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대상포진 … 김대중 주치의에 전화""응급실에 부탁 … 부원장과 간호부장이 대기"논란 대목, 현재 SNS에서 삭제된 상태朴 "밤에 응급실 가지 않나 … 양해해 달라"與, 앞서 인요한 '지인 수술 청탁' 의혹엔 비판
  • ▲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한이탈주민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한이탈주민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원로 정치인인 박지원 의원이 병원 응급실 특혜 및 청탁 논란에 휩싸였다. 박 의원은 대상포진 발병 의심으로 지인인 병원 원장에게 전화해 '응급실에 부탁했다'는 글을 게재했다가 논란을 예상한 듯 해당 대목만 삭제해 글을 수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박 의원은 전날 밤 10시32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상포진에 걸렸다"는 글을 올렸다.

    박 의원은 지난 28일 이발소에서 직원이 머리를 감아주던 중 대상포진 증상을 의심하는 우려를 듣고 서울 성애병원 응급실에 간 경위를 설명했다.

    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님 주치의 성애의료원(성애병원) 장석일 원장님께 전화, 일정이 저녁 8시 반경 끝나니 응급실에 부탁"이라며 "저녁 8시 반경 도착하니 부원장님과 간호부장님이 기다리신다"고 적었다.

    이어 "진찰 결과, 대상포진. 예방주사를 접종했지만 다행이라며 20분 정도 링거와 주사약을 투약하자고, 기왕이면 피로 회복 링거도 원했더니 1시간 반 입원(?)하고 어젯밤 10시경 퇴원했다"며 "주사를 투약하니 금새 (대상포진) 부위가 좋아진다. 1주일간 처방약 복용하면 좋아질 거라고, 약 복용하니 느낌이 좋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또 "오늘(29일)도 방송 3회, 본회의 2시간 반 자리 지키고 이곳저곳 다녔지만 거뜬하다"며 "성애병원 가서 주사, 약 복용하니 나아간다. 대상포진이면 영등포 신길동 성애병원 가시면 직방"이라고 했다. 이어 "물렀거라 대상포진아, 박지원이 간다"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박 의원이 쓴 "응급실에 부탁"이라는 표현과 "병원에 도착하자 부원장과 간호부장 등이 대기하고 있었다"고 상세히 서술한 부분이다.

    최근 의료 현장은 '응급실 뺑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반 국민은 응급실 접근이 용이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그런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 인생에서 최측근으로 평가받는 박 의원이 김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병원장에게 전화해 "응급실에 부탁"이라고 한 대목은 사적 관계와 5선 국회의원이라는 권력 지위를 이용해 부원장·간호부장급의 응급실 치료를 받은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대상포진은 증상이 의심되면 응급실을 포함해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을 내원해 신속한 진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응급실이라는 공간이 사회적 지위나 인맥으로 '우선권'이 부여되는 장소가 아니라는 점에서 특혜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의 '이중잣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박 의원은 최근 공천 관련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배우자의 병원 의전 등 논란이 불거진 김병기 의원(무소속)에게 '선당후사'를 요구하는 등 강도 높은 탈당 압박에 앞장섰다.

    타인에게는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댄 박 의원이 자신은 '응급실에 부탁' 하는 행위를 공개한 것은 '도덕적 해이'와 '내로남불'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박 의원은 논란을 의식한 듯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에서 '응급실에 부탁'과 '저녁 8시 반경 도착하니 부원장님과 간호부장님이 기다리신다'는 글은 삭제했다.

    박 의원의 현재 페이스북 글에는 해당 대목이 "김대중 대통령님 주치의 성애의료원 장석일 원장님께 전화, 일정이 저녁 8시 반경 끝나고 그 시간 응급실로 갔다. 진찰 결과, 대상포진. 예방주사를 접종했지만 1시간 반 입원(?)하고 어젯밤 10경 퇴원"으로 수정됐다.

    하지만 수정 내역에는 '응급실 부탁' '부원장과 간호부장 대기' 등 여전히 박 의원이 최초로 게재한 글이 남아있다. 해당 내역에 따르면 박 의원은 자신의 글을 7차례 수정했다.

    박 의원의 페이스북 글 원문을 접한 네티즌들은 "박지원, 왜 특혜 받았나. 탈당하고 의원직 내려놓으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뉴데일리에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지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특혜 논란 질문에는 "제가 성애병원을 다닌다. 우리 김대중 전 대통령 주치의가 원장이다. 그래서 그렇게 연락했는데 밤에 다 응급실에서 치료받는 거죠"라며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전 대한의사협회 회장)는 통화에서 "소위 말하는 사회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이 자신의 직위 등을 이용해 실제로 응급실에 가야 할 환자들의 기회를 뺏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에 '응급실 뺑뺑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고 파렴치한 것"이라며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 5선씩이나 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해 말 의원직을 내려놓은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9월 지인에 대한 수술 부탁 의혹이 일었을 때 청탁과 특혜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노종면 당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속칭 '빽' 있는 권력자들에게는 의료체계가 붕괴 되든 말든 응급실 기능이 망가지든 말든 상관이 없겠다는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김용민 당시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페이스북에 "사회가 불공정할수록 공적 시스템이 아니라 아는 사람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며 "이 정부가 대한민국을 얼마나 무너뜨리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