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겠다" "헷갈린다" 與 의원들도 답변 못 해야당에선 비판 봇물 … "범죄자만 살판 났다"민주당은 "악의적 선동, 사법개혁 막는 왜곡"
  • ▲ 양문석 전 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 양문석 전 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양문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불법 대출 혐의로 '의원직 상실형'을 받고도 재판소원을 거론하고 나서자 더불어민주당이 부메랑을 맞은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은 야당과 대법원의 반대에도 재판소원을 의석수로 밀어붙여 놓고도 정작 속출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재판소원 사건에서 만약에 양 의원이 승소하면 그럼 국회의원이 그 자리에 둘이 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든다. 그게 검토가 됐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박 의원은 "그러한 문제는 절차에 대해 충분히 검토돼 있는지 여부는 모른다"며 "저도 그 사실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국회 법사위는 재판소원을 심사하고 통과시킨 '소관 상임위원회'다. 
  • ▲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성진 기자
    ▲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성진 기자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도 지난 13일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도 좀 헷갈린다"면서 "법률적 해석과 선거관리위원회의 해석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1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양 의원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양 전 의원 부부는 2020년 서울 서초구 소재 아파트(31억2000만 원)를 매수하면서 대학생이던 자녀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기업일반자금 11억 원을 대출받았다. 사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처럼 새마을금고를 기망해 불법 대출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았다.

    국회의원은 일반 형사 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양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했다고 보고 궐위 통지를 보냈다. 양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안산시 갑은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국회의원 재선거가 실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양 전 의원은 재판소원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는 대법원 선고 후 "대법원 판결은 그 자체로 존중한다"면서도 "만약 대법원 판결에 우리 가족의 기본권을 간과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변호인단과 상의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양 의원이 재판소원을 실제로 신청해 헌법재판소의 심판이 진행된다면 대법원 확정 판결의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 신청'도 가능하다. 헌법재판소는 본안 판단이 나올 때까지 대법원 판결이 정지된다고 설명한 상태다. 

    문제는 이에 따른 절차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양 전 의원이 신청한 효력정지 가처분이 인용되고 이후 재판 취소 결정이 나온다면 당장 6월 재보궐선거에서 배출된 국회의원과 양 전 의원이 모두 공존하는 '한 지역구 두 국회의원'이 연출될 수도 있다.

    헌법재판소가 대법원 확정 판결을 취소하고 효력을 정지하면 의원직이 어떻게 회복되는지 '제반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양 의원의 재판소원이 재판 취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법조계 일각에서의 판단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작용이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야당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공갈·협박과 성범죄, 존속 폭행 등 파렴치한 범죄자들이 살판이 난 듯 너도나도 재판소원을 제기하고 있다"며 "사기죄로 의원직 상실형을 받은 양 의원도 재판소원을 낼 예정으로 의원직이 부활하는 것인지, 보궐선거를 치를 수 있는지 오리무중"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여야 합의로 법을 다시 고쳐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을 협박해 금품을 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 측이 대법원에서 징역 3년 확정 판결을 받은 후 재판소원을 예고하면서 논란이 됐다. 

    구제역의 법률대리인인 김소연 변호사는 "명백히 위헌적인 수사 및 재판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재판소원과 법왜곡죄 등 사법개혁 3법(형법 개정 등)을 추진한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에게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재판소원은 제도 시행 후 4일 만인 15일까지 44건이 신청됐다. 헌재는 1년에 재판소원 청구가 최대 1만5000건에 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법원행정처도 악용 문제 이외에 재판소원에 대한 실무 부작용도 문제점으로 거론하고 있다. 재판소원이 진행될 때 재판 기록을 송부하는 절차와 사법부의 의견서 제출 방식, 재판소원 인용 후 취소돼 재판을 재진행하는 후속 절차, 취소된 재판을 전제로 이뤄진 집행의 효력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야권의 비판을 '악질적 왜곡'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이 재판소원제를 두고 'n번방' 사건을 끌어들여 마치 악질 범죄자를 구제하기 위한 제도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면서 "사법개혁은 시대적 책무이다. 제도의 취지와 사실을 왜곡하며 국민을 선동하는 것은 사법개혁을 가로막는 무책임한 정치"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