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지원서에 'MBC 영업이익' 1.6~6배 부풀려"박성제 "공제 이전 영업이익 제시‥ 허위기재 아냐"MBC노조 "대기업 영업이익도 PS 등 공제 후 발표"
  • ▲ 박성제 MBC 사장. ⓒ연합뉴스
    ▲ 박성제 MBC 사장. ⓒ연합뉴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 권태선)가 지난 7일 발표한 2명의 사장 예비후보가 사실상 박성제 현 MBC 사장의 연임을 위한 '들러리'라는 따가운 지적이 나온 가운데, 박 사장이 대표이사 지원서에 경영실적을 '뻥튀기'해 기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김도인 방문진 이사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 '방문진의 시민평가 대상 후보자 선정은 원천무효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박 사장에게 사장 후보로서 명백한 결격사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는 "박성제 후보는 회사 경영을 3년 연속 흑자 구조로 전환시킨 것이 자신의 최대 업적이라면서 '대규모 연속 적자였던 경영 상태를 취임 첫해부터 바로 흑자로 전환시켰다. 영업이익의 경우 2020년 240억원, 2021년 1090억원, 2022년 840억원을 기록, 3년 연속 탄탄한 흑자경영으로 조직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고 지원서에 적시했다"고 소개했다.

    "이 수치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박성제 사장을 '경영의 귀재'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단정한 김 이사는 "그러나 이 수치는 사실과 다르다"며 "2022년 영업이익의 경우 아직 결산 주총 전이라 확인할 수 없으나, 2020년 MBC의 영업이익은 40억원이었고, 2021년 MBC의 영업이익은 684억원이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2020년의 경우 영업이익을 무려 6배, 2021년에는 1.6배 뻥튀기한 것"이라며 박 사장의 허위기재를 기정사실화했다.

    김 이사는 "방문진은 이번에 MBC 사장을 공모하면서 공모 요강에 '기재된 사실이 사실과 다를 경우 선임이 취소될 수 있다'고 명시했고, 지원서에도 '본인은 본 지원서를 작성함에 있어 사실만을 기재했음을 확인하며, 기재된 사항이 사실과 다를 경우에는 선임 취소 등 일체의 불이익을 감수할 것임을 확약한다'는 후보자들의 서약을 받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영업이익'에 대한 새로운 논리까지 계발하면서 박성제 후보의 명백한 결격사유를 무시한 어제의 시민평가 후보자 결정은 원천무효"라고 강조한 김 이사는 "애당초 박성제 후보가 결격 처리됐더라면 이번 MBC 사장 선임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을 것이기에, 향후 그 어떤 후보자가 MBC 사장으로 선임되더라도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아울러 밝혀둔다"고 덧붙였다.

    "공제 이전 영업이익 적은 것… 허위기재 아냐"


    이 같은 김 이사의 주장에 박 사장은 사장 후보로서 MBC의 경영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해 '공제' 이전의 영업이익을 지원서에 적은 것이라며 결코 '허위기재'가 아니라는 취지의 입장문을 8일 발표했다.

    박 사장은 "MBC는 노사합의로 '이익공유제'를 실시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매년 1월 시점에 전년도 '영업이익'의 일부를 사내복지기금과 초과이익분배금(PS)으로 출연한다"고 설명했다.

    "사내복지기금 액수는 매년 노사합의로 정해지고, 초과이익분배금은 영업이익의 20%"라고 부연한 박 사장은 "또한 MBC는 방문진법에 따라, 결산상 영업이익의 15%를 방문진 자금으로 출연한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사장 지원서에 표기한 영업이익(2020년 240억원, 2021년 1090억원)은 사내복지기금, 초과이익분배금, 방문진 자금을 출연하기 전, 1월 시점의 영업이익 개념"이라며 "따라서 CEO의 경영 성과를 전체적으로 평가받기 위해 '공제' 이전의 금액을 제시했고, 전년도 성과 역시 같은 기준을 제시하고 비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사장은 같은 날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도 "재무제표상 영업이익은 초과이익배분금과 각종 기금을 제외한 장부상 수치를 말하는 것"이라며 "실제 MBC의 영업이익은 자신이 기재한 수치가 맞다"고 주장했다.

    박 사장은 "MBC는 노사합의에 따라 (전년도) 영업이익의 20% 정도를 초과이익배분금(PS), 15%를 방문진 기금, 그리고 또 일부를 복지기금으로 적립하게 돼 있는데, 저는 그것을 빼기 전 영업이익을 적은 것"이라며 "큰 기업들이 영업이익을 발표하면 기사가 나는데 그건 최종 결산하기 전 액수"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거기에서 출연을 하거나, 배당을 주거나, 사원들에게 PS를 나눠주고 난 다음 장부상으로 적힌 영업이익은 감소하게 돼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해서 기업이 허위발표를 했다고는 하지 않지 않나"라고 반문한 박 사장은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이 몇 조라고 할 때 '어닝 서프라이즈다' '어닝 쇼크다'라고 많이 얘기하지 않나. 그것은 그때까지의 영업이익을 말하는 것이고, 나중에 재무제표에 적히는 것은 거기서 사원들에게 나눠주거나 하는 것을 뺀 나머지 액수"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만약 제가 1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방문진에 50%의 기금을 냈다면, 제가 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사람이 되는 건 아니지 않나. 1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사람인 것"이라며 "이렇게 면접장에서 설명해 드렸고 김도인 이사를 제외한 다른 이사들은 다 이해했다"고 덧붙였다.

