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 업체 32곳, 경영진 연봉 평균 2407만 원↑최대 인상은 7052만 원…복수 업체 운영하며 '더블' 인상도3곳은 경영진 임금 인상이 영업적자 전환에 영향시민단체 "기사 처우 개선 요구 외면, 억대 연봉 잔치" 비판서울시 "경영상 문제 업체, 재정지원 패널티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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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를 운행 중인 마을버스 모습. 업계는 재정난을 호소하며 보조금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김승환 기자
서울 마을버스 업계가 재정난을 호소하며 보조금 증액을 요구하는 가운데 일부 업체는 경영진 연봉을 수천만 원씩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연봉 인상을 단행한 뒤 영업이익이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곳들도 있어 "스스로 재정난을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24일 본보가 시내 102개 마을버스 업체의 2025년 감사보고서를 단독 입수해 분석한 결과 경영진 연봉이 기재된 75개사 중 32곳이 전년보다 급여를 인상했다.
평균 인상 폭은 약 2407만 원으로, 1년 사이 7000만 원 넘게 올린 곳도 있었다. 반대로 18곳은 연봉을 줄였으며 평균 인하 금액은 3150만원으로 나타났다. -
- ▲ A 마을버스 업체 2025년 감사보고서 일부
가장 큰 인상 폭을 기록한 곳은 도봉구 소재 A업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업체는 경영진 임금을 2023년 2억 4240만원에서 3억 1292만원으로 7052만 원 인상했다. 인상률 29%에 달한다.등기상 경영진은 업체 대표 1명으로, 해당 대표는 여전히 근무 중이지만 2024년 퇴직금 명목으로 750만 원까지 추가로 챙겼다.뉴데일리는 설명을 듣기 위해 A업체에 수차례 연결을 시도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같은 시기 관악구에 본사를 둔 B업체는 경영진 임금을 3억7645만 원에서 4억5424만 원으로 7778만 원 인상했다. 등기상 B업체의 경영진은 3명으로 1인당 2613만 원씩 연봉이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현재 관악구에서는 기사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구청이 마을버스 기사에게 월 30만 원의 처우개선비 지급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현장 기사들은 생계 지원을 요구하는 사이, 경영진은 억대 연봉을 추가로 인상한 셈이어서 비판이 나온다.B업체 측은 "기존 경영진은 세금 증가 문제로 임금 인상을 거부했다"며 "관리직 1명의 임금이 회계상 경영진 임금에 포함돼 발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성북구 C업체는 2023년 1억6641만 원이던 경영진 연봉을 2024년 2억2750만 원으로 6108만 원 올렸다. 2024년 이 회사의 영업손실은 2104만 원으로 대표 임금 인상액 6108만 원이 손실 규모를 훨씬 웃돈다.임금이 영업비용에 포함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봉 인상이 영업이익을 손실로 돌린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C업체처럼 인상액이 적자 규모를 웃도는 사례는 모두 3곳으로 확인됐다.C업체 경영진 중 한 명은 "지난해 버스비 인상으로 경영 상황이 나아져 미뤄왔던 연봉 인상을 한 번에 한 것"이라고 밝혔다.동작구에서 마을버스 업체 두 곳을 운영하는 대표 D씨는 양쪽 업체에서 연봉을 인상해 2024년 총 1억5410만원을 챙겼다. D씨가 운영하는 업체 두 곳 모두 2024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
- ▲ 김용승 서울특별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이 22일 서울시 마을버스 대중교통 환승탈퇴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 측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마을버스 업체는 어디까지나 민간회사로 세금 지원도 지원이 아니라 환승체계 참여로 인한 적자 보전일 뿐 사실상 보조금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임금 인상은 각 회사 자율의 영역"이라고 말했다.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서울시가 서비스 개선을 요구하지만 마을버스 업계가 받아들이지 않는 주된 이유는 기사 수급 문제"라며 "기사 수급이 어려운 건 열악한 노동 조건 때문인데, 기사 처우 개선은 외면한 채 경영진 임금만 올리고 혈세 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개선 의지 없이 이익만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서울시 관계자는 "조례에 따라 마을버스 관리직 경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다"며 "경영상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 업체에 대해서는 컨설팅이나 재정지원 패널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