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당과 대구 요구 사이에서 고민""대구는 여당 내 야당 역할 원한다""李 정부 비판, 당이 허용할 수 있나""대구 경제 패키지 약속도 보장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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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2월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김부겸(왼쪽) 전 국무총리와 만나 인사를 나누는 모습.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대구시장 탈환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지만 정작 김 전 총리 측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정부 2인자인 국무총리까지 지낸 김 전 총리가 출마하려면 대구시민의 민심을 대변할 수 있도록 이재명 정부를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는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허용해줘야 한다는 것이다.김 전 총리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정국교 전 의원은 25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 전 총리가 출마를 고심하는 대목은 당과 대구시민의 상충하는 요구에 있다고 밝혔다.정 전 의원은 "민주당이 김 전 총리에게 원하는 것과 대구가 김 전 총리에게 원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며 "민주당은 김 전 총리가 대구에서 당의 지지를 끌어주는 것을 바라겠지만 대구는 '김부겸이 여당 속에서 야당 역할을 해 달라'고 요구한다"고 밝혔다.그는 "대구시민이 김 전 총리에게 원하는 건 '우리를 대표해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 정부가 잘못하는 것은 정당하게 비판하고 우리를 대변해 달라'는 것"이라며 "대구시민은 '민주당을 선전하라'고 김 전 총리를 뽑는 것이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러한 선결 조건이 언급된 배경에는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당선된 이후 김 전 총리의 행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김 전 총리가 대구에서 국회의원이 된 뒤 문재인 정부 들어 행정안전부 장관·국무총리를 지내자 대구 민심이 "대구 팔아 결국 내각에 들어갔다"며 싸늘해졌다는 것이다.하지만 김 전 총리가 당과 대구시민의 요구 사이에서 역할론이 모호해지면 지역 민심이 멀어지는 것은 물론 민주당과 당 지지층에선 '수박(겉으로는 친이재명·속으로는 비명을 일컫는 멸칭) 감별'을 받는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게 된다.이와 관련해 정 전 의원은 "여당 속 야당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당이 답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이 김 전 총리의 역할 범위에 재량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하지만 김 전 총리가 대구 민심을 공략하기 위해 현 정부·여당에 대해 목소리를 내면 민주당의 전국 지방선거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당 또한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이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대구시장 가상대결에서 김 전 총리가 8명의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을 모두 앞선다는 여론조사와 관련해서도 정 전 의원은 '신중론'을 강조했다. "선거 당일이 되면 대구 시민이 결국 보수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대구 경제 부흥을 위한 당의 측면 지원책도 언급했다.정 전 의원은 "대구 시민들에게 '김부겸을 시장으로 뽑으면 대구가 살겠다'라는 정도의 믿음을 줄 수 있을 만큼 민주당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며 "신공항·금융 인프라·첨단 산업단지 유치·제조업 부흥 등 대구·경북 통합될 때 지원하고자 했던 '경제 패키지'에 버금가는 수준의 약속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출마의 명분도 '당을 위해서'가 아니라 김 전 총리가 '나를 이만큼 성장시켜준 고향을 위해서 빚진 것을 갚겠다 기여하겠다'는 메시지로 나설 수 있도록 당이 도와줄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대구 지역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과 정책 보장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다만 경제 패키지는 기본 조건에 가깝고 실제 고민의 핵심은 '정치적 역할'에 있다는 설명이다. 당은 김 전 총리에게 교두보를, 대구는 '여당 내 야당'을 요구해 두 가지 역할 사이에서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정 전 의원은 "김 전 총리가 안 나갈 수는 없는 상황이 되고 있지만 나간다고 확정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라며 "김 전 총리가 딜레마에 부딪혔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이 밖에도 정 전 의원은 "국무총리를 끝나고 명예롭게 은퇴했지만 대구에서 함께 고생한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해야 한다는 고민도 있는 것"이라며 "며칠 출마한다 며칠까지 기한이다 이런 날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김 전 총리가 가진 어려움만큼 당도 함께 고민해줘야 한다"고 전했다.김 전 총리는 최근 대구시장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호조를 보이며 '대구시장 대망론'을 만들어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남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2~23일 대구시민 8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최근 컷오프(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주호영 의원 등 국민의힘 경선 후보 8명과의 가상 대결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김 전 총리는 이 전 위원장(40.4%)과의 대결에서 47.0%로 오차 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주 의원과는 45.1%대 38.0%로 7.1%포인트, 추경호 의원과는 47.6% 대 37.7%로 9.9%포인트 차이로 집계됐다.유영하 의원(33.2%)과의 가상대결에선 김 전 총리가 49.3%로 16.1%포인트 앞섰고, 윤재옥 의원(32.9%)과는 47.6%로 14.7%포인트 격차였다.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과의 대결에서 50.3% 대 27.1%, 최은석 의원과의 대결에선 51.7% 대 26.0%, 홍석준 전 의원과의 대결에서는 51.1% 대 26.4%로 각각 과반으로 집계됐다. 어떠한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도 이길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한편 기사에 인용한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7.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