    "본인도 '허위자료'임을 인정한 셈… 당장 사퇴해야"


    한편, 영업이익을 허위로 기재하지 않았다는 박 사장의 '반박'이 기사화되자, MBC노동조합(3노조, 위원장 오정환)은 8~9일 연속 성명을 내고 "공시자료와 다른 허위 정보를 이용해 자신의 업적을 미화한 박성제 사장이 허위사실 적시로 '실격'이란 지적이 일자, 사과는커녕 궤변을 늘어놓았다"고 재반박했다.

    MBC노조는 "대한민국에서 주식회사의 영업이익이 몇 가지가 되는지, 법에 따라 공시된 영업이익과 사장이 주장하는 영업이익이 달라도 되는 것인지 박 사장에게 묻고 싶다"면서 "박 사장은 마땅히 비용으로 차감해야 할 일회성 인건비(성과급)와 방문진 기부금을 빼놓고 뻥튀기 한 수치를 자신이 이룬 '영업이익'이라고 사장 지원서에 명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사장이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초과이익배분금(PS)과 방문진 기금, 복지기금 등을 공제하기 전 영업이익을 적은 것"이라고 밝힌 대목을 거론한 MBC노조는 "이게 바로 허위자료임을 인정한 것"이라며 "안타깝지만 그건 영업이익의 개념이 아니다. 영업이익은 PS를 포함한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을 뺀 뒤에 나오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MBC노조는 박 사장이 "큰 기업들이 영업이익을 발표하면 기사가 나는데 그건 최종 결산하기 전 액수"라며 "거기에서 출연을 하거나, 배당을 주거나, 사원들에게 PS를 나눠주고 난 다음 장부상으로 적힌 영업이익은 감소하게 돼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비난했다.

    MBC노조는 "회계팀에 물어는 봤나? 박 사장 본인뿐 아니라 MBC 전체가 망신"이라며 "인터넷 매체 기자는 박 사장의 말을 그대로 받아적어줬나 보지만 시장과 전문가들은 비웃을 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MBC노조는 "소위 '어닝 서프라이즈, 어닝 쇼크'라는 평가가 수반되는 대기업 영업이익 발표 때(이는 최종치엔 수치 수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잠정 영업이익이라 한다)에도 당연히 PS와 각종 비용을 모두 제하고 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상장사의 경우 잠정치와 수정치가 달라지면 그건 일종의 사고"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박 사장의 말은 정말 큰일 날 소리"라며 "상장회사 사장이 저렇게 영업이익을 부풀린다면 분식에 따른 주가 조작 시도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한 MBC노조는 "박 사장은 그러면서 '만약 제가 1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방문진에 50%의 기금을 냈다면, 제가 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사람이 되는 건 아니지 않나. 1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사람인 것'이라는 제멋대로 논리를 들이댔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라며 "방문진 기금도 전기요금처럼 번 돈에 비례해서 내줘야하는 비용"이라고 설명한 MBC노조는 "아주 쉽게 말해서 영업이익은 당해연도에 매출 열심히 올리고 비용 제할 거 다 제하고 회사에 남겨준 돈을 말한다. 미안하지만 위 예에서 MBC사장은 '영업이익은 500억이오'라고 말해야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MBC노조는 "가장 큰 문제는 박 사장이 그 해괴한 뻥튀기 수치를 왜 굳이 만들어서 제출했냐는 것"이라며 "이 수치는 기업들이 최종 영업이익 발표에 앞서 주주들을 위해 잠정적으로 발표하는 수치도 아니다. MBC의 2020~2021년 영업이익은 이미 공시자료에 나와 있다. 이런 확정치가 있는데 왜 계산과정에서 잠시 등장한 숫자를 영업이익이라고 주장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단순히 '확정 영업이익 수치'로 평가받으면 될 일인데, 왜 직원들 인건비를 공제하기 전 수치를 본인의 실적이라고 주장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한 MBC노조는 "박 사장의 이번 행위는 의도적인 허위사실 기재임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MBC노조는 "'딱보니 백만'으로 대변되는 박성제 사장은 이번에도 얼렁뚱땅 '박성제표 회계기준'을 주장하고 있다"며 "MBC 전체를 웃음거리로 만들지 말고, 조용히 사과하고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