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연임' 도전 나선 박성제, 허위기재 의혹 '곤욕''유력 경쟁후보' 탈락도 논란‥ 국부장급 직원만 남아
  • ▲ 박성제 MBC 사장. ⓒ연합뉴스
    ▲ 박성제 MBC 사장. ⓒ연합뉴스
    '연임'을 노리고 있는 박성제 MBC 사장이 최근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에 제출한 대표이사 지원서에 공시자료 수치와 다른 영업이익을 적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사장은 차기 사장 지원서를 통해 "MBC의 영업이익이 2020년 240억원, 2021년 1090억원, 2022년 840억원을 달성했다"고 자찬했으나,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명시된 MBC 당기 영업이익은 2020년 40억원, 2021년 684억원인 것으로 확인돼 박 사장이 작게는 1.6배, 크게는 6배 이상 수치를 부풀렸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박성제 사장후보, '뻥튀기 영업이익' 기재로 '실격'"


    이 사실을 처음 거론한 김도인 방문진 이사는 "후보로서 명백한 결격사유가 발생했다"며 박 사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박 사장이 진작에 결격 처리됐었다면 이번 MBC 사장 선임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을 것"이라며 원천적으로 사장 선임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는 게 김 이사의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에 MBC는 "경영 성과를 전체적으로 평가받기 위해 공제 이전의 규모를 제시한 것으로 허위기재가 아니"라고 반박했으나, MBC노동조합(3노조)이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평가가 수반되는 대기업 영업이익 발표도 PS 기금 등 각종 비용을 다 제하고 한다"며 "영업이익 부풀리기가 맞다"고 재반박하고 나서면서 MBC 측이 머쓱해진 상황.

    공정언론국민연대(이하 '공언련')도 "공시자료를 보면 다 나온다. 박성제 사장이 심사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른 것은 사실"이라며 김 이사와 MBC노조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공언련은 박 사장의 허위기재 의혹이 불거진 지난 9일 MBC노조, 공영언론미래비전100년위원회,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등과 함께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MBC 차기 사장 선임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사장 지원서에 허위사실을 기재한 박 사장과, 해당 서류를 묵인한 방문진을 싸잡아 비난했다.

    "2020년 실적은 6배, 2021년 실적은 2배 뻥튀기"

    공언련은 "공시자료에 따르면 2020년 MBC 본사의 영업이익은 40억원이고, 2021년엔 684억원인데, 박 사장은 2020년 실적을 무려 6배 부풀렸고, 2021년 실적은 약 2배 뻥튀겼다"며 "간이 아예 배밖에 나오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처럼 대담하게 조작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경영자의 업무 실적은 재임용 시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점수나 실적 조작은 명백한 불법이자 결정적인 결격 사유"라고 강조한 공언련은 "이런 중대한 사실을 공영방송 대표라는 박 사장이 왜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언련은 "그리고 방문진 다수 이사들은 담합한 듯, 이런 하자가 발견됐음에도 박 사장을 최종 3인에 포함시켰다"며 "경악스러운 뻔뻔함과 부도덕함"이라고 꾸짖었다.

    공언련은 박 사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과 방문진 이사들이 검찰과 감사원으로부터 수사 및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임을 거론하며 "그럼에도 이들이 사장 후보로 나서거나, 사장 후보 선정 책임자가 된 것은 부도덕하기 짝이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영방송 MBC의 업무를 방해한 박 사장과 방문진 이사들은 엄중한 사법 처벌 대상"이라고 단정한 공언련은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과 방문진 이사들은 박 사장을 즉각 사법 기관에 고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사장' VS. '부장급·국장급 직원' 구도


    또한 "지난해 말, 문책 대상인 방문진 이사들이 무리하게 차기 사장을 선출하겠다고 모의한 순간부터 방문진과 특정 세력이 사전에 짜고 현 사장을 연임시키기로 작정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고 상기한 공언련은 "최종 결과를 두고 보면 알겠지만, 이번 3배수 압축 결과는 그 같은 소문이 사실임을 증명해 가고 있는 셈"이라고 추정했다.

    공언련은 "방문진은 면접을 통해 13인의 후보자 중 나름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후보나 비언론노조 출신들은 모조리 탈락시켰다"며 "최종 3인 중 박성제 현 사장(전 언론노조 MBC본부장)을 제외한 2인(언론노조 출신)은 박 사장에 의해 임명된 부장급·국장급 직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 사장' 대 '국·부장급 직원' 구도"라고 지적한 공언련은 "경력 등에서 현저히 차이가 나는 이들 3인을 놓고,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150명의 시민평가단이 어떻게 현 사장을 탈락시킬 수 있겠느냐"며 "이런 이유로 방문진이 대놓고 박 사장이 2배수에 포함될 수밖에 없도록 설계했다는 혹독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언련은 "박 사장은 당연히 2배수에 포함될 것이고, 방문진은 최종적으로 박 사장을 다시 차기 사장으로 선임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측"이라며 "공영방송 사장을 이런 식으로 선출할 수 없는 일이다. 사장 선임 절차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