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여조 대납 의혹' 1심서 벌금 1000만원法 "여조 10건 중 5건 비용대납" 공소사실 인정'명태균 여조' 1·2심 무죄 김건희 판결과 다른 해석법조계 "비슷한 구조 사건들 두고 각각 다른 해석"
  • ▲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공판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공판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명태균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1심에서 10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22일 오 시장이 여론 조사를 의뢰하고 후원자의 비용 대납 사실을 인식했다고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15-2부(부장판사 신종오)는 지난 4월 28일 명태균씨가 제공한 여론조사의 재산상 이익과 공천 개입의 대가성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김건희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본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오 시장 사건과 김 여사의 '비슷한 구조' 사건을 두고 각 재판부의 판단이 갈린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대법관 증원법 등 이른바 '사법 개혁'이라 불리는 사법 정책이 법원을 흔들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정상윤 기자
    ▲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정상윤 기자
    ◆ '여론조사 대납 의혹' 오세훈 1심 벌금 1000만원 … 확정시 시장직 상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조형우)는 22일 오후 2시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선고 공판을 열고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했다.

    오 시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후원자인 김한정씨에게는 각각 벌금 300만 원, 500만 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오세훈 시장이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오 시장이 여론조사 결과가 불리하게 나오자 항의했고, 공표일을 늦춰 효과를 최소화하기도 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 시장 측이 명씨에게 여론조사 총 5차례를 의뢰했고,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가 명씨 측에 보낸 돈 역시 대납비용에 해당한다고 봤다.

    오 시장은 지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총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후원자인 사업가 김씨에게 조사 비용을 대신 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지난달 17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오 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3300만 원을 구형하며 "유력 정치인인 피고인은 정치 활동과 밀접한 여론조사 비용을 제3자가 대신 내게 해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선고 공판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심에서 다투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전부 다 무죄가 나오는 것이 맞을 것"이라며 "천하의 거짓말쟁이 명씨의 진술과 간접증거만으로, 명씨 진술이 맞는 것 같다는 전제 하에 선고가 나온 것"이라고 했다.

  • ▲ 법원. ⓒ뉴데일리 DB
    ▲ 법원. ⓒ뉴데일리 DB
    ◆ 법조계 "김건희 판결과 엇갈려…정부 사법 정책 파장으로 '소신 판결' 줄어들어"

    앞서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위반 사건과 유사하다고 평가 받는 김건희 여사의 정치자금법위반 사건 1심과 2심은 명씨가 여론조사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일방적으로 제공했을 뿐, 세 사람 사이 합치된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과 명씨의 1심 재판부(부장판사 이진관)는 이런 논리를 모두 반박하며 유죄를 선고하고, 김 여사도 두 사람과 '공동정범'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을 판결문에 담았다.

    재판부는 명씨가 공표용 여론조사의 표본 추출 방식을 조정하는 등 윤 전 대통령에 유리하도록 인위적으로 수정하고, 김건희 여사와 명씨 간 대화 내용 등을 근거로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 여론조사 실시·제공에 관한 협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날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사건을 선고한 재판부 역시 오 시장과 명씨 간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법조계에서는 오 시장 사건과 윤 전 대통령·김 여사 사건에 대한 법원 판단이 각각 갈리는 이유를 두고 "정권 압박으로 법원 판단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사법개혁 논의와 정치권의 압박이 법원을 흔들면서 담당 재판부에 따른 판결의 편차가 이전보다 커지고 있다"며 "법조계에서도 사건 내용보다 담당 판사가 누구인지를 먼저 봐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했다.

    이어 "김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 오 시장 사건의 결론이 달라진 것도 재판부의 차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재판부별 판단 편차에 따른 사건의 결론이 반복된다면 사건 일관성은 물론이고 사법 신뢰 또한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건 건양 변호사는 "재판부마다 유사한 사안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고 있는데, 일부 견해 차이를 넘어 유무죄 결론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이번 사건에서도 김 여사 사건과 같이 유죄를 단정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는 만큼 상급심의 판단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직선거법 18조에 따르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된 피고인은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이날 1심 형량인 벌금 1000만 원이 2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