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일베처럼 혐오 조장 사이트 폐쇄 검토"위헌 논란도 … 법조계 "과잉 금지 원칙 위배" 野 "독재국가 들어서 … 與 후보 의혹 덮기용""재판취소특검에 분노한 민심 스타벅스로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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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사이트에 대한 폐쇄 조치 가능성을 거론하자 파문이 일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혐오 표현을 규제하겠다는 취지로 들리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헌법상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발도 거세기 때문이다. 이에 야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스타벅스 비판에 이어 강경 메시지를 내놓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여권에 불리한 이슈를 희석하려는 의도를 갖고 선거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X(엑스·옛 트위터)에 "엄격한 조건 하에 조롱·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과 징벌 배상을 해야 한다"며 "일베처럼 조롱·혐오를 방치·조장하는 사이트는 폐쇄, 징벌 배상, 과징금 등 필요 조치를 허용하는 데 대한 공론화와 실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국무회의에도 지시하겠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공유한 기사에는 일베 회원으로 추정되는 한 인사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찾아와 '일베'를 상징하는 손가락 표시를 하며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베는 5·18 민주화운동, 노 전 대통령,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 등을 비하하는 표현을 퍼뜨려 온 온라인 커뮤니티로 알려졌다.이 대통령이 일베 폐쇄를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반대 측은 과도한 공권력 개입이며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국민은 지금 대한민국이 '법치국가'가 아닌 '독재국가'의 길로 들어섰음을 똑똑히 목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반면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표현의 자유라는 것도 명확히 한계가 있다"며 "극단적으로 혐오를 부추기는 것까지 용납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법적 절차를 통해 '일베 폐쇄'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일베 폐쇄를 공식 검토했으나 법률적 한계에 부딪혀 무산됐다. 아울러 특정 인터넷 사이트를 폐쇄하려면 게시물의 70%가 불법 정보여야 하는데, 일베에는 일반적인 유머 게시물이 뒤섞여 있어 현실적으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평가도 나왔다.혐오 게시물을 올린 개별 작성자를 찾아내 처벌하는 것이 아닌 사이트 전체를 폐쇄하는 방식이 과하다는 문제 제기도 있다.이에 대해 이헌 법무법인 홍익 변호사는 "헌법상 과잉 금지의 원칙을 위배할 수 있다"면서 "별개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이러한 발언을 하는 것은 지나치고 전례도 없다"고 강조했다. -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X(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 ⓒ이 대통령 X 캡처
이 대통령은 최근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이벤트를 공개적으로 저격하며 혐오 표현에 강력히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해당 이벤트가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했다는 논란에 휘말리자 이 대통령은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이 대통령은 스타벅스가 세월호 참사 10주기였던 2024년 4월 16일 '사이렌 머그잔'을 출시한 것에 대해 또다시 "인두겁을 쓰고서는 도저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면서 "악질 장사치의 패륜 행위"라고 비판했다.사이렌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어로, 매혹적인 노랫소리로 선원들을 유혹해 배를 난파하는 존재로 묘사된다. 이 대통령은 사이렌 홍보를 세월호 비하로 봤으나 스타벅스가 1971년 창립 때부터 사이렌을 브랜드 로고로 썼다는 점에서 '억지 비판'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이에 대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사이렌은 스타벅스의 상징이고 스타벅스 로고가 새겨진 모든 제품에 붙는 공통 명칭"이라면서 "이제 달력에 참사일을 다 적어 놓고 조금이라도 걸리면 다 피해야 할 판"이라고 비판했다.이 대통령이 특정 기업을 겨냥한 공개 비판을 이어가면서 관제(官制) 불매운동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행정안전부, 국가보훈부, 국방부 등은 이 대통령의 스타벅스 저격 이후 스타벅스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다.보수·우파 진영의 대표적 논객인 조갑제 조갑제TV 대표는 이를 "1933년 나치독일의 유대인 상점 불매운동"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사유재산권에 대한 공격이자 모든 자유의 근본인 선택의 자유를 부정하는 독재"로 규정했다.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X에 스타벅스에 이어 패션 플랫폼 '무신사'를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무신사가 7년 전 광고에서 쓴 문구인 '속건성 책상을 탁쳤더니 억하고 말라서'가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건을 희화화했다고 보고 "사람의 탈을 쓰고 이럴 수가 있나"라고 비판했다.무신사가 이미 7년 전 공식 사과하고 책임자 징계, 모든 직원 역사 교육 등의 사후 조치를 단행하면서 일단락된 사안이었다. 하지만 무신사는 이 대통령의 글을 계기로 7년 만에 다시 사과했다.이 대통령의 연이은 기업 저격, 일베 폐쇄 검토 발언이 지방선거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이에 대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주취 폭력과 칸쿤 외유성 출장에 아기씨 굿당 논란까지 겹친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까르띠에 시계와 보좌관 갑질의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대부업체 브라더스 김용남 경기 평택을 재선거 후보와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 등 문제투성이인 민주당 후보들의 의혹을 덮고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야당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에 불리한 논란을 잠재우고자 이 대통령이 논쟁거리를 직접 띄워 여론의 관심을 분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장동혁 대표는 "이재명 재판 취소 특검에 분노한 민심을 스타벅스로 돌리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이후 특검에 공소 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조작기소특검법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검법이 통과되면 이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에 대해서도 공소 취소가 가능해져 '셀프 사면' 논란이 일고 있다.반면 이미 진보·좌파 진영이 결집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선거를 의식해 발언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진보 쪽은 결집할 대로 결집해 있다. 즉, 더 이상 지지율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며 "그렇다면 중도층을 노려야 하는데 그들은 균형 잡힌 시각을 좋아한다. 일베뿐 아니라 반대 진영의 사이트를 동시에 문제 제기를 했으면 더 공감했을 텐데 한쪽만 문제 삼으면 중도층이 반응하겠는가"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