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B등급, 4개월 후 콘크리트 낙하서울시 긴급안전진단 통해 D등급, 철거 결정2021년 서울시, 철거 설계 추경 예산 삭감해시의회서 설계 발주 사전 절차 지연 문제 사과2024년 9월 실시 설계 완료, 작년 철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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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 상판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지난 26일 사고 현장에서 소방 당국 관계자들이 현장을 수습하는 모습. ⓒ서성진 기자
서울 서소문고가 붕괴 사고로 정치권이 잠시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선거에 미칠 파장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는 견해도 제기된다. 서소문고가는 박원순 시정에서 안전등급이 B등급에서 D등급으로 뒤바뀌는가 하면, 이후 시작된 서울시의 철거 행정 절차가 지연되면서 수차례 서울시의회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민주당은 27일 충남 논산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시작 전 묵념을 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금 슬픔에 잠겨 있는 이 시간에 요란하게 율동하고 로고송을 크게 틀고 하는 선거운동은 오늘 전국에 있는 후보자 선거 운동원들에게 유념해줄 것을 전해 달라"며 "국민이 눈살 찌푸리는 그런 선거운동은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전날 서소문고가 사고 현장에 다녀왔다. 진심으로 희생자 명복을 빌며 부상 입은 분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며 "조속한 사고 수습과 피해자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앞서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고가 차도가 27일 오후 2시 32분쯤 붕괴됐다. 이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당했다. 같은 날 새벽에 슬라브 절단 작업 진행 중 슬라브 단차가 2.9cm 주저앉아 결국 작업이 중단돼 안전 진단이 진행되고 있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여야는 전날 해당 사고가 일어난 직후 발 빠르게 움직이며 당내 분위기를 추스르는데 힘썼다. 민주당은 중앙선대위 차원의 공지를 통해 당내 구성원들에게 차분한 유세 유지, 언행 유의, 추측성 발언 금지 등을 요청했다.국민의힘도 중앙당 선거대책본부장 정희용 의원 명의로 긴급 알림을 보내 "상처가 되는 말 실수나 행동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경솔한 언행에 각별히 주의하라"고 했다.치열한 선거전에서 여야가 사고를 중심으로 한 정쟁을 자중하는 것은 결국 여론에 미칠 파장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안전사고를 정쟁에 이용한 여러 사례가 있었는데, 유권자들의 반응이 오히려 부정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대표적인 사고는 세월호 참사다. 2014년 4월 수학여행을 떠난 고등학생들을 태우고 제주도로 가던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당시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에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에 박근혜 정부 지지율이 곤두박질 쳤고, 2016년 총선에서 집권당이던 새누리당이 패배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박 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했다.이태원 참사도 있다. 2022년 10월 일어난 사고는 할러윈 축제로 인파가 몰리며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가 속출하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졌다. 민주당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공세를 이어갔고 이태원참사특별법을 만들어 통과시켰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에 나서기도 했다. -
- ▲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6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도로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아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서소문고가 사고에는 정치적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견해다. 서소문고가 안전 문제가 9년 가까운 기간 이어져 오며 서울시장이 교체됐기 때문이다.박원순 시정이던 2018년 4월~11월 서울시는 서소문고가에 대한 종합평가안전점검을 실시해 B등급 진단을 내렸다. 그런데 2019년 3월 콘크리트 패널이 추락했다. 점검 4개월 만에 사고가 일어났고, 사고 다음 날부터 3일 간 긴급 점검이 진행됐다. 이 결과 D등급의 진단이 내려졌다. 서울시는 당시 27억 원을 들여 긴급 보수에 나섰다.서울시 도시안전건설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한신 서울시의원은 2022년 11월 15일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회의에서 "고가 시설물이 파손되지 않았다면 서소문고가는 지금도 B등급으로 유지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당시 서울시 안전총괄실장 직무대리는 "2018년도에 정밀 점검했던 당시에 충분한 점검이 되지 못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교량안전과장도 "원래 서소문고가는 정밀안전진단 대상이 아니어서 저희가 정밀 점검을 하면서 상태 평가만 하게 돼 있었다"며 "그런데 2019년도 코핑부 탈락이 된 다음에 저희가 이 시설물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 상태 평가와 정밀안전진단을 포함해서 했다"고 설명했다. 코핑부는 다리의 기둥 맨 윗부분을 뜻하는 건축 용어다.이후 2020년 5월이 돼서야 개축이 추진됐다. 하지만 2021년 8월 서소문고가 개축 성능 개선 공사 4억 원 예산이 추가경정예산에서 삭감됐다. 기본 설계 발주가 늦어지면서 실시 설계 일정과 개축 과정까지 밀렸다는 것이 당시 서울시의 설명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해 권한대행 체제가 이어지던 시기다.서울시 안전총괄실장 2021년 8월 30일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회의에서 "기본 설계를 금년 11월에 마무리하고 실시설계를 발주하려고 했는데 기본설계가 어떠한 사전 절차, 실시 설계를 하기 위해서 사전 절차 이행을 해야 되는데 그것을 못 해서 이번에 감액 추경을 하게 됐다"며 "특히 D등급으로 판정된 시설물이기에 저희가 이번 사전 절차 지연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공정 늦은 것에 대해서는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서울시는 2022년 1월에야 기본 설계를 마치고 3월에서야 실시 설계를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 당시 서울 1·2종 교량 381개 가운데 정밀 안전 점검·진단에서 D등급 이하인 곳은 서소문고가가 유일했다.서소문고가 개축 실시 설계는 오세훈 체제가 출범한 2024년 9월이 돼서야 완료됐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지난해 4월부터 철거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서울시의회 공식 회의에서 보고했다. 그해 9월부터는 고가 전면 통제로 철거 공사에 들어갔으며 이달 철거가 완료될 예정이었다.여당 내부에서도 당장 서소문고가 사고를 정쟁화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서울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의 한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결국 이 사건을 정쟁화하면 서로 공방이 오갈 테고 거기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가 힘들다"면서 "슬픔이 큰 사고를 선거에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