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 '부동산지옥 시민대책회의'서 2030 전월세 고충 토로만삭 임산부 "지금 안 잡으면 더 없어질 것 같아 임장 다녀"결혼 앞둔 예비부부도 "성동·광진·송파 어디도 매물 없어"현장 중개사 "6천 세대 단지도 전세 평형별 한두 개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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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8.9로 2021년 6월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뉴데일리DB
#. "지금 안 잡으면 더 없어질 것 같아서요."출산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32살 장유림씨는 만삭의 몸으로 전세 임장을 다니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살고 있던 잠실 주변의 전셋값이 3년 만에 50% 올랐다"며 "아이가 태어날 걸 고려해 30평대로 옮기려고 강변·구의 쪽까지 알아봤지만 매물이 없어 이젠 집을 안 보고도 계약금을 걸어야 하나 남편과 고민할 정도"라고 했다.6일 성동구 행당동에서 진행된 '부동산지옥 시민대책회의' 1차 회의에서는 이처럼 전·월세난에 내몰린 시민들의 고충이 쏟아졌다. 부동산지옥 시민대책회의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정면 비판하며 직접 민생 현장을 돌겠다고 띄운 시리즈 행사다. 이날 간담회에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출산을 앞둔 임산부, 배달 노동자 등 전·월세 수요자들과 함께 현장 중개사가 참석해 실태를 전했다.행당동에서 23년째 공인중개사로 일하고 있다는 이현식씨는 "인터넷에는 광고 물량이 많아 보이지만 동일 매물을 여러 부동산이 각자 올린 것"이라며 "인근 아파트 2개 단지만 합쳐도 6천 세대가 넘어가는데 실제 매물은 평형별로 하나씩 있거나, 없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갭투자 물량까지 막히면서 전세 공급이 더 줄었다"며 "공급은 없고 수요는 많으니 가격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
- ▲ 6일 성동구 행당동에서 진행된 '부동산지옥 시민대책회의' 1차 회의에서는 이처럼 전·월세난에 내몰린 시민들의 고충이 쏟아졌다. ⓒ오세훈 캠프
결혼을 앞둔 34살 김빛나씨도 현실의 벽을 토로했다. 그는 "부모님 곁인 성동구에서 살고 싶어 광진구, 송파구까지 알아봤지만 어디도 매물이 없다"며 "신랑이랑 이러다가 경기도로 가야 할 것 같다는 걱정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 규제도 심하고 이자율도 높아서 결혼하면 돈을 모으는 게 아니라 대출금을 갚으며 사는 인생이 될 것 같다"며 "행복하게 시작하고 싶어서 결혼을 준비하는데 걱정이 너무 앞선다"고 했다.시민들이 토로한 전세 품귀와 가격 부담은 시장 지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8.9로 2021년 6월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넘으면 전세를 내놓는 사람보다 구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특히 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이 포함된 동북권 전세수급지수는 110.5로 서울 권역 중 가장 높았다.전세를 찾는 수요는 늘었지만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626건으로 연초 2만3060건보다 32.3% 감소했다. 물건이 귀해지면서 가격 부담도 커지는 흐름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22% 올라 약 6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도 6억149만원으로 2022년 10월 이후 처음 6억원을 넘어섰다.이현식씨는 "매매시장은 정부 규제 이후 거래가 위축되며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전세시장은 실거주 수요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매물만 줄어 가격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 물건 하나가 나오면 여러 사람이 동시에 보러 오고 경우에 따라서는 집을 보지 않고 계약부터 하는 사례도 있다"며 "지금은 가격보다도 일단 들어갈 수 있는 집이 있느냐가 더 큰 문제가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오 후보는 참석자들의 발언을 들은 뒤 "정부의 잇단 규제로 집을 보유해도 고민, 팔아도 고민, 사도 고민, 전세를 구해도 고민, 월세를 구해도 고민인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그는 특히 임산부 장씨가 자녀와의 미래 계획 걱정을 이야기하던 중 "정책이 갑자기 바뀌니 예측이 안 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한 데 대해 "정확한 지적"이라며 "정책은 예측 가능할 때 시민에게 주는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결혼을 앞둔 청년과 출산을 앞둔 부부가 집 문제 때문에 인생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하는 상황 자체가 비정상"이라며 "전월세 시장을 정상화하려면 공급을 막는 규제를 풀고, 시민들이 예측 가능한 주거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오 후보는 정부의 최근 부동산 대책이 선거를 앞둔 단기 처방에 가깝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선거 때까지만 집값을 떨어뜨렸다는 평가를 받기 위한 미봉책으로 보인다"며 "선거가 끝나야 평상심을 되찾은 정책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어떤 요구를 해도 정부가 정한 목표대로 갈 가능성이 크지만 잘못된 방향이라는 점은 계속 촉구하겠다"고 말했다.오 후보 측은 이날 성동구 회의를 시작으로 전월세난과 주택 공급 문제를 다루는 '부동산지옥 시민대책회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측 관계자는 "향후 지역별 현장 간담회를 통해 정부 부동상 정책의 문제점을 부각하면서도 시민의 애로를 공약과 정책 개발에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