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지사 TV토론 '1회 이상'…26년째 그대로여야, 추가 토론 충돌…개정안 논의도 재점화법조계 "심야 1회 토론만으론 실질적 검증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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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3일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일대에서(사진 왼쪽),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강서구 발산역 인근 광장에서(사진 오른쪽) 유세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경기 등 주요 격전지에서 후보자 TV토론이 사실상 한 차례에 그칠 가능성이 커지면서 후보 검증 기회 부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시·도지사 선거의 법정 TV토론을 '1회 이상'만 규정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추가 토론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최소 기준만 충족하는 방향으로 선거가 치러지는 분위기다.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법정 토론이 오는 28일 오후 11시부터 단 한 차례만 예정돼 있다. 사전투표가 이튿날 오전 6시 시작되는 만큼 유권자들이 충분한 후보 검증 없이 투표에 나서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지사 선거와 부산 북갑 재보궐선거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법조계에서는 현행 제도가 유권자의 알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사전투표 직전 심야 시간대에 단 한 차례만 토론이 진행되는 방식은 실질적인 후보 검증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 ▲ 선거 유세하는 하정우 더불어민주당(왼쪽부터), 박민식 국민의힘,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갑 후보. ⓒ연합뉴스
◆ '후보 검증의 장' TV토론 … 지방선거는 여전히 '1회 이상'TV토론은 후보의 정책 역량과 순발력, 위기 대응 능력 등을 검증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개 무대로 꼽힌다. 단순 연설이나 공보물과 달리 상호 질의와 반박 과정에서 후보의 태도와 논리, 정책 이해도가 드러나기 때문이다.실제 미국에서는 1960년 대선 TV토론에서 존 F. 케네디가 리처드 닉슨을 상대로 우세한 인상을 남겼고, 1984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재치 있는 답변으로 고령 논란을 불식시켰다. 국내에서도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가 안정감을, 2002년 노무현 후보는 직설적인 화법으로 주목을 받았다.과거 지방선거에서는 추가 토론도 활발히 이뤄졌다. 역대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2010년 4회, 2014년 5회, 2021년 보궐선거 3회, 2022년 지방선거 2회의 TV토론이 진행됐다.반면 현행 공직선거법은 시·도지사 선거의 TV토론을 '1회 이상'만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선거는 3회 이상,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는 2회 이상 토론을 열도록 한 것과 대비된다. 토론 개최 시점에 대한 제한 규정도 없어 이번처럼 사전투표 직전 심야 시간대에 토론이 열리는 상황도 가능하다. -
- ▲ 6·3 전국동시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자 토론회가 열린 지난 12일 부산 동구 부산MBC에서 전재수(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뉴시스
◆ 민주당 "추가 토론 신중" … 국민의힘 "검증 회피·침대축구"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추가 TV토론을 둘러싼 여야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국민의힘은 민주당 후보들이 공개 검증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동산 문제만이라도 토론하자"며 추가 정책 토론을 제안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 후보들이 다 드러누웠다"며 "토론도 거부하고 침대축구에 돌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반면 민주당 후보들은 추가 토론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정책으로 승부하는 선거"라면서도 "오 후보 측의 네거티브 공세가 이뤄질 경우 양자 토론이 서울 시민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정치권에서는 제도 개선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일 시·도지사 선거의 법정 TV토론을 최소 3회 이상 실시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첫 토론을 사전투표 시작 3일 전까지 열도록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불참한 후보의 사실을 투표소와 사전투표소 입구에 게시하는 내용도 담겼다.다만 지방선거 토론 확대를 위한 입법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회에서는 토론 횟수 확대나 사전투표 이전 개최 의무화 등 관련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대부분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현행 '1회 이상' 규정 역시 2000년 이후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
-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1일 오전 대구 중구 남산동의 한 아파트 담장 철망에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선거 벽보를 부착하고 있다. ⓒ뉴시스
◆ 법조계 "후보 검증 기회, 정치 전략 아닌 유권자 중심 돼야"법조계에서는 현행 공직선거법상 시·도지사 후보 TV토론이 '1회 이상'만 규정된 구조로는 유권자의 알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사전투표 직전 심야 시간대에 단 한 차례 토론이 진행되는 현재 방식은 실질적인 후보 검증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최건 법무법인 건양 변호사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는 국민 실생활과 직접 연결되는 선거인데 한 번의 TV토론만으로 후보를 충분히 검증하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국회의원 선거보다도 지자체장 선거에서 TV토론 필요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최 변호사는 최근 정치권에서 법정 TV토론을 최소 3회 이상으로 확대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된 데 대해서도 "3회 정도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TV토론은 후보 검증은 물론 지지율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가장 강력한 선거 변수 중 하나"라며 "후보의 정책 이해도와 지역 현안 대응 능력 등을 검증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개 무대"라고 설명했다.이어 "지지율이 앞선 후보 입장에서는 토론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겠지만 후보 검증 기회를 정치 전략에 맡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서울시장 선거처럼 사전투표 직전 심야 시간대에 단 한 차례 토론이 열리는 방식에 대해서도 "TV토론 제도의 목적은 많은 유권자에게 후보 검증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는데 심야 시간대 토론은 사실상 제도 취지를 약화시키는 것"이라며 "가능한 많은 유권자가 시청할 수 있는 시간대에 토론이 이뤄지는 게 맞다"고 말했다.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후보들이 토론을 회피하거나 형식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결국 정치 윤리의 문제"라며 "후보 검증 기회가 선거 전략에 따라 좌우되는 현재 구조 자체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