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을 노리고 있는 박성제 MBC 사장이 최근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에 제출한 대표이사 지원서에 공시자료 수치와 다른 영업이익을 적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사장은 차기 사장 지원서를 통해 "MBC의 영업이익이 2020년 240억원, 2021년 1090억원, 2022년 840억원을 달성했다"고 자찬했으나,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명시된 MBC 당기 영업이익은 2020년 40억원, 2021년 684억원인 것으로 확인돼 박 사장이 작게는 1.6배, 크게는 6배 이상 수치를 부풀렸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박성제 사장후보, '뻥튀기 영업이익' 기재로 '실격'"이 사실을 처음 거론한 김도인 방문진 이사는 "후보로서 명백한 결격사유가 발생했다"며 박 사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박 사장이 진작에 결격 처리됐었다면 이번 MBC 사장 선임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을 것"이라며 원천적으로 사장 선임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는 게 김 이사의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에 MBC는 "경영 성과를 전체적으로 평가받기 위해 공제 이전의 규모를 제시한 것으로 허위기재가 아니"라고 반박했으나, MBC노동조합(3노조)이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평가가 수반되는 대기업 영업이익 발표도 PS 기금 등 각종 비용을 다 제하고 한다"며 "영업이익 부풀리기가 맞다"고 재반박하고 나서면서 MBC 측이 머쓱해진 상황.
공정언론국민연대(이하 '공언련')도 "공시자료를 보면 다 나온다. 박성제 사장이 심사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른 것은 사실"이라며 김 이사와 MBC노조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공언련은 박 사장의 허위기재 의혹이 불거진 지난 9일 MBC노조, 공영언론미래비전100년위원회,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등과 함께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MBC 차기 사장 선임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사장 지원서에 허위사실을 기재한 박 사장과, 해당 서류를 묵인한 방문진을 싸잡아 비난했다.
"2020년 실적은 6배, 2021년 실적은 2배 뻥튀기"공언련은 "공시자료에 따르면 2020년 MBC 본사의 영업이익은 40억원이고, 2021년엔 684억원인데, 박 사장은 2020년 실적을 무려 6배 부풀렸고, 2021년 실적은 약 2배 뻥튀겼다"며 "간이 아예 배밖에 나오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처럼 대담하게 조작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경영자의 업무 실적은 재임용 시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점수나 실적 조작은 명백한 불법이자 결정적인 결격 사유"라고 강조한 공언련은 "이런 중대한 사실을 공영방송 대표라는 박 사장이 왜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언련은 "그리고 방문진 다수 이사들은 담합한 듯, 이런 하자가 발견됐음에도 박 사장을 최종 3인에 포함시켰다"며 "경악스러운 뻔뻔함과 부도덕함"이라고 꾸짖었다.
공언련은 박 사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과 방문진 이사들이 검찰과 감사원으로부터 수사 및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임을 거론하며 "그럼에도 이들이 사장 후보로 나서거나, 사장 후보 선정 책임자가 된 것은 부도덕하기 짝이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영방송 MBC의 업무를 방해한 박 사장과 방문진 이사들은 엄중한 사법 처벌 대상"이라고 단정한 공언련은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과 방문진 이사들은 박 사장을 즉각 사법 기관에 고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사장' VS. '부장급·국장급 직원' 구도또한 "지난해 말, 문책 대상인 방문진 이사들이 무리하게 차기 사장을 선출하겠다고 모의한 순간부터 방문진과 특정 세력이 사전에 짜고 현 사장을 연임시키기로 작정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고 상기한 공언련은 "최종 결과를 두고 보면 알겠지만, 이번 3배수 압축 결과는 그 같은 소문이 사실임을 증명해 가고 있는 셈"이라고 추정했다.
공언련은 "방문진은 면접을 통해 13인의 후보자 중 나름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후보나 비언론노조 출신들은 모조리 탈락시켰다"며 "최종 3인 중 박성제 현 사장(전 언론노조 MBC본부장)을 제외한 2인(언론노조 출신)은 박 사장에 의해 임명된 부장급·국장급 직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 사장' 대 '국·부장급 직원' 구도"라고 지적한 공언련은 "경력 등에서 현저히 차이가 나는 이들 3인을 놓고,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150명의 시민평가단이 어떻게 현 사장을 탈락시킬 수 있겠느냐"며 "이런 이유로 방문진이 대놓고 박 사장이 2배수에 포함될 수밖에 없도록 설계했다는 혹독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언련은 "박 사장은 당연히 2배수에 포함될 것이고, 방문진은 최종적으로 박 사장을 다시 차기 사장으로 선임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측"이라며 "공영방송 사장을 이런 식으로 선출할 수 없는 일이다. 사장 선임 절차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