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기습 합당 선언' 반발한 당원이 청원 홈페이지 게시 닷새 만에 흔적 없이 사라져청원 글, 작성자가 삭제할 수 없는 구조민주당 "청원 관련 답변 하지 않겠다"당 내부서도 우려 … "오해만 커지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당원청원시스템에 올라왔던 정청래 대표의 재신임 요구가 닷새 만에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청원은 홈페이지에서 사라지기 전까지 관리자의 승인조차 받지 못했는데, 당 일각에서는 당원주권정당의 가치와 상반대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2일 민주당 민주응답센터에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기습적으로 발표한 정 대표의 재신임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정 대표는 일방적인 합당 제안을 기습적으로 언론 발표했다"며 "이는 당원주권, 정당민주주의를 어긴 당 대표의 무책임한 전횡"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간 당 대표로서 당을 이끌기에는 부족한 점을 많이 드러냈다는 것은 당 지지율이 증명하고 있다. 당 대표 선거 과정과 그 이후 유령당원 의혹 등 해소되지 못한 사안들도 아직 존재한다"며 "당의 혼란을 가중시킨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 민주당은 정 대표의 재신임을 공론화 해주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해당 청원은 게시 후 지난 27일까지 '승인 대기'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청원은 다음 날인 28일부터 해당 청원 링크를 누르면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가 나오고 있다.

    민주응답센터 운영 규정상 게시된 청원은 작성자가 임의로 삭제하거나 철회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본인이 직접 청원을 삭제할 없는 구조다.

    민주당 당원 청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를 맡던 시절 '국민응답센터'라는 이름으로 신설됐다. 청원이 게재된 후 관리자의 승인이 이뤄지면 청원 링크를 통해 100명의 동의를 받아야 청원의 효력이 발생한다.

    청원이 공개된 후에는 30일 이내 권리당원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당이 공식 답변을 내놓게 되어 있다. 당 운영 전반에 대한 당원 의견을 듣고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이 야당 시절에는 여럿 청원이 성립돼 당에서 답변을 내놓았다. 2022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출당 요구 청원 2건이 5만 건을 넘자 민주당은 "당의 화합을 위해 당원 동지들이 깊이 혜량해 달라"며 청원 수용을 거부했다.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 정지를 규정한 당헌 80조를 폐지하자는 청원 2건과 친명계인 최강욱 의원의 징계를 의결한 당 윤리심판원을 규탄하는 청원이 5만 명을 넘기도 했다.

    당원들이 적법한 절차를 통해 제기한 재신임 청원이 설명도 없이 사라지자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 대표 연임용이라는 비판을 받는 '권리당원 1인 1표제' 등의 명분으로 줄곧 거론됐던 '당원주권정당'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당원 청원이 갑자기 사라지면 왜 사라졌는지, 청원인만 아니라 당원들에게도 설명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면서 "정 대표에게 불리한 사안에 당이 이런 태도를 취한다면 당내 오해와 갈등이 더욱 커진다"고 지적했다. 

    다만 민주당은 청원 삭제와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당 관계자는 "청원자를 제외하고는 청원에 대한 답변을 일절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