤어스타일 같기도 하다. 얼굴 또한 생전 씻지 않은 듯 때가 더기덕지 얼룩 져 있다. 몸 여기 저기에는 상처가 나 있다.

          "으엑! 으응!"

    연신 짐승의 소리를 내며 온 몸에서는 악취가 풍긴다.
    처음 나타났을 때는 꼭 송중기의 <늑대소년>이 갑자기 튀어나온 것 같아 생뚱맞고 어색했다.
    분장이라도 좀 달리 했으면 좋았으련만...

    이 폭풍을 잠재우려면 당연한 상식적인 방법은 항정신성 약을 투여하여 잠을 자도록 하는 것이다. 모두들 짐승처럼 들여다 보는데 시온(주원)은 갑자기 엉금엉금 기어간다. 

    머리를 엉크러트리고 고개를 이상하게 흔들고 조심조심 천천히 다가가니 사납게 으르렁거리던 아이는 저녁노을같은 혈색이 살짝 돌며 순해지더니 손을 천천히 내민다. 서로의 손이 닿으려는 순간 김도한(주상욱)의 지시로 레지던트들이 덤벼들어 아이를 잡는다.

    신원을 조회해 보니 아동보호기관에서 데리고 온 은옥이라는 아이다.
    학대신고가 들어와서 가 보니 부모는 없고 고모가 개공장을 하는 데 개 창고에서 같이 기른 것 같다고 한다.

    잠든 사랑스러운 아이처럼 은옥이를 계속 쓰다듬어 주는 시온!

    김도한은 은옥이를 격리병동으로 입원시킨다.

          "은옥이 주치의 제가 하겠습니다. 24시간 붙어서 치료하겠습니다.
          말을 못 하기 때문에 말을 통역해 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어릴 때 토끼와 얘기했습니다!"

    다짜고짜 도한이 방으로 뛰어 들어 와 말을 퍼 붓는 시온이를 보고 얼굴이 뻘개지면서 도한은 화가 나서 소리친다.

          "나가!"
          "은옥이가 박선생한테는호의적이었습..."
          "너도 나가."

    뒤쫓아 온 윤서(문채원)는 시온이 엉덩이를 걷어찬다.

          "교수님 앞에서 그런 말 하지 말랬지. 되게 말 안 들어!
          "마음의 병은 책으로 치료되지 않습니다. 원장님이 항상 옆에 있어 주셨습니다!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은옥이가 말을 못 해도 은옥이가 뭘 바라는지 알 수 있습니다!"

    병실의 아이가 아픈 것을 말해도 못 알아들으니까 윤서를 부른다. 그런데 윤서도 모르기는 마찬가지.

          "앙찡 앙찡 멍멍 아파요!" 
          "웅웅 앙글앙글 아프고 밤이 되면 고르렁 고르렁하지?"

    시온이 말하니 아이는 맞다고 신기해 한다.

          "내 말 알아줘서 고마워요! 여자 친구 있으면 나눠 먹어요!"

    나중에 복도에서 만나니 행복을 얼굴에 가득 담고 활짝 웃으며 자기가 아끼는 소세지를 건네준다.

    격리병동에 있게 된 은옥이는 자해위험이 있다고 다리를 묶으라고 한다. 시온이 말할 때마다 도한이 못 마땅해 하며 늘 면박을 줘도 시온이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묶으면 더 아픕니다. 쓰다듬어 줘야 합니다.!"

    부모항의서 받아서 시온이를 쫓아내려던 계획이 무산되자 고과장은 머리를 짜내어 우선 과장의 권한으로 시온이로 주치의를 바꾼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지 몰라! 운동회 때 줄다리기 줄 잡는 것 처럼 정신차리고 꽉 잡아.
          난 넌 믿어! 많이 많이 믿어!"

    양손으로 시온 뺨을 잡고 말하는 윤서!
    이제 시온이가 원하는 대로 은옥이 주치의가 되어서 곁에 꼭 붙어 은옥이 주위를 평안과 따뜻함으로 둘러친다. 시니어가 밥을 먹이는데 먹지 않고 다 뺃어버린다.

          "웰! 웰!"
          "먹던 것이 아니라 그렇습니다"


    이것을 본 시온은 어디론가 뛰어가더니 온갖 음식이 썪인 음식을 갖다주니 눈이 빛나며  그릇에다  얼굴을 쳐 박고 게걸스럽게 먹는다. 




     시온이 하는 방식이 이해가 안 되는 윤서를 원장(천호진)이 데리고 가 시온이에 대해 이야기 해 준다. 


          "예전의 치료와 소통에 관한 영감을 시온이 한테서 얻은 거야!
          시온이가 기르던 토끼를 보며 생각했지. 둘 만의 소통하는 방법이 있었어!
          심장의 두근거림,서로의 온기,조그마한 움직임! 
          얘들은 우리들의 말이 어려 워. 마음으로 들어야 해!"

    시온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되는 은옥.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들여 다 보고 있다.

          '많이 아프지? 혼자서 아프고 외롭지'
          '네'
          조금만 참아! 안 아프게 해 줄게! 누가 제일 보고 싶니?'
          '엄마'

    서로의 눈을 응시하며 마음으로 말을 주고 받는 두 사람!

    시온은 어떻게 마음속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까? 동물들의 말을 알아 들을까?
    우리는 너무 많은 말을 듣고 있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이라며 너무 많은 것들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다.
    보이는 것들을 들기도 벅차다. 초과용량을 넘었다. 너무 무거워 압사 할 지경이다.
    한가하게 남의 고통의 소리까지 귀를 열어 놓고 싶지 않다.  

    빵에 바르는 버터처럼 적당한 거짓과 아첨, 표면과 이면이 다른 말을 해석해야 하는 수고로움,
    어떡하든 자기한테 유리하게 해야하는 줄다리기 말, 조금만 말이 잘못 나왔다가는 상처받고 틀어지는 관계 때문에 한시도 맘을 놓을 수 없는 초긴장. 맘에도 없는 수식어들!

    말을 사용해야 하는 데 필요한 온갖 것들이 씌어 진 것들이 걷어 진 마음으로 말을 주고 받는 두 사람의 모습이  평화롭고 행복해 보인다. 




    처음으로 인간의 온기를 느끼고 있는 은옥이한테 그것을 빼앗아가는 잔인한 인간!
    고과장(조희봉)의 지시를 받은 일규는 시온이를 불러내고 시온이가 없는 사이 문을 살짝 열어 놓는다.

    문을 열고 나오니 사람들은 지레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우왕좌왕하고 은옥이는 자신을 해치려는 줄 알고 공격적으로 좌충우돌 2층에서 아래 층으로 여기 저기 내 달린다. 갑자기 달려오는 바람에 링겔 병을 꽂은 환자들이 넘어지고 이 사람 저 사람 부딪히고 병원은 그야말로 아수라장 숙대밭이 되었다.

    병원의 명성에 해가 될까 경비병들은 환자의 상태와 상관없이 달려들어 잡으러 든다. 은옥이에게 먹을 것을 사러 갔다가 이것을 본 시온이는 무조건 경비들 틈을 뚫고 들어 가는 중에 경비병을 때린다. 

    이제 시온이는 어떻게 될까? 배에 염증이 있어서 함부로 다루면 안 되는데 은옥이는 위험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