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 하청노조 단체교섭 청구 최종 패소구법상 원청 사용자성, 근로계약관계 기준 재확인삼성전자 파업 유보에도 노사 리스크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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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 ⓒ뉴데일리DB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HD현대중공업이 사내하청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원청 사용자성 확대 논의에 제동을 걸었다.해당 판결은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전 사건에 대해 개정법 취지를 앞당겨 적용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구 노동조합법 아래에서는 원청이 하청노조에 단체교섭 의무를 지려면 하청 근로자와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돼야 한다는 종전 법리를 유지한 것이다.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원청의 교섭 책임을 넓히려는 노동계의 법리 확장 시도에 제동을 걸고, 개정법을 근거로 과거 사안까지 기업에 부담을 지우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 ▲ 현대중공업 노조. ⓒ뉴데일리DB
◆ 원청 교섭의무 확대에 제동 … 산업계는 개정법 이후 리스크 촉각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 21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가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낸 단체교섭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하청노조는 2016년 HD현대중공업이 하청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 또는 결정하는 지위에 있다며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2017년 소송을 제기했다.하급심 재판부는 모두 HD현대중공업과 사내하청 노동자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노조 청구를 기각했고, 대법원도 이 판단을 유지했다.대법원은 구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는 '근로자와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은 자'라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다. 원청이 하청노조 활동에 개입하지 않을 의무를 질 수는 있어도, 이를 곧바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 의무로 넓혀 볼 수는 없다는 취지다.해당 판결은 원청을 상대로 교섭 책임을 확대하려는 노동계 주장에 대법원이 제동을 건 판단으로 풀이된다. 원청이 하청 근로조건에 일부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만으로 교섭 상대방이 된다면 제조업 전반에서 교섭 창구와 책임 주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산업계 우려에 힘이 실렸다.대법원은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법도 이번 사건에 적용할 수 없다고 봤다. 개정법은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 또는 결정하는 자를 사용자 범위에 포함했다. 다만 이는 입법을 통해 기업 책임 범위를 새롭게 넓힌 것이어서 2016년 교섭 거부 사안에 소급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따라서 이번 판결이 노사 갈등에 따른 기업 경영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적어도 구법상 사건에 대해서는 원청 책임을 사후적으로 넓힐 수 없다고 선을 그은 판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법 개정 효과를 앞당겨 적용할 경우 기업들은 과거 도급·하청 관계까지 사후적으로 재평가받는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문제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다. 대법원이 이번 사건에서 소급 적용에는 제동을 걸었지만, 개정법 시행으로 원청 기업의 교섭 책임 범위는 더 불명확해졌다. 향후 법원이 '실질적 지배'의 의미를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삼성전자 총파업 예고는 노사 갈등이 단순한 임금협상 문제를 넘어 핵심 제조라인의 안전과 공급망 리스크로 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법원은 총파업을 앞두고 반도체 생산라인의 안전과 웨이퍼 변질 방지 업무를 평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며 사측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공정 관리 공백이 발생할 경우 웨이퍼 변질과 설비 손상, 수율 저하 등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반도체 등 원청과 협력업체 공정이 맞물린 산업 분야에서는 원청 사용자성 확대가 단순한 교섭권 문제가 아니라 생산 차질과 공급망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이에 법조계에서는 개정법상 사용자성의 범위와 교섭 의무의 한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향후 산업계 노사관계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 ▲ 삼성전자 노조. ⓒ뉴데일리DB
◆ "아직 갈등 본격화 단계 아냐" … 노동위 판단 이후 현장 리스크 촉각일각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을 상대로 한 교섭 요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다만 이번 대법원 판결에 비춰, 법원이 개정법 아래에서도 원청 사용자성을 일률적으로 인정하기보다는 교섭 요구 사항별로 원청의 실질적 지배 여부와 교섭 의무의 범위를 엄격히 따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한 노동법 전문가는 "이번 판결은 개정 전 법률관계에 대해 사법부가 입법 효과를 앞당겨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며 "개정법 시행 이후에도 원청이 모든 하청노조의 모든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닌 만큼, 교섭 의무의 범위와 한계를 둘러싼 소송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금속노조는 판결 직후 "개정 노동조합법 취지에 역행하는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노동계는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현실을 외면한 판단"이라며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에는 원청 교섭 의무를 보다 넓게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다만 법조계와 산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노란봉투법 시행 전 사건에 개정법 취지를 앞당겨 적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특히 이번 판결은 노사 갈등이 곧바로 기업 경영 리스크로 번지는 상황에서 적어도 구법상 사건에 대해서는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지킨 판단으로 해석된다.최근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사례에서 보듯 대규모 제조업에서는 노사 갈등 자체가 생산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 산업계가 원청 사용자성 확대를 단순한 교섭권 문제가 아닌 경영 리스크로 보는 이유다.한편 학계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과 하청의 갈등이 아직 집단행동으로 본격화한 단계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향후 노동위원회 판단에 따라 원청 사용자성의 범위가 구체화되면 그동안 누적된 하청노조의 요구가 현장 갈등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이병훈 중앙대 노동사회학 교수는 "생각했던 것보다는 아직 갈등이 표출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원·하청 간 교섭단위 구성에 대한 노동위 심의·판정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보니 하청노조들의 갈등 표출이 본격화된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이 교수는 향후 노동위원회 판단 이후 현장 갈등이 커질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혼란은 미래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할 때 나타나는 것"이라며 "하청노조들 입장에서는 그동안 쌓인 게 많은 만큼 집단행동이나 파업 같은 단체행동으로 돌입하면서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