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밸류로 투자 유치해 초기 투자조합들 수익 실현엑시트 대열에 컴투스 관계사 핵심 임직원들도 대거 포함자본금 2억짜리 회사에 초기 투자 후 고밸류로 차익 실현오는 3월 상장 추진…상장 실패 시 위지윅이 투자금 반환 보증무리한 상장 추진 논란 속 컴투스 그룹 관계자들은 '돈 잔치'"비상장사 미공개 정보 이용 처벌규정 없어…법망 개선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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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고평가 투자 유치 논란에 휩싸인 컴투스 그룹의 핵심 계열사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대표이사 조성완, 이하 에이투지)'의 초기 투자조합들이 후속 투자 유치 과정에서 대거 구주를 매각해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컴투스 그룹 관계사에 재직했던 전현직 임직원들도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두고 구주를 매각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특히 에이투지 구주를 매각해 시세차익을 거둔 이들 중에는 '와이더플래닛(현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선행매매 의혹에 휘말려 금융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컴투스 관계사 핵심 임원도 포함되는 등 이른바 '박인규 사단'으로 알려진 인물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24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에이투지는 지난 2023년 3월 '디에스-신한-제이비우리 뉴미디어 신기술투자조합 1호(이하 뉴미디어 투자조합)'로부터 약 460억 원을 투자 받았다.2023년 기준 636억4800만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비용이 695억5500만 원 발생해 59억 원의 영업손실과 9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재무 상황이 좋지 않았던 에이투지는 해당 투자 건에서 수천억원대 기업 가치로 신주를 발행했다.뉴미디어 투자조합은 에이투지 구주를 1700억 원대 밸류로 주당 약 51만9000원에 3만3496주(약 174억 원)를, 신주(전환우선주·CPS)는 구주보다 3.5배가량 높은 6000억 밸류로 주당 약 181만3000원에 1만5350주(약 278억 원)를 취득해 14.1%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에이투지는 해당 계약에 ▲동반매도참여권(Tag Along)을 비롯해 ▲우선매수청구권(ROFR) ▲상장 관련 매수청구권 ▲위약매수청구권 등 다수의 조건도 내걸었다.이 과정에서 에이투지 지분을 보유 중이던 ▲2019 UQIP 혁신성장 Follow-on 투자조합을 비롯해 ▲mgi 세컨더리 투자조합 2호 ▲미시간 팬아시아 콘텐츠 투자조합 ▲비케이수산투자조합 1호 ▲에스비아이 성장전략 M&A 펀드 등 익명투자조합 5곳이 보유 주식 일부를 매각했다.이처럼 해당 조합들이 구주를 매각하면서 5곳의 투자조합들이 보유한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14.72%에서 5.52%로 대폭 줄어들었다. 초기 투자조합들이 보유 중이던 지분 대부분을 뉴미디어 투자조합 측이 인수한 것이다.<관련기사 [단독] '에이투지' 초기 투자조합들 수천억 밸류로 대거 엑시트 … '익명성' 뒤에 숨은 세력의 실체는?> -
- ▲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투자조합 지분 변동 현황(2023년도 기준). ⓒ디자인=황유정
◆컴투스 관계사 전현직 임직원들도 대거 '돈 잔치'…위지윅 출신 다수 포함주목할 점은 이 과정에서 투자조합들만 아니라 컴투스 관계사들의 핵심 전현직 임직원들도 대거 구주를 팔아 시세차익을 챙겼다는 사실이다.에이투지 주식 8668주를 보유 중이던 김모씨는 해당 주식을 2023년과 지난해 2년에 걸쳐 각각 2699주, 4576주씩 팔아 치워 차익을 실현했다. 김씨는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1392주의 주식만 보유 중이다.김씨는 음반 뮤지컬 제작사인 '팝뮤직'의 창업주로 '팝뮤직'은 지난 2022년 7월 '이미지나인컴즈'와 합병했다. 컴투스 그룹은 이후 같은 해 9월 '고즈넉이엔티', '에프포스트', '이미지나인컴즈' 등을 합병해 에이투지를 출범시켰다. 김씨의 에이투지 주식은 회사가 합병할 당시 합병 비율에 따라 무상증자 형식으로 배당 받은 주식인 것으로 추정된다.컴투스의 자회사이자 ‘박인규 사단’의 본진으로 알려진 위지윅스튜디오에서 재무회계팀장으로 근무한 고모씨도 고평가 투자 유치 후인 지난해 자신이 보유한 에이투지 주식 500주 중 300주를 팔아 이득을 남겼다. 