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본까지 번진 부실수사 의혹 논란일선 수사팀 "국수본 지침 있었다" 주장에국수본 "수사 완결성 위함…혐의 지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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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 혐의 등을 받는 장윤기(23)가 지난 5월 광주 서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장윤기 사건' 부실수사 의혹이 국가수사본부(국수본)까지 번지고 있다. 일선 경찰관들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국수본의 지침이 있었다고 주장한 가운데, 국수본도 수사 절차와 관련한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다만 국수본은 강간살인 혐의를 배제하거나 일반 살인 혐의를 적용하라는 지시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경찰과 검찰은 이날 국수본을 동시에 압수수색하고 당시 보고 내용과 구체적인 지시 경위 등을 확인하고 있다.21일 경찰에 따르면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 체포 이후 검찰 송치까지 참여한 다수 경찰관은 "사건을 담당한 광산경찰서가 주요 전개 상황을 국수본에 보고하고 지침을 받아 사안별 처리 방향을 결정했다"고 말했다.장윤기 사건은 발생 당일 근무표를 기준으로 광산경찰서 형사과 내 1개 강력팀에 배당됐지만, 당시 여러 부서의 지원팀이 범행동기 규명과 증거 수집 등에 투입됐다.수사 지원에 참여한 경찰관 다수는 사건 초기부터 국수본이 수사 방향을 정하는 데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수본은 사건 처리 절차에 관한 지시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혐의 적용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
-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정상윤 기자
양측 주장이 가장 크게 엇갈리는 부분은 살인 사건과 성폭력 사건의 분리 여부다.장윤기 사건 당시 수사를 지휘한 전 광주 광산서 형사과장 A 경정 측은 장윤기의 강간살인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여성청소년과와 형사과가 각각 수사 중인 사건을 병합해야 한다는 취지의 건의를 국수본에 총 3차례 했다고 주장했다.A 경정 측 변호인은 이날 광주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 이후 "지금 문제가 된 장윤기의 성폭행 범죄와 살인 사건의 분리에는 국수본의 지침이 있었다"며 "병합해야 한다는 건의를 총 3차례 정식 보고서로 국수본에 제출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말했다.국수본은 이 같은 주장을 반박했다. 살인 사건 송치 기간 내에 별도로 수사 중이던 성폭력 사건까지 입증해 한꺼번에 송치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여성청소년과에서 성폭력 사건을 수사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 관계자는 이날 "수사의 완결성을 확보하기 위해 성폭력 사건은 전담 부서인 여성청소년과에서 수사하되 살인 사건 수사서류에 성폭행 관련 수사기록을 첨부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특히 국수본은 당시 수사 방식을 '분리수사'가 아닌 '통합수사'로 봤다고 설명했다. 같은 광산서 내 형사과와 여성청소년과가 각각 사건을 수사하면서 관련 기록을 공유하도록 했다는 것이다.다만 수사 절차와 관련한 지시 자체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국수본 관계자는 "분리수사 지시라기보다는 우리 기능에서 지시가 된 것은 맞다"며 "같은 광산서 내에서 형사과와 여성청소년과가 협조해서 진행되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강간살인 혐의 적용 여부를 두고도 양측 주장은 엇갈렸다. A 경정 측은 국수본이 사건 병합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강간살인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워졌고, 결국 살인 사건 수사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국수본은 강간살인 혐의를 배제하거나 일반 살인 혐의를 적용하도록 한 지시는 없었다고 밝혔다.국수본 관계자는 "성폭력을 살인 혐의에 넣거나 말라는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며 "혐의를 확정하는 데 있어 관련 지시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이어 "국수본이 모든 수사 기록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 혐의를 적용하라고 통상적으로 지시하지 않는다"고 했다.광주경찰청에서 먼저 강간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수본에 전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국수본은 "그런 내용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
- ▲ 경찰. ⓒ뉴데일리 DB
다만 당시 수사보고에는 장윤기의 성적 범행 목적 가능성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국수본 관계자는 "범행 동기 중 성적 목적과 관련해 여러 정황 증거가 있었지만 장윤기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취지의 수사보고가 있었다"고 말했다.성폭력 사건 관련 기록 처리 여부를 놓고도 국수본은 사건을 의도적으로 분리하거나 관련 내용을 누락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국수본에 따르면 당시 살인 사건 수사 기록에는 베트남 여성 성폭력 사건 관련 조사 내용 등이 첨부됐다. 광산서 여성청소년과도 성폭행 관련 증거 분석 결과를 받은 뒤 이튿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국수본 관계자는 "검찰의 기소 일정을 고려해 성폭행 관련 증거 분석 결과를 받은 즉시 검찰에 송치했다"며 "살인 사건 기록에도 베트남 성폭행 관련 조사 내용과 관련 기록이 모두 첨부돼 있었다"고 말했다.국수본은 '셀프수사'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특별수사단에서 당시 수사 지휘 의혹과 관련된 형사국 인력을 배제했다고 밝혔다.국수본 관계자는 "광주청에서도 형사 부문을 제외했고 특별수사단이 확대된 이후에도 국수본 형사국 소속 인원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한편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검경은 국수본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나섰다. 광주지방검찰청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있는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장윤기 사건 전반을 들여다보는 경찰 특별수사단도 같은 날 국수본 해당 부서와 산하 계장실을 압수수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