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점검 강화" 외친 국토부, 안전담당 정책관 공석 지적김윤덕 장관, 핵심 보직 현황·점검 실적 답변 오락가락서울시 보고서에 철근 누락 기재…철도공단 "못 챙겨봐"여권의 서울시 책임론, 국토부·산하 공단 관리부실 논란으로 확산김윤덕 "별도보고 필요" vs 서울시 "6개월간 51건 보고"
  • ▲ GTX-A 노선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GTX-A 노선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등 여권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해 제기해 온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책임 논란이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으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국회 질의 과정에서 국가철도공단이 서울시가 철근 누락과 보강대책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음에도 해당 보고서를 제대로 챙겨보지 못했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토부가 건설현장 부실시공과 철근 누락 점검 강화를 강조해왔지만 정작 건설안전 정책을 담당하는 기술안전정책관 자리가 공석인 사실도 국회 질의 과정에서 지적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 ▲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GTX 삼성역 철근누락 관련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GTX 삼성역 철근누락 관련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철근 점검 강화" 외친 국토부, 안전담당 정책관은 '공석' 지적

    지난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GTX 철근 누락 관련 긴급 현안질의'를 열고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사안의 보고·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이날 질의에서는 국가철도공단의 보고서 확인 부실과 국토부의 안전관리 체계 문제가 잇따라 도마에 올랐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먼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국토부의 철근 누락 점검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건설현장에 대해서 부실시공, 철근까지 점검체계를 강화한다는 게 국토부 입장이었는데 장관 취임 이후 철근 누락에 대해 어떤 점검을 했느냐"고 질의했다. 김 장관은 "전체적인 이야기는 철도국장이 좀 더 자세하게 보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이 "장관님이 하신 일은 기억이 안 나느냐"고 재차 묻자 김 장관은 "철도에 분명히 지시하고 있다"며 "현장점검을 철저히 강화하라, 사고가 일어나면 철저히 하라고 지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점검 실적보다는 원론적인 지시 사실을 언급한 셈이다.

    질의는 곧바로 국토부 안전관리 조직 공백 문제로 이어졌다. 김 의원이 "기술안전정책관은 어디에 있느냐"고 묻자 김 장관은 "철도국 산하에 있다"고 답했다. 이어 "오늘 나오셨느냐"는 질문에 김 장관은 답변을 머뭇거렸고 "세종에 계시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지금 그런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 장관의 답변과 달리 김 의원은 해당 자리가 공석이라고 지적했다.

    기술안전정책관은 국토부에서 건설안전과·시설안전과 등을 관할하는 국장급 보직이다. 건설현장 안전과 시설물 안전 정책을 다루는 자리여서 철근 누락 사안의 관리·감독 책임과 맞물린다. 

    해당 보직이 실제로 공석이라면 안전관리 컨트롤타워가 비어 있는 셈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장관이 핵심 보직 현황을 즉답하지 못한 장면 자체가 관리 부실 논란을 키울 수 있다.
  • ▲ GTX 삼성역 철근누락 관련 긴급현안질의가 20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리고 있다. ⓒ이종현 기자
    ▲ GTX 삼성역 철근누락 관련 긴급현안질의가 20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리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철근 누락 보고받고도 못 챙긴 철도공단…책임공방 새 국면

    이날 질의에서는 국토부 산하 국가철도공단의 보고서 확인 부실도 함께 드러났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시가 국가철도공단에 제출한 월간사업관리보고서를 PPT 화면으로 제시하며 이안호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직무대행을 추궁했다. 

    배 의원은 서울시 보고서에 철근 누락과 보강공사, 안전대책 관련 내용이 담긴 점을 짚으며 "보고가 올라왔는데 왜 몰랐느냐"고 묻자 이 직무대행은 "매달 월간사업관리보고서를 2000페이지가량 받고 있다"며 "모두 챙겨보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배 의원이 "생명과 안전이 걸린 사업인데 보고서가 길다고 안 읽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질타하자 이 직무대행은 "보고서를 상세히 챙겨보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여권의 서울시 보고 누락 의혹 공세로 출발한 논란이 국토부 산하 공단의 보고서 검토 책임 문제로 틀어진 셈이다.

    앞서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논란은 6·3 지방선거 국면과 맞물려 서울시장 선거 쟁점으로 번졌다. 정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사안을 오 후보와 서울시의 안전관리 책임 문제로 규정하며 공세를 펴왔다. 철근 누락 사실이 제때 공유되지 않았고 시민 안전과 직결된 사안을 서울시가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 ▲ 지난 17일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사안이 언론 보도를 통해 불거진 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현장 점검을 진행한 모습. ⓒ정원오 캠프
    ▲ 지난 17일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사안이 언론 보도를 통해 불거진 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현장 점검을 진행한 모습. ⓒ정원오 캠프
    ◆ 공단 확인 부실 인정에도…국토부 "서울시 책임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권의 서울시 책임론이 되레 이재명 정부의 책임론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국토부 산하 공단이 보고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했고 국토부의 안전관리 핵심 보직 공백 문제까지 제기됐다면 더이상 서울시 책임으로 밀어붙이기는 어려워진 것"이라며 "책임론을 펼칠수록 여당이 정부를 공격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장관은 서울시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보고서 분량이 많더라도 확인했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공단도 부분적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을 추려서 보고하는 요약보고서가 있고 안전에 치명적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은 별도 보고를 통해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서울시에도 별도 보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이날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통해 국가철도공단에 반복 보고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철근 누락 사실을 인지한 뒤 약 6개월 동안 공단에 총 6차례, 51건의 공정 관련 사항을 보고했다는 설명이다.

    시는 협약상 공단이 철근 누락과 보강계획 등에 대해 14일 이내 의견을 낼 수 있었지만 별도 이의 제기나 문제 제기가 없었다며 공단이 이견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논란은 서울시가 철근 누락 사실을 보고했는지 여부를 넘어 중대한 안전 사안을 어떤 방식으로 보고하고 확인했어야 했는지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시는 공문 보고와 후속 보강 절차를 근거로 은폐 의혹을 반박하고 있고 국토부는 안전 사안인 만큼 별도 보고가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단이 보고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고 국토부 안전관리 체계 공백 논란까지 불거진 만큼 책임 공방은 서울시와 국토부, 국가철도공단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