또 다른 컴투스의 자회사이면서 지난해 12월 3일 금융위원회의 압수수색 대상이 된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의 대표를 지낸 김모씨도 지난해 자신이 보유한 에이투지 주식 600주를 모두 팔아 치웠다.또 위지윅스튜디오 부사장 출신으로 코스닥 상장사인 엔피 공동대표를 지낸 박모씨가 600주를, 위지윅스튜디오 CFO 출신이자 스튜디오플럼 대표를 맡고 있는 윤모씨가 400주를, 엔피 사내이사를 지낸 임모씨가 보유주식 500주 중 300주를, 이미지나인컴즈 대표로 1만4000주를 보유했던 전모씨도 3000주를 각각 팔았다.아울러 배우 이정재가 최대주주인 아티스트유나이티드 대표를 지낸 아티스트스튜디오 대표 이모씨도 205주,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 전략기획본부장 조모씨가 204주,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 전략기획실 팀장 최모씨가 100주를 매도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처럼 지난해 에이투지 주식을 매각해 시세차익을 거둔 이들은 컴투스 관계사에서 핵심 임직원으로 근무하거나 위지윅스튜디오 출신이란 공통점이 있다. 이들이 매도한 주식은 모두 위지윅스튜디오가 지분을 보유 중인 ‘에이티유컬쳐테크엠앤에이사모투자합자회사’라는 곳이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
- ▲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지분변동 일지. ⓒ디자인=황유정
◆고밸류 투자금 유치 전후로 주식 매각…"매우 공교로운 일"전문가들과 내부 관계자들은 김씨 등이 에이투지 주식을 거래하면서 최소 수억원에서 수십억원대 이득을 남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관계사 핵심 임직원들이 상장을 추진하며 고밸류로 거액의 투자 유치를 한 계열사의 지분을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일괄 매각했다는 점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설명이다.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이런 방식은 주로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흔히 보이는 모습"이라며 "회사 핵심 관계자들이 투자 유치 과정에서 대거 구주를 팔아 많은 차익 실현을 했다는 점은 후속 투자 과정 등에서 오해를 살 수 있는 행위"라고 꼬집었다.문제는 에이투지와 같은 비상장사의 경우 투자 유치 과정 등을 투명하게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익명성에 가려진 투자조합들이 회사의 밸류를 높이는데 활용되면서 회사의 본질적인 가치가 과대 평가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투자조합의 경우에는 기업공개(상장)를 할 때 주주들과 계약 관계 등에 대한 내용을 들여다본다"며 "비상장 기업은 상장 전까지는 기업 운영 내용이나 투자 과정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기 힘들다는 맹점이 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이어 "상장 기업의 경우 주주 수가 많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라는 실익이 있지만 비상장 회사의 경우 '그들만의 리그'라고 볼 수 있다"며 "상장을 진행하면 주관 증권사에 재무제표 등을 신고하는데 이 때 문제가 된다면 신고서 허위 기재 등으로 상장이 불허 되거나 처벌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공직자의 경우에도 재산 공개가 의무화됐는데 사모펀드 등의 경우에는 아직도 재산 신고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남모르게 이익을 취하는 등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근절돼야만 자본시장이 투명하고 공정해질 수 있다"고 사모펀드와 익명투자조합 등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 필요성을 피력했다.자본시장 전문가는 "상장을 추진한다는 명목 하에 기업가치를 부풀려 막대한 투자금을 끌어 와 특수관계자들이 구주를 팔아 시세차익을 거뒀다가 상장이 예정 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면 추후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이런 행위가 반복적으로 이뤄졌다면 비상장사라는 그늘에 숨어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면서 이득을 챙겼다는 비판에 내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