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선 앞두고 앞다퉈 지자체 행정 통합 속도
  • ▲ 전용기(왼쪽부터) 원내소통수석부대표,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백승아 원내대변인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충남대전통합특별법안 · 전남광주통합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있다.ⓒ뉴시스
    ▲ 전용기(왼쪽부터) 원내소통수석부대표,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백승아 원내대변인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충남대전통합특별법안 · 전남광주통합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있다.ⓒ뉴시스
    여야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지방자치단체 행정 통합을 위한 특별법을 앞다퉈 발의했다. 하지만 6·3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권의 행정 통합 속도전에 "졸속·포퓰리즘"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30일 충남·대전, 전남·광주 행정 통합을 위한 특례 조항이 담긴 특별법을 각각 당론으로 발의했다.

    민주당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전용기 원내소통수석부대표,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의안과에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조성 특별법안'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안'을 제출했다.

    민주당은 특별법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과 재정 분권을 통합특별시에 부여하는 특례 조항을 담았다.

    천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고 권역별 성장축을 형성해 실질적 지방분권과 지역의 재정 자립을 도모하기 위한 법안"이라며 "국가 균형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행정안전위원회의 법안 심사 과정에서 정부 측과 협의하면서 세부 내용을 보완하고 완성할 것"이라며 "조정 여지가 아직 많이 남아 있는 법안으로 보면 된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시장 선출을 목표로 다음 달 설 연휴 전에 국회 본회의에서 두 특별법을 처리하고 절차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두 특별법에 대해 "이 법들은 사실상 실효성 있는 행정 통합과 지방 자치, 지방 분권을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대국민 선언문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오늘 발의한 법안들은 지방자치가 아니라 '영원히 중앙정부에 예속된 채로 무늬만 지방분권 시대'를 지속하면서 행정 통합을 선거에 이용만 하겠다는 술수"라며 "행정 통합을 하는 목표는 더이상 중앙정부에 예속된 채로 남지 말고 통합을 통해 지방정부의 자치권과 재정 독립을 이루어 내자는 것인데 민주당이 발의한 법에는 그런 알맹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의 법안들은 중앙정부에 돈 좀 더 달라고 엎드려 구걸하는 내용"이라며 "행정 통합이 목표가 아니라 지방선거용 포퓰리즘 법안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 ▲ 국민의힘 이인선(왼쪽) 대구시당위원장과 구자근 경북도당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대구ㆍ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있다.ⓒ뉴시스
    ▲ 국민의힘 이인선(왼쪽) 대구시당위원장과 구자근 경북도당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대구ㆍ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있다.ⓒ뉴시스
    다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자체 통합 특별법을 서두르는 것은 국민의힘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정치권의 지역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것은 정부가 지난 16일 광주·전남과 대전·충남 통합에 4년간 총 40조원 규모의 지원책을 발표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야권에서도 강세 지역의 행정 통합에 '뒤쳐져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했고, 이에 국민의힘 소속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지난 27일 경북도청에서 대구경북통합추진단을 공식 출범시켰다.

    국민의힘 경북도당위원장인 구자근 의원과 대구시당 위원장인 이인선 의원은 이날 국회에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대구경북특별시,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으로'라는 문구가 적인 대구경북통합특별법안을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법안에 기존 대구시와 경상북도 청사 활용 방안, 경북 붑부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국가의 책무, 도청 신도시의 행정복합 발전 추진, 시·군·구 권한 이양에 대한 특별시의 책임, 고도의 자치권 확보를 위한 특례 등을 담았다. 법안의 특례는 307개에 달한다.

    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단순하게 지방자치단체 행정을 합치는 문제가 아니라 자치권이나 재정 자율성 강화를 통해 지방정부가 국가 균형 발전에 앞장서는 대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각각 우세 지역의 행정 통합을 서두르는 데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도 뒤따른다. 자칫 지선용 지역 이기주의에 따른 '졸속 행정 통합'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방선거 전까지 지역 주민의 충분한 의견 수렴과 공론화 과정, 지역 발전을 위한 촘촘한 청사진이 마련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또한 '선 통합' 이후 행정 혼선과 재정 부담 등이 예상되는 만큼 지방선거용이 아닌 충분한 시간과 사회적 합의, 단계적 추진이 전략적으로 요구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정치권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이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중앙정부의 재정 의존도를 탈피하고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가 현재도 이뤄지고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지자체 통합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